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여수를 다녀왔다.
작년이었나, 재작년이었나?
저녁이 다 되어서 충동적으로 여수를 간 적이 있었다.
여수 밤바다 노래 떠올리고 밤바다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자 하고는
간 것이었는데 계획없이 갔다가 실망만 안고 돌아왔다.
저녁 8시 반쯤 되어서 유명하다는 7공주집에 도착했더니 그 시간부터는 입장이 안된단다.
9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
이번엔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숙소도 미리 잡아두고 식당과 산책 코스들도 짜서 출발했다.
물론 내가 아니고 남편이 ;;;
# 여행 일정
아침10시에 출발 - 광양에서 불고기 점심 - 여수 향일암 산책 -
여수 시내 호텔에 짐을 풀고 - 인근 맛집에서 저녁 식사 (해물정식)-
이순신 광장쪽으로 택시로 이동 - 해양 공원 산책 -
호텔로 와서 취침 -
아침에 호텔에서 차를 가지고 체크아웃한 뒤 아침식사를 하러 나감 -
이순신 광장 옆 교동길이 서대회무침 식당들이 많은데 그 중 한 군데에서 식사-
돌산공원 쪽으로 가서 케이블카타고 여수 시내와 인근 구경-
둘째 아들 다시 상경할 수 있도록 버스터미널 데려다 주기 -
귀가, 여행 종료
# 광양 불고기
이곳 울산에서 여수까지는 자동차로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가는 길에 광양을 들러 불고기를 점심으로 먹었다.
불고기로 유명한 데가 우리나라에서 3 군데라는데
한양, 언양, 광양 이라고 한다. 모두 지명 이름에 볕양자가 들어간다.
해가 좋아서 풀이 잘 자라고 소들이 잘 먹고 잘 크는 데라서?
특히 광양 불고기는 예로부터 숯불에 구워 먹는 걸로 유명한데
그 맛이 뛰어나서 전해져 내려오는 글에도 많다고 한다.
언양 불고기랑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언양 불고기는 칼로 두드린 고기들을
떡갈비같이 전체 한 덩어리로 뭉쳐서 숯불에 구워 나오는데 손님이 직접 굽는 게 아니라
밖에서 주방 사람들이 다 구워져 완성된 걸 갖다 준다.
광양 불고기는 보다시피 얇은 불고기감 고기들을 양념에 재워서 테이블에 갖다 주면
직접 숯불에 구워 가며 먹는 것이다.
광양 불고기가 숯불로 유명한 불고기이니만큼 숯이 굉장히 좋았다.
동그란 착화탄이 아니라 참숯같은 걸로 보였다.
불판은 무슨 이유인지 저렇게 이중으로 된 석쇠가 나왔다.
두 석쇠의 높이 차이만큼 고기에 불이 직접 닿지 않도록 되어 있어서
태우지 않고 은근하게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한 게 아닐까 싶었다.
그게 아니라도 여기 숯불 화덕 모양 자체가 깊숙하게 내려 앉아 있어서
불이 약하게 고기에 닿도록 되어 있었다.
반찬은 특별할 게 없었는데, 나중에 식사를 시키니 된장국이 나왔다.
부산이나 울산 쪽은 식사를 시키면 된장찌개가 나온다.
된장국은 쌀뜨물로 끓인건지 국물이 좀 뽀얀 베이스 -
옆 테이블 들에는 모두 식사로 냉면을 시켜 먹고 있었다.
여기가 냉면이 유명한 데인가????
식당 이름은 장원 식당
장원 식당 간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길 가다가 근처 주차장도 넓어 보여서 들어간 것.
원래 이 공영 주차장은 주차비를 받는데 우리가 간 주말에는 받지 않고 있었다.
주차장 바로 옆은 재래 시장
주차장 가다 보니 광양 기정 떡집이 보여서 들어가서 한 박스 샀다.
미리 만들어 둔 기정떡들이 포장되어 있었다.
기정떡이 뭔고 하니 - 하얗게 푹신푹신 부푼 술떡이다.
요즘은 동그랗게 만들어 그 안에 팥을 넣어 둔 찐빵 스타일의 기정떡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저 떡집에선 전통적인 기정떡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주차장 쪽에서 바라본 기정 떡집 가게 건물
날씨도 딱 좋았고
여유로왔던 주차장의 풍경
# 향일암
향일암 휴게소에 차를 주차했다.
주차장 바닥에 자리깔아두고 벌써 한 켠에선 술판을 벌인 데도 있었다.
등산보다는 술과 대화가 좋아서 ~~
주차장에서 내려다 본 바다
산책길은 호젓했다.
햇살도 좋았고
향일암 올라가는 초입길의 경사가 워낙 가팔라서
들어서자마자 헐떡거리며 잠시 숨 돌릴 곳을 찾아야 했다.
올라가는 길에는 갓김치 한번 맛이나 보세요 - 권하는 가게 주인들
향일암
향일암
바다가 보이는 암자가 그리 흔한 건 아니다.
여기 울산에서 부산 내려가는 쪽에 해동 용궁사가 그 중 하나
바다
내려 가는 길
겨울 나무들, 이파리를 다 벗고 앙상한 가지들이 가시처럼 있던 풍경
아직 봄이 오긴 약간 이른 산의 풍경.
약간 스산한 느낌이 들었다.
향일암의 유래를 알려주는 돌비석
해를 향하는 암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약간 촛점이 나간 사진이긴 한데 여수 10미를 설명해주는 거라 그냥 업로드해본다.
돌산 갓김치, 게장 백반, 서대회, 여수 한정식, 갯장어회 / 샤브샤브, 굴구이, 장어구이와 탕,
갈치 조림, 새조개 샤브샤브, 전어회와 구이 이렇게 총 10 가지가 여수 10 미이다.
# 한일관 해물 정식
숙소는 브린츠 호텔
아들이랑 셋이서 투숙할 거라서 더블 베드 2개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는데
넓고 깨끗한 편이었다. 바닥은 카페트이고 전면 풍광도 괜찮은 편.
오른쪽 아래가 향일암이고 도착지로 되어 있는 곳이 우리 숙소가 있는 곳
차로 이동시 45분 이상 소요되는 걸로 지도에는 나와 있다.
호텔 주차장은 타워형이었고 외부 차들은 주차하지 못하도록 잘 관리되고 있었다.
호텔 지하는 호박 나이트? 같았는데 나름 여수에서는 잘 나가는 데가 아닌가 싶었다.
아닐 수도 있고 ^ ^;;
호텔 옆 건물에 있던 편의점에 들려 몇 가지 산 뒤에 저녁 식사를 하러 나섰다.
숙소에서 큰 길 하나 건너면 이 한일관이 있다.
우리 들어갔을 때는 초저녁이라 두세팀 정도 밖에 없었는데 30여분 정도 지나니까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다 찼다. 먹고 나서 나와 보니 번호표 받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특이랑 일반이랑 가격차가 약간 나던데 서빙하시던 분의 설명에 의하면
특은 전복 구이와 뭐라더라? 한 가지가 더 추가된 거라고 했다.
위 사진은 처음 나왔던 첫 상
추가로 나온 두번째 상
떡갈비와 버섯 지진것, 그리고 오른쪽 아래는 떡으로 만든 요리,
위는 양념 게장과 구운 생선
튀김과 생선 조림, 문어 무침, 작은 게 튀김
중간에는 간장 게장. 이건 맛있었다. 정말로 -
돌게가 좀 작은 사이즈인데 그 게딱지 안에 밥을 넣고 옆에 있는
김가루를 같이 넣어 비벼 먹으면 딱 한 숟갈 분량. 정말 굿~!
나오니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시장터같았다.
# 이순신 광장
택시를 타고 이순신 광장 쪽으로 부탁한다고 했다.
기사님은 우리가 외지 사람인데 관광하러 온 걸 알고는
이 곳 저 곳 가 볼만한 곳이랑 여러 가지 정보들을 알려주려 했다.
예를 들면, 이순신 광장 옆으로 해양 공원에 가면 버스킹 팀들이
많이 오는데 4월 정도 되야 많고 지금은 좀 쌀쌀한 편이라 없을 것 같다라는 얘기.
예전엔 여기가 이렇게 번화하지 않았는데 여수 밤바다 노래 이후 관광객이 몰려서
저녁에 산책하면 부딪치는 게 사람일 정도로 엄청난 시내가 되어 버렸다고도.
이순신 광장에는 대형 거북선이 있었고
안에는 이렇게 여러 가지 볼 것들이 있었고.
가파른 나무 계단을 걸어 내려가니 옛날 수군들이 잠자던 곳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고
재현해 놓은 듯한 곳도 있었고...
다 보고 올라가려는데 어느 매너좋은 초등학교 3,4학년 정도 되어 보이던
남자 아이가 날 힐끗 보고는 두 손으로 공손히 먼저 올라가라고 레이디 퍼스트를 -
아니, 아니, 괜찮아 - 고마워~
이순신 광장과 연결되어 있던 해양 공원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늦은 시각인데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군데 군데 깨끗한 공중 화장실들도 많았고, 잘 정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바다를 향해서 많은 까페와 레스토랑들이 환하게 불을 켜고 있어서
여기가 여수 번화가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월 말의 밤바람은 그다지 차지 않았다.
깨끗한 야외 화장실도 군데 군데 있었다.
그리고 원래는 추워서 버스킹 팀이 아직 없는 계절이라고 하던데
한 팀 나와서 노래하고 있더라 -
여수항 해양 공원 팻말에는 여수 밤바다 노래 소개하는 글귀도 한 줄 있었다.
여수시는 버스커버스커에게 정말 감사패라도 줘야 할 듯
밤바다 위의 유람선들
다시 호텔 쪽으로 택시를 타고 돌아와서 -
여기가 문화의 길이라던가?
호텔은 쾌적한 편이었고 창문을 여니까 약간 소음이 들리긴 했다.
# 아침식사 - 이순신 광장 옆 교동 남 1길 식당가에서 서대회
그 쪽 길에는 서대회를 거의 식당마다 다 한다.
어느 곳이건 다 고만고만하리라고 생각한다.
서대회는 1년 이상 삭힌 막걸리 식초를 가지고 회무침을 하기 때문에
특유의 톡 쏘는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양념도 진하고 정말 맛이 좋았다.
아침에 속을 풀만한 따뜻한 국물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
아구탕도 같이 시켰다. 3 명이서 서대회무침 2인분에 아구탕 1인분을 시켜서 같이 먹었다.
내가 여태 태어나 먹은 중 가장 맛있는 아구탕이었다. ㅎㅎ
이거 안 시켰으면 어쩔 뻔 했나 싶었다.
사실 이 식당은 장어탕이 전문이라고 하던데 그 날 아침에 장어탕에 들어가야 되는
야채 주 재료 하나가 없어서 장어탕이 안된다고 해서 아구탕을 시켜 먹었던 거다.
아구탕도 이렇게 맛있는데 장기인 장어탕은 얼마나 더 맛있을까?
이 식당 이름을 말해 드리고 싶지만, 식당에서 마지막 음식값 계산을
한 그릇치만큼 더 해서 몇 번이나 이상해서 묻고 또 묻고, 그런데도
당연히 더 내는 거라고 해서 또 묻고 또 묻고 -
마지막엔 식당 측에서 잘못 계산한 게 맞아서 환불을 해 줘야했다.
그런데 카드 취소를 또 잘 못 하셔서 카드 취소가 안 되는 거라...
결국은 현금으로 만원을 거슬러 줘야했는데 할머니가 팩 하고 화를 내면서
지폐 만원을 집어 던지다시피하면서 내게 건네줘서 좀 어이가 없었던 ㅎ
설마 일부러 계산을 그리 했을까 생각하기로 했고
할머님 성격이 원래 좀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 여수 해상 케이블카
아침을 먹고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주차할 땐 차가 주차장에 별로 없었는데 다 보고 내려오자 가득찼다.
케이블카 요금은 꽤 비쌌다.
미리 인터넷 등에서 할인쿠폰 등을 구해서 가면 저렴해지긴한다.
하지만, 인터넷 구매 쿠폰은 구매한 다음 날부터 현장 사용가능하므로
미리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거기 가서 핸드폰으로 뽑고 그러는 건 불가능.
이건 케이블 카 안에서 내려다 보고 찍은 풍경
케이블카가 다시 들어가는 지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여수항 풍경
줌으로 당겨서 본 항구 풍경
내려 오던 길 -
그리고 버스 터미널에 둘째 아들 내려 주고 -
1박 2일의 충실했던 여수 나들이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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