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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강동원·article

강동원으로 종이 인형 놀이를 합시다


 [ize] 강동원으로 종이인형 놀이를 합시다


강동원이 잘 생긴데다 예쁘기도 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의 강동원은 특히나 압도적이다. <군도>에서 강동원이 연기하는 조윤은 상복을 입어도 곱고, 귀신처럼 머리를 풀어헤쳐도 아름다우며, 다크서클조차 눈 화장의 새로운 트렌드처럼 보이게 할 정도다. 또한 의상, 소품, 세트, 액션, 카메라 앵글 등 온갖 방법을 활용해 강동원의 미모를 담아낸 이 영화는 그의 장점을 부각시킨 것에서 더 나아가 도치(하정우)를 비롯한 지리산 추설 군도와 백성들을 괴롭히는 악독한 탐관오리 조윤을 마냥 미워할 수 없게 만들기도 했다. 강동원과 <군도>의 만남은 배우의 연기가 빛나는 외모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드러내는지 입증한 것이다. 그러니 영화를 보고 난 후, 그의 아름다움이 가장 잘 활용된 요소를 뽑아 <아이즈>에서 준비한 강동원 종이인형으로 옷을 입히고 소품을 얹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것이야말로 작품의 의도를 잘 따르고 있는 일이니.
* <군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검

우아하지만 동시에 날카로운 강동원의 몸짓을 살린 장검. 길고 얇은 검이 강동원인가, 강동원이 길고 얇은 검인가. 얇게 다듬어진 장검은 제 몸의 일부인 듯 한 손으로 검을 가뿐히 휘두르는 강동원의 움직임을 춤사위로 만든다. 장검이 닿을 듯 말 듯 가벼운 터치로 방문을 자를 때 섬세한 강동원의 동작은 예쁜 선을 그리고, 하늘을 찌르듯 날아다니다 순식간에 원위치로 돌아오는 강동원의 날카로운 움직임도 리듬감 있게 살려준다. 강동원은 그저 긴 칼을 들고 춤을 추고 있을 뿐인데 꽃잎이 흩날리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듯한 이 묘한 광경. 하지만 굳이 그 이유를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기묘하니까 강동원이다.

안경
개구쟁이 같은 강동원의 눈빛을 돋보이게 한 안경 a.k.a. 애체. 배다른 동생의 부인과 뱃속에 든 조카까지 죽이려고 한 후 아무렇지 않게 사격 놀이를 하는 조윤은 탐관오리의 ‘끝판왕’이다. 하지만 양심도 없어, 동정심도 없어, 자비도 없는 이 탐관오리의 눈빛은 얇고 동그란 무테의 안경알이 주는 맑은 느낌과 함께 그저 새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의 그것으로 둔갑해버린다. 아니, 그 옛날 23살의 강동원이 <늑대의 유혹>에서 정한경(이청아)의 우산 속으로 들어와 보여준 그 눈빛을 되살려놓은 것에 가깝다. “나이스 샷”처럼 환호를 하는 병졸들을 뒤로하고, 의기양양하게 총을 짊어지며 웃는 그가 귀엽다 느끼는 자신이 싫다면 조윤의 성격이 아닌 안경을 탓하자.

헤어스타일
왠지 서늘해 보이는 강동원의 느낌을 살린 갓과 긴 생머리.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 자신의 얼굴보다 4~5배는 더 큰 갓을 쓰고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조차 사연이 있는 듯 만드는 강동원을 보면 언제부터 조선시대 갓이 이리 예술적이었는지, 무지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그의 긴 머리도 마찬가지다. 안개 자욱한 숲 속에서 긴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눈으로 노사장(이성민)을 째려보면 뱀파이어가 나타난 것처럼 서늘해진다. 긴 머리카락 사이로 요염하게 드러나는 작은 얼굴은 물론 처녀귀신을 떠오르게 하지만 그 자체가 강동원의 미모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원래 처녀귀신은 예쁜 사람들만이 맡아왔으니 말이다. 그러니 함부로 웃지 마라. 당신은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아름다운 사람이었느냐.

부채
길고 고혹적인 선을 지닌 강동원의 손가락을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부채. 한 손은 뒷짐을 지고 다른 한 손에는 부채만 든 채 돌무치(하정우)와 싸우는 강동원의 손가락이 카메라에 담기는 것은 찰나다. 하지만 부채와 함께 보이는 강동원의 손가락은 부챗살처럼 곧고 길며, 순간적으로 부채에 실리는 힘만큼이나 단단해 보인다. 덕분에, 악역인데도 돌무치를 때려눕힌 후 부채를 여유롭게 펄럭이는 강동원의 우아한 손가락에 눈길을 빼앗기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동시에 돌무치와 달리 조윤은 손마저 이렇게 예쁘게 담은 제작진의 끈기와 예술가적 고집에 감탄을 금할 수 없어진다. 안 그래도 하정우에게 강동원보다 2살 어린 캐릭터를 맡긴 것도 이미 잔인한데 말이다.

의복
밀가루같이 고운 강동원의 피부 결을 살린 다양한 컬러의 의상. 짙은 남색, 초록, 검은색의 한복, 그것도 속살이 보일 듯한 시스루로 만들어진 강동원의 의상은 칙칙하다. 하지만 이 옷들은 어디 하나 팬 곳 없이 매끈한 강동원의 피부를 만나 주변을 환하게 만든다. 상복조차도 아이보리 컬러의 F/W 아이템처럼 따뜻하게 만드는 강동원의 피부 아닌가. 그러니 강동원이 말을 타고 달리며, 칼을 휘두르며 조금씩 풀어 헤쳐지는 한복 사이로 목선과 쇄골까지 드러내주시는 장면은 그야말로 ‘땡큐’다. 물론 그의 말간 피부를 좀 더 많이 볼 수 있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조선시대 한복의 아름다움과 고풍스러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갓난아기
예상치 못한 강동원의 부성애 아우라를 만든 갓난아기. 부정부패의 온상이며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던 조윤이지만, 이 아이만 안으면 강동원 특유의 슬픈 눈은 부성애로 가득 찬 눈으로 바뀐다. 아버지 옆에서 눈물을 흘리던 강동원이 자신에게 기어 오는 아이를 가볍게 품에 안을 때, 아직은 어색하지만 아이를 보호하려는 듯한 그의 부드러운 손길과 눈빛은 젊고 잘생긴 싱글 대디의 것이었다. 도치의 칼을 피하기 위해 허리를 90도 가까이 젖히면서도 한 손으로 든 아이와 눈을 맞추는 애틋한 모습. 불안한데 아름답고 아름다운데 불안한 그 모습. 도치와의 대결 끝에 핏기를 잃어감에도 품에서 아이를 놓지 않는 강동원의 그 모습은, 보시기에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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