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간다면 어딜 가고 싶은지?
여행을 계획하면서 남편이 물었다. 프랑스 남부를 들를 텐데 어디를 가고 싶냐고.
"글쎄... 아를르? 학교 다닐 때 불단편 수업이 있었는데 그 때 알퐁스 도데의 아를르의 여인을 공부한 적이 있어. 그 때 교수님이 비제의 음악, 아를르의 여인을 들려 줬었지. 프로방스랑 아를르는 프랑스 시골다운 풍경일 것 같은데. 소설 속에서 풍차 방앗간 옆 길을 따라 내려 가면 포도밭이 펼쳐 지고... 그런 풍경들이 좌악 나오거든."
그 때는 몰랐다. 아를르가 고흐의 마을인지.
큰 길에서부터 한참을 걸어 올라갔다.
사진으로 보니까 남편이 힘들어 보인다. 날이 좀 더웠었다.
원형 경기장이다. 입장하는 문을 못 찾아서 한 바퀴를 통째로 돌았다.
열려진 틈으로 빼꼼 안쪽을 찍었다.
예쁜 골목들.
다시 걸을 수 있을까? 저 곳을...
이 곳은 고흐의 그림 속 밤의 까페의 실제 장소.
앞에 팻말도 세워져 있다. 반 고흐 까페, 밤의 까페라고.
구글의 가게 후기를 보면 그다지 좋지 않다. 그래서 들어 가지 않고 스쳐 지나가며 사진만 찍었다.
고흐가 있었던 정신 병원.
노란 기둥들이 인상적이었다. 오래 되어 칠도 벗겨지고. 그래도 예전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곳.
작은 정원.
여기 이 각이 바로 그림 속 그 각이다.
이 앞에 그대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줄이 좀체 줄어 들지 않아 그 뒷 쪽의 기념품 가게 안을 구경했다.
구경하고 돌아 오니 갑자기 썰물같이 관광객들이 다 물러가고 내부는 휑해졌다. 순식간에 관광지에서 상념의 장소로 변신.
근처 골목들을 돌아 다니다가 아이스크림 가게를 발견했다. 밀크 쉐이크랑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주문해서 바깥 자리에 앉았다.
옆 자리에 젊은 여성이랑 나이든 노부인이 앉아 있었는데 여성의 메이크업이 고스 메탈하는 보컬같은. ( 사진 속 살짝 보이는 구두가 바로 그 옆자리의 구두다. )
조금 무섭게 보였는데 계속 우리 쪽 얘기나 액션에 반응을 했다.
" 오, 맛있다~!" 라던가 먹다가 흘려서 " 아이쿠~!" 하거나 할 때마다 쿡쿡 웃으며 재미있어했다.
가끔 아를을 떠올리면 고흐도 생각나고 그 아이스크림도 생각나고 그 고스 메이크업의 여자분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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