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땐 그랬지 - 추억담 에피소드 다음 화 입니다. 이 글은 기원이가 갓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적었던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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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나란히 누워 잠을 자 본지가 언제인지 정말 모르겠습니다.이
우리 애기를 낳고 난후 친정에서 몸조리를 마치고 난후, 다시 이곳 집으로
쌕쌕~~~
애기의 조그만 숨소리에 우리 부부는 얼굴을 마주 보며 서로가 안다는 듯
그러던 것이 애기가 돌을 지나면서부터 얘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밤마다
어느 아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아이도 엄마랑 아빠가 잘되는 걸 못 봅니다. 어쩌다 지네 아빠가 엄마손만 잡아도 금새 울듯한 얼굴이 되어가지고서는,
- 울 엄마다이. 씨~
당장 달려들어 둘 사이를 떼어 놓습니다. 아이에게 있어 엄마는 영원한 동지요, 아빠는 영원한 적입니다.
이걸 보면 정말로 오이디푸스콤플렉스라던가 뭔가가 맞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반대의 경우로서, 여자아이들은 아빠를 더 좋아하는 것이 사실인가는 주위에서 자주 확인해볼 기회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하여간에, 기원이는 나만 따라다니면서 잘려고 하고, 침대위에서 셋이서 *********************************************
이건 어젯 저녁에 생긴 일입니다.
기원이가 날더러 '물 도!(물줘)'라고 말하는 걸 귀찮아서 모른 체 했습니
" 니네 아빠, 너 안 좋아하나보다. 물도 안 주고!!! 나쁜 아빠다, 그치?"
금새 기원이는 뭘 알아듣기라도 한 듯이 덩달아 흥분합니다.
" 아빠, 미워! 아빠는 나쁜 사람!!! 물도 안 주고... 내 안 좋아한다!!"
평소에 어떻게든 기원이한테 점수를 얻어볼려고 노력하던 아빠는 이 말에
" 나도 자기 싫어! 나쁜 남편이야, 머. 씨....."
괜히 입이 뚱하니 나와서 컴앞에 와 버렸습니다. 책상위에 한쪽다리를 올
손자국을 가만히 들여다 보며 씩씩 거리고 있으려니 기원이가 옆에 와서
" 아빠가 때려서 엄마, 아야! 했어..흑흑!"
괜히 아픈 체 하니까, 기원이가 갑자기 흥분했습니다. 거실에서 텔레비보
" 아빠, 울 엄마다이, 씨, 땟찌하지 마아. 씨~~"
그러고는 다시 쪼르르 달려오더니,
" 엄마, 내가 아빠한테 머라머라했다. "
보고하는 그 꼴이 귀여워서 가만히 보고 웃으니 얘는 아예 신이 났는지,
" 엄마, 내가 아빠 팍~ 찼삘끼다."
그러고는 다시 거실로 나가는 소리.. 얍얍! 하는 기합소리가 몇 번 들려오
우리도 마, 자자!!
뽀옹~~~
우씨~~
" 왜 그으래? "
" 자기, 정말 그럴거야? 느낌이 오면 얼른 발딱 일어나서 밖에 나갈 것이
창문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하는 내 말에 미안해서
" 아, 거, 미안하다 안하나!! 마, 그냥 자자!!"
우리 기원이는 그냥 눈만 멀뚱멀뚱~~~
" 기원아! 네 입에서 똥구린내난다! 엄마랑 빨리 목욕탕가서 빨랑 이빨닦
기원이의 눈이 무슨 말인지 몰라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구린내란 말이 무
" 나, 빵구 안했다! 빵구, 아빠했다!!"
하하하하!!!!
한참 웃던 울 그이가 아무래도 오늘 밤만은 이 꼬마를 자기 자리로 쫓아야
" 씨~ 넘 좁따!! 아빠, 내리가세요!! " (사투리임)
참 내, 애들 말배우는 것보면 정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니깐요. 너,
" 기원아, 좁으면 네가 내려가서 저기 가 자! 엄마가 조금 있다가 따라 내
슬슬 꼬시는 말에 웬일인지 순순히 베개를 들고 내려가는 기원이..수상하
" 너, 안 좁니? 그냥 내려가서 자지, 그래?"
좁아서 옆으로 누운 기원이의 등에 아무 기척이 없습니다. 가만히 있던 기
" 인자 안 좁따!! 자자!!"
...............
언제쯤이면 얘를 따로 재울 수 있을까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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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 지금 기원이한테 읽어주니 신기해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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