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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아딸라의 에세이

[talk] 여름의 절정, 해운대를 다녀오다 -

8월 14일 -

 

15일이 지나면 바다에 들어가기에 물이 차가와진다고 하던데 그 막바지 14일 - 다음 날 공휴일을 앞둔 밤에 해운대를 다녀왔다.

 

가까운 울산 정자바다를 갈까 하다가 오랫만에 해운대 구경이랑 사람 구경도 하자 해서 남편과 아이들 모두 해운대 밤바닷가로 차를 몰았다.

 

젊은 시절, 기운이 울적하거나 즐거운 일이 있거나 - 토큰 하나만 들고 훌쩍 향했던 해운대 바닷가 -

 

대학 시절에는 바닷가에 기타들고 모여 앉아 밤 늦도록 노래를 불렀던 기억도 있다.

 

결혼한 이후 얼마간은 남편과 함께 해운대 바닷가에 앉아 있노라면 자유롭던 미스 시절이 떠올라 조금 울적해지기도 했지만 이젠 세월도 흘러 마냥 신기하기만 할 뿐 -

 

그만큼 젊은 시절과 현재의 간극이 커졌다는 뜻이 되리라. 아쉽고 잃어 버린 것에 대한 느낌도 이젠 없어질 정도로 ...

 

바다 주변의 풍경이 많이 변했다.

 

백사장과 도로를 나누는 구간이 나무로 예쁘게 테두리 지어져있고 중간 중간 예쁜 전망대도 -

 

까페들도 예전보다 훨씬 세련되어져 있고 현대적인 느낌이 났다.

 

 

이 사진이 바로 데크쪽 사진이다.

 

사진 왼 편의 낯 모르는 아주머니는 누군지 모르는 분이고 ^ ^;;

 

 

다음은 바닷가로 내려서기 시작했을 때 - 즉, 왼편에서 보는 해운대 밤풍경이다.

 

 

불야성이다 -

 

중앙의 바다 경찰서 쪽으로 다가서기 시작하자 인파가 시내를 방불케했다.

 

오렌지색, 연두색, 셋트로 맞춰 입은 양 어깨가 드러나는 선드레스를 맞춰 입은 아가씨들도 보였다.

 

바닷가라서 용납되는 노출이 많은 옷들 -

 

얼룩 하나 없게 예쁘게 선탠한 피부 , 매끈하게 윤기있는 어깨 -

 

긴 머리 - 짙은 밤화장들 -

 

아름답거나 혹은 아름답지 않거나 한껏 젊음으로 치장한 사람들 -

 

참 대담한 젊음들이다 -

 

사실 얼굴을 따져보면 예전 나 대학다닐 때라고 친다면 예전처럼 수수하게 꾸몄다면 영 보통 이하의 외모인데 ^ ^;; 어찌나 멋지게 꾸몄는지 다들 고만고만 굉장히 멋져보였다.

 

중년이나 혹은 노년의 부부들이 손을 꼭 잡고 밤 산책을 나온 모습도 자주 눈에 뜨이고 -

 

호텔 잔디 위, 혹은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가득 가득 이었다.

 

 

- 정말 물이 좋구나 - 역시 해운대에 산책 나오길 잘했어.

 

쭉쭉 빵빵 아가씨들이 많구나. 눈이 정화되는 것 같다 -

 

남편이 한 마디 한다.

 

복닥복닥 앞에 걷는 사람과 붙을 듯이 걸어다니는데 계속 앞줄에 다니는 사람들마다 매끈한 등 피부를 드러내고 다니는 아가씨들이니 - 사실 나로서도 간만에 보는 예쁜 아가씨들이 싫진 않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젊은 남자애들도 -

 

지후니마냥 기럭지 좋고 멋있는 총각들도 많이 보였다.

 

- 그래. 가끔 이런 데 나와서 나도 젊은 양기를 흡수해야 오래 살지...

 

하핫 ^ ^

 

남편과 나는 서로 마주 보고 하하~ 호호~~

웃음의 의미는 서로 다른.

나는 계면쩍은, 남편은 기가 막힌~

 

 

 

                           이건 호텔 앞 벤치들에 앉아 있는 모습 -

 

 

          미모에도 격조가 있다 -

          야하더라도 청순해 보이는 아가씨들도 있고 어울리지 않는 야함도 있고 -

      대충 편하게 피서지 차림으로 차리고 있더라도 품위있는 섹시함이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고 -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수필에 - 방금 떠난 기차의 차창 가에서 스쳐 지나간 아름다운 아가씨의 모습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 라는 부분이 있는데 고등학교 때 그걸 읽으면서도 그 느낌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았다.

 

어제 잠깐 스쳐 지나간 한 무리의 젊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 -

 

면으로 된 헐렁한 반바지에 면티셔츠, 그리고 머리를 정돈하지 않았는지 타올로 덮어 질끈 동여맨 한 젊은이 - 키는 컸고 균형이 잘 잡힌 몸매, 옆 친구가 하는 말을 미소지으며 경청하는 모습 - 매우 인상이 좋던 청년 - 잠깐 '지후니도 저런 느낌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나를 슬프게 했었지 ---- ^ ^;;

 

 

 

밤바닷가에 잠깐 발을 담궈 보았고 -

 

중앙에 보이는 저 불빛은 - 미스코리아들 잘 묵는 그 호텔. 조선비치?

 

제대로 아는 게 없다 ;;;; 남편한테 방금 물어보니 맞다고 한다.

 

해운대를 떠나 다시 돌아오는 길, 진하랑 일광 해수욕장에도 들렀는데 -

 

해운대랑은 아주 다른 분위기 -

 

시골의 한적한 느낌이랄까 -

.

.

 

 

 

 

12시가 넘도록 불빛이 사그라들지 않던 해운대의 밤바닷가를 가슴에 담아두고

늦은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