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자유여행] 1. 라스베이거스는 뜨겁다

지난 여름휴가 때 대망의 미국 서부 여행을 했다.

열흘간이었나?

휴가 최절정 타임에 출발을 해서 비행기표랑 호텔 가격이 최고가일 때 가게 되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었으니까. 그 시간말고는.

대신 시간이 없을 만큼 일한 덕에 머니는 있었고.

# 출발

7월 28일 토요일 아침 7시 45분 경에 집에서 출발했다.

인천 공항을 향해 운전을 해서 가는 도중 맨 처음 만난 건천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

인천까지 열심히 달려 오후 1시에 인천공항 제 1 터미널 3층에 도착했다.

발레파킹하는 월.드. 파.킹. 이라는 곳에 차량을 건네 줬다.

공항에서 수속하러 줄 서 있는 중에 출국 심사? 같은 걸 하는 여자분이 이런 저런 질문을 했다.

여기까지 뭘 타고 오셨나요? 아... 운전해서... 대단하신데요? 꽤 먼 거리인데 또 장거리 여행하실텐데 운전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등등.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질문했다.

비행기는 한국 시간 오후 4시 45분에 출발해서 10시간 넘게 비행을 한 뒤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이 사진은 샌프란시스코 공항 유리창 밖으로 보이던 풍경.

자주 보는 풍경이지만 이걸 볼 때부터 여행이 시작되는 걸 느끼며 설렌다.

이 때가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 25분.

그리고 비행기를 바꿔서 3시 4분 출발, 라스베가스에 4시 43분 도착.

차는 익숙한 현대 차로. 

이 차가 며칠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 줬던 소나타 차량이다.

라스베가스 렌트카 사무소에선 엘비스 프레슬리의 비바 라스베가스 노래가 흘러 나왔고, 노란 네비게이션을 따로 건네주었다.

정말 많이 달렸었지... 여러 시간을 달렸다. 대부분 남편이 운전했고 피곤할 때는 내가 다섯 시간 가량 운전하기도 했고.

남편이 술 한잔 했을 때도 내가 운전을...

지금 생각하니 너무 그립다. 

창 밖으로 보이던 거리와 도로의 풍경들이.

잠깐동안 우린 너무도 자유로왔고...

렌트한 차 안에서 카메라를 꺼내 찍은 첫 사진.

왼쪽 간판에 마이클 잭슨이 보인다.

뭔가 황량하면서 막막한 도로들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었다.

워낙 많이 봐 온 미국 영화나 뮤직 비디오나 그런 데서 익숙해진 때문일까?

아... 우리가 예약해 두었던 플라멩고 호텔로 들어서고 있는 중.

귀퉁이 핸들에 보이는 손가락이 남편 손가락.

# 플라멩고 호텔

소니 카메라를 들고 호텔 주변을 찍어 보았다.

유리창이 연핑크빛인데 플라멩고 새의 색깔을 본따서.

꼭대기 쯤에 플라멩고라고 적힌 것이 보인다.

반사색이 핑크색

호텔 안 정원을 산책하는 사람들.

러브 모텔같이 핑크색 불을 밝힌 욕실.

이것도 다 플라멩고의 컨셉

번들거리는 베드 헤드 장식도 그렇고 그리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는데

이 호텔이 딱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서 놀러 나갈 때 조금만 걸어도 될 것 같아서 선택했던 것이니까 별 불만은 없었다.

그리고 성수기라서 가격이 ㅎㄷㄷ -

비수기 때에 비해 3배 이상 했던 듯.

호텔에는 물이 없었다.

냉장고도 텅텅 비어 있었다. 

keurig 라는 커피 메이커가 있었다. 포트를 넣어서 드립해 먹는 커피 머신.

그리고, 호텔에는 비누 두개와 샴푸, 바디 로션을 빼고는 어떤 어메니티도 없었다.

미국 호텔들이 대부분 그랬다.

미리 넉넉히 챙겨가길 잘했던 듯.

그런데 1박에 30만원 가까이 준 것 같다. 너무함.

#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이 저기 보인다.

저기 호텔 스낵바에서 8시 반 경에 간단히 저녁을 해결했다.

라스베가스 기온이 40도가 넘었는데 길을 걸어 다니니 그냥 건식 사우나 통 안에 있는 느낌이랄까.

그 와중에 화려한 쇼걸옷을 입은 아가씨들이 길을 걸어 다니며 자기 호텔 쇼를 홍보하고 있었다.

저러다가 쓰러지진 않나 싶을 정도로 걱정스런 기온이었다.

육교 위에서 내려다 본 분수쇼

# 벨라지오 호텔과 오쇼

벨라지오 호텔 안의 식사할 만한 장소들은 꽤 있었는데 스낵바가 제일 붐볐다.

거창하게 먹을 생각은 없고 간단히 먹고 싶은 사람들.

우린 여행이 끝날 무렵 절대 살쪄서 돌아 가지 말자고 약속했기 때문에 소식하기로 했다.

겨우 자리가 하나 나서 앉았고 치킨이랑 나쵸, 맥주 등을 주문해서 먹었다.

먹다가 옆에서 와장창 소리가 나서 돌아 보니 싸움판이 벌어졌었다.

금방 밖으로 장소를 옮겨서 싸우려고 그런건지 스낵바 밖으로 나가더라.

벨라지오 호텔에서 식사를 한 이유는 거기서 9시 반에 시작하는 오쇼 관람을 위해.

오쇼가 있는 공연장 천정 장식

객석도 그렇고 화려하던 공연장

공연은 1시간 반 정도 진행되었고 멋졌다.

한국에도 와서 내한공연했다고 하던데 -

# 라스베가스 야경과 분수쇼

보고 나오면서 찍은 라스베가스 야경

분수쇼

분수쇼도 보고 -

플라멩고 호텔로 돌아 오면서 대형 마트에 들러서 OPI 매니큐어 한 통과 리무버 한 팩을 사고

다음 날 아침 먹을 샐러드와 샌드위치, 요구르트를 사서 돌아 왔다.

치즈랑 과자도 몇 개 산 것 같다.

미국엔 갖가지 과일들을 다 잘라서 먹기 좋게 만들어 도시락 통에 넣어 팔고 있었다.

그거랑 요구르트 정도만 해도 아침 식사로는 충분했다.

혹시나 싶어 샌드위치도 사긴 했는데 아침 식사치고는 좀 과했다.

남은 건 더운 날씨에 이동하면서 보관할 수도 없어서 다 버렸다.

딱 먹을 만큼만 사야겠다고 생각.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얼른 취침했다.

다음 날 여정은 후버댐을 보기 위해 네바다주로 갈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