본문 바로가기

▶ 세상에 말걸기 ◀◀/● 여행과 나들이

얏호~! 스위스다 -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일까?



깊은 산, 아름다운 산, 

압도적이면서도 포근하게 감싸는 스위스의 풍경들






그린델발트를 향해 운전해 가다가 잠시 차를 세워 두고 쉬었다.


별 생각없이 따라 내렸는데 -





길 끝에 설산이 뙇~! 보이는 거다.


초록 사이로 구부러진 길도 너무 예쁘고.


뭐, 이런 데가 다 있는지?




건너를 봤더니 나무 사이로 넓고 웅장한 호수가 보이는 거다.


물 깊이가 어찌나 깊은건지 물색이 짙은 옥빛이었다.

졸졸 흐르는 물줄기가 아니라 엄청나게 풍요로운 느낌의 물줄기.


와... 여기는 정말 축복받은 데구나.


지금 스위스에 와 있는 것이 실감이 났다.




우리가 갈 방향의 길을 다시 보았다.


어찌나 예쁘던지.

우리 지금 어디 떨어진거지? 갑자기 눈 앞에 펼쳐진 풍경들에 할 말을 잃었다.




호수 반대 쪽에는 하늘까지 닿을 듯 높은 산자락이 있었는데 각도상 사진에 잘 담겨지질 않았다.




다시 호수 쪽을 바라 보고.


이게 어떤 기분이었냐 하면,

어릴 적 봤던 예쁜 캘린더 속 사진, 그 안에 내가 들어 와 있는 듯한 신기한 느낌.


' 이거 실화?' 

이 얘기가 실감나는 경험.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 얏호~!!! 스위스다 - 우리 스위스 왔다~!!!"


그리고는 남편에게도 한 마디,


" 여보, 우리 여기 온 것, 너무 잘 한 것 같아.  좋다..."





다시 보니까 산 위로 기차가 올라 가고 있다.





다시 출발 -




창 밖 풍경이 아름다와서 연신 셔터를 눌러 댔는데 이건 뭐 갈수록 더 아름다운 풍경이 계속 나타나고 












산이 아름답다는 걸 처음 느꼈다. 남성적인 힘이 느껴지는 웅장함, 그러면서도 포근하게 나를 감싸 주는 느낌






한참을 차를 몰고 갔다.


사진에 보이는 저 트럭이 우리 앞에서 앞서갔는데 꽤나 느긋하게 올라갔다. 동화 마을로 들어 서는 것같은 풍광에 감격해서 영상과 사진을 많이 찍었으나 전부 저 트럭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이 사진에도 있고 -






이 사진에도 보인다 - ;;





스위스의 샬레




우리가 묵을 샬레를 지나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사무실이 있다. 거기 들러서 체크인에 해당되는 절차를 밟아야 했다. 


열쇠를 받고 주차할 자리를 배정받고 주의할 점들을 듣고.


혹시 실수하는 일이 있나 해서 설명하는 말들을 엄청 긴장하며 듣고 있었더니 여자 직원이 웃음을 터트린다.


" 긴장 풀고 즐겨요. 이건 홀리데이예요. 즐기러 왔잖아요.


그렇네요. 우린 지금 쉬러 온 거죠.





우리가 묵을 샬레의 야외 벤치에서 보이던 풍경이다.


스위스 여행 정보는 "차가운 순대"라는 유튜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분이 샬레를 소개해 줬는데 그 샬레 리스트 중에서 하나를 골랐다.


스위스에는 맛집도 없고 산 속에는 레스토랑도 잘 없고, 또 맛도 없고 그런데 비싸고 - 이런 정보도 차가운 순대님이 알려 주신 것.





눈이 닿는 모든 곳이 초록빛이었다.




산에는 저 뾰족한 나무. 수종이 뭔지? 전나무라고 들은 것 같다.


나무 대가 곧고 스페이드 모양으로 끝이 모아져서 단정하다. 이런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 차서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것이 스위스의 산세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 아래 설산이 있고 그 아래 저런 전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그 아래에는 융단같은 초록 초원, 낮고 넓은 지붕의 그림같은 집들.


시선이 위쪽 하늘에서 아래로 내려 왔다가 또 좌우를 빙빙 둘러 보고 그 어느 곳에 시선이 꽂히더라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이건 그 사무실 근처의 쿱 (coop) 에 가서 장 봐 온 삼겹살이다. 딱 봐도 삼겹살같이 생겼다. 그런데 굽고 보니 삼겹살이 아니었다. 대체 정체가 뭐였는지?




상추처럼 먹으려고 고른건데 이건 성공~!!!

Feuille de Chene rouge






샬레로 돌아 가서 저녁을 준비했다.

여긴 밤 9시가 되어도 해가 중천이다. 이상한 나라다.





들고 갔던 찜닭양념으로 볶은 것. 




샬레 내부 모습.


4인실이었다. 한쪽 끝에 저렇게 침대가 2개 있고 반대 쪽에 또 침대 2개가 있다. 우린 각자의 생활 영역을 존중한다며  한 끝씩 차지하고 지냈다.


사진 오른쪽 끝에 보이는 건 아일랜드 작업대. 그 너머에 싱크대가 있다. 전자렌지, 커피 메이커, 전기 화구와 각종 조리 도구들과 그릇들이 다 구비되어 있었다.


커피 드립 페이퍼도 한 묶음 들어 있었다. 커피 메이커가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아서 그건 쓰지 않았다. 대신 생수 페트병 윗 부분을 잘라 내서 거기 드립 종이를 끼우고 드립해서 마셨다. 커피는 분쇄된 걸로 쿱에서 샀고.


식기들과 숟가락, 포크들도 다 있었는데 젓가락은 없었다. 젓가락 안 챙겨 갔더라면 곤란했을 뻔 했다.





속커튼이 달린 창





2층 우리 방에서 내려 가던 길.



아.... 사진을 들여다 보는데 저 계단이 손에 닿을 것 같다. 계단을 걸어 내려 가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한데. 저 곳은 비행기를 열 몇 시간을 타고 또 여러 시간 차를 타야 갈 수 있는 먼 곳.








샬레 마당에서 본 풍경


햇살도 어찌나 쨍하던지. 여행을 갔던 그 즈음 서울은 미세 먼지가 많은 때라서 어느 하늘을 올려다 보아도 회색으로 뿌옇던 때다. 


그래, 하늘이 이래야지...ㅜㅠ






짐을 풀어 놓고 저녁 식사도 마치고는  인근 산책을 하러 나섰다.




바로 아래에 기차역이 있다.







이 길로 내려갈거다





메인 도로에서 옆으로 살짝 빠져서 내려 가면 기차역이 나타난다.










산이 깊고 나무가 울창하니 그 사이 놓인 별 것없는 기차역도 운치가 더 있어 보인다.


캔버스도 바탕 색을 잘 깔아 놔야 그림이 잘 나오고, 집도 바닥이랑 벽지를 깔끔하게 잘 해 놓으면 허름한 장 하나를 갖다 놔도 작품이 되고.

















그 옆으로는 개울이라고 하기엔 좀 물이 많아 보이는 한 줄기가 넘실넘실~



















가기 전에 스위스 여행 프로를 보고 갔었는데 그 프로그램 이름이 " 내 마음의 스톱오버 " 였다.


이 기차역을 둘러 보는데 그 프로그램 이름이 왜 자꾸 떠오르던지. 스톱오버. 내 마음의 스톱오버. 쉬어 가는 중간 기착지.






스위스 기차역의 시계는 저 자판이다.

하얀 바탕, 끝이 동그란 빨간 막대 초침, 시침과 분침도 끝이 살짝 모이는 막대, 각 시간 포인트는 아주 심플하다.

이게 몬데인 시계라고 한다.


 



이건 강아지풀같은데 연보라색이다. 




다시 샬레로 돌아 왔다.

사진 속 집은 건너 편 다른 집.




2층으로 올라 가는 입구의 코지 장식.


다음 날 일정은 융 프라우. 그리고 피르스트 ( First ).


밖이 훤하지만 그래도 잠을 청하고, 

여기는 스위스 그린델발트 산 속의 샬레, 그 침대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