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사진들을 정리하기로 책상에 앉아 본다.
지나 간 사진들을 뒤적거리는데 왜 이리 그 시간들이 그리워지는지...
여행의 모든 순간들은 이 우주에서 유일하게 그 때 그 순간 단 한 번 존재했던 시간들이다.
이건 자정이 가까운 시각의 로마 중앙역, 테르미니 역,
로마 공항
로마 공항
기차를 타고 로마 시내 호텔 쪽으로 이동했다.
기차 안에서 차표를 잃어 버리는 해프닝이 있었다.
별 일 아니라며 차표가 없으면 조금 돈을 더 내면 될거야 라며 쓸데없는 여유를 부리는 남편에게
조금 더 내면 되는지, 무임 승차한 걸로 오해받고 창피를 당하면 어떡할거냐고 -
10여 분을 정신없이 이리 저리 뒤지고 들척이며 찾았는데 좌석 사이로 빠져서 뒷 자리 바닥으로 가 있었다.
찾자 말자 금방 역무원이 티켓 확인을 하러 오고...
우리의 숙소는 여기, 호텔 렉스.
꽤 밤늦은 시각이었는데 호텔까지 캐리어를 끌고 가는 많은 관광객들이 우리 이외에도 있었다.
굉장히 긴 비행으로 지쳐서 빨리 호텔 침대에 몸을 뉘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12시간)
집이 울산인 우리들은 재수 중이라 서울 한 복판에 집을 구해 둔 둘째 아들의 오피스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새벽 거기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는 리무진을 타고 공항으로 향했었다.
우리의 여행은 2 주 정도로 잡혀 있었다.
호텔은 클라식했다.
들어 가는 입구에 놓여 있던 컬러풀한 소파 하나.
출발하기 전에 미리 구글 지도로 로드맵을 통해 호텔 입구까지 들여다 봤었는데
거기 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호텔 룸 내부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었고 가구들은 모두 통원목이었고 묵직했지만 꽤 오래 된 걸로 보였다.
왼쪽 편 커텐 뒤 쪽에 빨래들을 원형 빨래 건조대에 걸어 말렸던 기억이 새삼 난다.
꽤 긴 여행이라 사이 사이 옷을 빨아 가며 입었었다.
골프 셔츠같은 건 마르기도 빨리 마르고 다릴 필요도 없어서 여행 중에 편했었다.
에어컨은 신통치 않았다. 이탈리아 전역이 사실 그러했다.
수퍼에 파는 생수들도 냉장이 잘 되어 있지 않았고 버스도 에어컨이 없었고 창문만 열어 둔 채로 달렸다.
버스가 만원이고 오래 정체되어 있기라도 하면 ㅜㅠ
변기 옆에 있던 또 하나의 변기같은 저건 뭔지 모르겠다.
비데용 변기같기도 했는데 왜 따로 저걸 두는 지 잘 이해가 안 됐었다.
여긴 남편이 흡연을 위해 갔었던 호텔 내 흡연 구역
자정이 가깝긴 했지만 도착한 설레임에 그냥 잠들 수는 없었다.
테르미니 역 주변에 부랑아가 많아서 위험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래도 나서 보았다.
여기가 로마인가?
호텔 렉스에서 떼르미니 역까지는 400 m 거리이다.
중앙 긴 복도같이 보이는 불켜진 저 쪽에 간이 레스토랑들이 줄 지어 있다.
밤이 늦었는데도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어떻게 한국인인 줄 아냐고?
그냥 딱 보면 앱니다~!!!
지하도로 내려 가 봤지만 역시나 다 문을 닫았고 -
지상으로 올라 와서 야밤에도 문을 열어 놓은 데가 있어서 이탈리아 피자를 한번 시식해 보리라고 한 조각 담아 호텔방으로 가져 왔다.
들고 왔는데.... 실패였다.
반도 못 먹고 다 버렸다.
오래 되서 딱딱했고 다시 뎁힌 것이 약간 타서 못 먹을 정도였다.
입맛만 버렸다.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서 먹을걸...
로제 라는 이름의 이 음료수는 수퍼에서 사 온 것이었는데 오렌지랑 자몽 섞은 맛?
호텔 냉장고에 넣어 두고 방에 들를 때마다 한 모금씩 마셨다.
수퍼에서 이렇게 과일 잘라 놓은 걸 사 와서 과일들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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