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원 안의 빈사의 사자상
아주 작은 공원 안이다.
입구에서부터 30m? 정도 들어 가면 곧바로 빈사의 사자상이 보인다.
안에는 단체 관광객들이 한 무리 들어 와 있었다. 10여 분이 지나자 밀물처럼 나가고 조용해졌다.
아주 작은 연못의 벽면에 빈사의 사자상이 있다.
멀어서 작아 보이지만 실제 크기는 길이 10m, 높이 6m 에 달한다.
빈사의 사자상... 옆에는 방패가 놓여 있고 사자의 턱 아래에는 반토막나서 깨어진 방패도 보인다.
한때 용맹했었으나 지금 창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사자. 그리스 고전극의 비장미가 느껴진다.
사자상 위에 적힌 글귀, "HELVETIORUM FIDEI AC VIRTUTI" 는 라틴어로 헬베티아 (스위스)의 충성심과 용맹함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1792년 튀일리 궁을 지키다가 한 명도 남김없이 전사한 786명의 스위스 근위병들을 기리는 조각이다.
당시 가난했던 스위스 사람들은 용병으로 외국에 나가 군인이 되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항복하지 않고 전원이 사망했던 이유는 만약 항복하거나 할 경우 그들의 자손들이 다시는 용병으로 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용병말고는 변변한 일감이 없었던 스위스에서 신의를 잃고 용병을 못 하게 되면 자손들이 어떻게 살아가겠는가?
참 슬픈 일이다.
빈사의 사자상을 보고 나오는데 초대형 쿱 (COOP) 이 보였다.
빵 종류가 엄청 많아서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난감해 하는데 현지인으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께서 찰빵같은 걸 집어 들길래 나도 얼른 따라 주워 들었다. (전면에 보이는 빵 코너의 중간쯤에 그 빵이 있다 )
나중에 먹어 보니 역시 ~!!! 엄지 척~!
프랑스에서 사 먹었던 우유가 맛있었기 때문에 낙농의 나라 스위스의 우유는 얼마나 더 맛있을까 하며 우유도 한 팩 집어 들었다.
걸어 내려가다가 어느 가게의 앞쪽 길 가에 전시되어 있던 것이다.
일명 맥가이버 칼들.
아주 야무지게 보인다.
호숫가로 나왔다.
벤치 하나에 자리잡고 앉아 사 가지고 온 우유를 마셨다.
그런데, 우유가 아니었다. ㅜㅠ 유지방 크림이었다. 스위스에서 우유는 여러 종류가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음료처럼 마실 수 있는 우유는 DRINK 라고 적혀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이 크림같은 우유는 대체 어디다 어떻게 쓰는 걸까 잠깐 고민했다. 들고 가서 커피 내려 먹을 때 우유 크림으로 써 먹어 볼까 하고 킵했다. 그런 식으로 1 리터 팩의 반 정도는 써 먹었고 나머지는 어떻게 해도 먹어지질 않아서 결국 스위스 여행 마지막 날 쯤에 버리게 됐다.
미세 먼지가 없어서인지 하늘도 엄청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물색도 좋았다.
그리고 공기가 깨끗한 때문인지 햇살도 더 따갑게 느껴졌다.
접히는 썬캡같은 걸 쓰고 다니는 여성분들이 눈에 띄었다.
하아... 접히는 모자를 들고 올걸 그랬네...
집에 두고 온 모자들이 눈에 삼삼...
정말 평화로운 풍경
한글 적힌 버스를 보니 반갑더라
큰 호수를 접한 도시 루체른.
바다를 접한 도시와도 다른 느낌이었고 스트라스부르라던가 하는 프랑스 도시들과도 다른 분위기였다.
그리고, 여기를 끝으로 우리는 당분간 스위스 산 속에서 머물 계획이었다. 도시 구경은 잠깐 바이바이 -
스위스 그린델발트를 향해 달렸다.
거기 산장 형태의 샬레를 나흘간 예약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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