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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아딸라의 에세이

[talk] 어제 밤벚꽃놀이를 갔거든..

 

 

가끔 남편이랑 미친 짓을 해서.

밤 11시반이 다 되어서 차를 몰고는 경주로 날랐지.
애는 자구. 큰 애는 학원가서 아직 안 온 시각.
여기 울산서 경주까지는 운전해서 50분정도? 국도로는 40분정도 걸리려나? 어쨌건간에
경주 들어가서 이리저리 찾아 들어가려면 대충 1시간 덜 걸리는 것 같아.

경주 보문단지 외곽쪽에 가니 12시 10분이더라고.
자판기 커피 하나 꺼내 먹으려니 영 아니다 싶어서 
다시 차를 몰고 다녔지.
불국사쪽 주차장은 폐쇄된 지 오래됐고 아래쪽에 차 세우고 가려니 너무 멀고.
현대 호텔 뒷쪽편의 한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어디선가 얘기들은 적 있는 엠까페가 보이는거야.
반가와서. 와. 엠까페구나. 반가워하고 가격을 보니 500원 밖에 안하대.
보문단지 자판기 커피도 500원이던데.
종이컵은 높고 빳빳하고 , 거기 판매하는 총각이 내가 첨 먹는 것 같이 보였던지
물 양은 어떻게 잡는지 컵 안쪽에 어느 표시까지 채우면 되는지 자세히 가르쳐주더군.

커피 들고 나오니까
젊은 남녀들이 단체로 그 시각에 그 앞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었어.
아마도 그다지 전부터 친하던 사이는 아닌 것 같아 보이는 것이 말투라든가 표정에서
살짝 긴장과 깍듯한 예의같은 것이 느껴지대.

와... 좋은 청춘. 저 설레임. 이 시각, 길에는 하얗게 흐드러진 밤벚꽃들이 흩날리고
즐거운 한 때구나..

바닥 아래쪽에서부터 조명을 쏘아 올려서 수령이 오래된 벚꽃들이 더 찬란하도록 하얗고 -

아... 벚꽃은 작년이랑 똑같고  매년 매년 똑같고
구경오는 나만 매년매년 조금씩 나이들고 있구나. ..

남편은 운전하면서 식 웃고.

내 청춘 다 갔네. 촌구석에 처박혀서 청춘 다 보냈어.. 하핫.....

여름엔 밤늦게 해운대 바닷가로 간 적도 있고 - 1시가 가까운 시각인데도 여름밤의 해운대는
바닷가가 잠들지 않지.

젊은이들 기타들고 노래하고 야광볼들이 군데군데 번쩍거리고 -

젊을 때 보던 밤바닷가의 흥청거림과 나이들어서 보는 거랑은 또 다르고 -

그 때의 일을 대학동문 싸이트에 올렸더니 한 언니가 그 글 읽고 울었다고 리플을 달았더라.

지금 말레이지아에 있는데  맘만 먹으면 달려가서 볼 수 있는 해운대 밤풍경을 읽으니
향수병이 도져서 막 울었다고 적어놨더라고.

대리석 바닥에 집사랑 가정부랑 줄줄이 거느리고 호화찬란한 생활을 해도 맘먹었을 때
달려갈 수가 없는 해운대밤바닷가.

해운대 실시간 영상 사이트를 가르쳐드리면서 위로했지만 -

우린 가끔 우리가 쉽게 누릴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