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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강동원·article

[강동원] 인터뷰 - 마이데일리

 

 

 

 

 

 

 

 

 

-인터뷰 전문-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테헤란로의 고층 빌딩 숲에 우뚝 서 있는 강동원의 자태를 담아낸 '전우치'의 티저 포스터를 보면서 그 어떤 배우가 강동원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감탄을 토해 낸 이들이 꽤 많다. 실루엣만으로도 고전소설 속 '전우치'를 스크린으로 옮겨온 남자. 이명세 감독의 스타일이 아닌 최동훈 감독의 이야기를 만나도 여전히 매혹적인 남자. 그 남자 강동원이다.

최동훈 감독과 첫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이 어땠나.

진짜 신나는 영화를 하고 싶을 때였다. 감독님이 나를 생각하고 있다 해서 만났다. 감독님이 전우치 캐릭터를 내가 캐스팅되길 기대하고 썼다고 들었다. '타짜'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조승우씨 역할을 해 보고 싶다 했는데 이미 캐스팅이 됐다고 다음에 꼭 하자 했는데 약속이 이뤄졌다.

전우치 캐릭터를 보고 '반항하지마'나 '원피스'같은 일본 만화의 주인공이 떠오른더라.

'원피스' 주인공 루피 같은 느낌을 살려 보고 싶었다. 약간 멍청하고 코믹함을 담아서 나쁜 의도는 없는데 천방지축인 캐릭터? 슈퍼히어로 무비로서는 '핸콕'과도 비슷한 것 같고. '캐리비안의 해적'의 조니 뎁을 보라고 추천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다. 촬영 전에 보면 좋을 게 없더라. 기억을 지우는 것도 힘들고.

'M'과 '형사 Duelist'에서 이미지를 연기했다면 오랜만에 이야기를 연기하는 느낌이다.

되게 목 말라 있었다. 어두운 영화를 많이 하다 보니 감정적 소모도 심하고 힘들어서 신나게 노는 영화를 해 보고 싶었다.

이명세 감독이 대표적 스타일리스트라면 최 감독은 충무로의 알아주는 이야기꾼 아닌가.

워낙에 성격이 다르신 분들이다. 이 감독님은 굉장히 디테일한 요구를 하시는데 최 감독님은 알아서 놀아보라고 상황을 주고 배우를 던져넣는 스타일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것과 배우가 원하는 것을 다 해 보게 하니까 불만이 없다. 그래서 촬영이 8개월이나 걸렸나? 하지만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는 좋았다.

이 감독과 다시 작품을 할 계획은 없나. 차기작 '청춘은 참혹하다'가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야기라 강동원씨와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청춘은 참혹하다' 캐스팅 얘기가 있었는데 일본 배우와 하시기로 하지 않았나. 한국 배우와 하실 때는 꼭 다시 같이 해야지.

'M'은 지르더라도 일반적인 감정 폭발이 아니라는 느낌이었던 반면 '전우치'는 일부러라도 과장되게 표출해야 하는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M'이 스트레스를 토해 내는 느낌이었다면 '전우치'는 잘난 척을 토해 내는 느낌(웃음)? 아무래도 판타지니까 전체적으로 과장된 부분이 있어서 수위조절을 하려고 노력했다. 캐릭터가 악동이고 잘난 척, 멍청한 점을 가미했다. '전우치전'에서는 모티브만 따 온 거다. 원작 소설을 몇 장 보다가 '뭐야' 이러고 덮어버렸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고 들었는데 배우 일을 하는 데 어렵지 않나.

조금은 갖고 있는 것을 극대화하는 스타일이라 신내림, 메소드, 그 사람이 돼서 이런 건 경험을 못 해 봤다. 내성적이고 낯 가리는 사람들이 알고 보면 더 친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데 힘든 것들이 좀 있다. 얼굴이 알려져 있으니까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말도 잘 못하는데
누가 먼저 아는 척을 하면 '왜 이러지?' 하면서 옛날에는 도망갔다. 지금은 감사하기도 하고 적응하기 힘들었다. 누가 아는 척 하면 이 분이 나를 좋아하는 건가, 그냥 신기해서 하는 건가, 내 팬은 맞나 살피기도 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어디서 제일 많이 받나.

내가 했던 말이 아닌게 소문이 나고 왜곡되거나 다르게 전달될 때 속상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제도 그래서 잠을 잘 못 잤다.



그래도 다른 연예인에 비해서는 구설수나 루머가 적은 편 아닌가.

피하려고 밖에 잘 안 돌아다녀서 그렇다. 집에 있거나 영화 찍거나 공방 가거나 가끔 PC방 한 번 가고. PC방 갈 때는 (원)빈이 형하고 가서 '스타크래프트' 한다. 내가 좀 더 잘하는 거 같기는 한데(웃음). 아, 요번에 '버블 파이터' 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빈이 형하고 가서 또 해 봐야 겠다. 구설수가 생겨도 조용히 넘어가는 게 낫더라. 괜히 나서봤자 오해도 생기고 말을 해도 안 좋은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다. 많이 돌아다니면 구설수가 생길 수 밖에 없어 최소한으로 움직인다.

집에만 있을 때는 뭐하고 지내나.

요즘엔 데미안 라이스나 글렌 한사드 음악 듣고 기타 치고 RC카 조립한다. 목공도 취미로 하는데 CD장 만드는 DIY 수준이 아니고 식탁이나 집에 있는 가구들은 대부분 내 손으로 만들어서 쓴다. 건담 조립도 좋아하고 스페이스 워프 아나? 10000 시리즈 만들다가 죽는 줄 알았다. (-> 저거 예전에 강갤에서

선물한 것 아닌가 싶은데요?? 저도 같이 골랐던 기억이 ;;;;)

톱스타인데 여전히 팬클럽을 만들지 않는 이유가 있나.

팬클럽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 팬들 돈 걷어서 하는 것도 싫고 제가 생각할 때 가수라면 모를까? 가수는 팬클럽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연기자는 작품 봤을 때 이 친구가 열심히 했구나 라는 생각 하면 팬과 배우 모두 서로가 오래갈 수 있을 것 같다. 팬과 배우 모두 지금보다 서로 자유로워져도 좋다. 팬클럽 활동이 없으니 좀 아쉬워 하다가 그래도 남아서 더 열정적인 팬이 된 분도 있고 떠난 분도 있다. 팬 서비스가 약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면 죄송하기도 하고 팬들이 더 원할 수도 있지만 지금 이대로가 서로가 오래 갈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공대 출신이라 컴퓨터도 잘 다룰텐데 온라인에서 팬을 만나는 방식은 어떤가.

온라인으로 글을 올리고 미니홈피 운영 이런 건 싫고 컴퓨터를 잘해도 취향은 아니다. 팬들과의 만남뿐 아니라 안티들도 많아서 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글을 쓰고 이런 것들을 더 해야 하긴 하는데 가식적인 글을 쓰는 것도 싫다. 글 한 편 쓰는데 이틀, 삼일 걸린다. 밤에 썼다가 다음날 다시 지우고 다시 쓰고 밝은 일만 쓸 수도 없을 것 같기 때문에. 1년에 1번씩 팬 분들과 만난다. 생일파티를 두 번 한다. '형사'의 칼 춤을 장기자랑으로 하기도 했다.

본인 스스로 완벽주의자란 말을 인터뷰에서 많이 한다.

일이랑 사생활이랑 섞어 들어가는 게 싫어서 분리시키는 거다. 술 먹는데 돈 쓰는 것도 싫어한다. 술 마실 돈에 옷을 하나 더 산다. 완벽주의라지만 집에 가 보면 옷이랑 먹은 것 치우지 않고 개판이다. 제가 소모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완벽주의자일 수 밖에 없다.

완벽주의가 누구에게 영향을 받은 것인가.

아버지가 정말 꼼꼼한 성격이시다. 어렸을 때부터 그 영향을 받은 거 같다. 일하면서 내가 좀 많이 없어질 것 같았다. 벽도 많이 쌓게 됐고 점점 더 그렇게 됐다. 연기자는 사생활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 죄송한데 그런 건 좀 힘들다. 진짜 팬들은 그런 거 원하지도 않고 비공개가 나도 편하다.

쇼에 설 때도 주가가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배우로 전환한 까닭은 무엇인가.

솔직히 모델 일을 좋아했는데 수명도 짧고 대우도 정말 안 좋다. 허울뿐이다. 모델계는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안 보이고 전문직이라기 보다는 아르바이트 같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