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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아딸라의 수다

[소소] 어젯밤 11시에 쭈꾸미 구이집을 찾아 나선 사연

 

 남편이 나흘간의 출장을 마치고 어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과 남편은 감동의 포옹을 하고 - 자는 아이들방마다 들어가서는 같이 침대에 누워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 제 차례가 됐죠 ;;;

 

11시가 다 되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 나 보고 싶었쪄??

 

- 응응~~

 

이러고는 뽑호를 시작했는데 .....

 

 

 

 

 

음??

 

- 자기, 뭐 먹었어?? 뭔가 쿰쿰한 냄새가 나는데? ...

 

- 나오면서 동료들이랑 술 한잔한 것 말고는 별로?

 

- 아니야... 뭔가 저 깊은 속에서 스며나오는 이 냄새는.. .. 뭐 먹었지??

 

- 쭈꾸미 숯불구이...를 먹...은....

 

팩 돌아누웠죠..

 

- 치... 내가 집 앞 그 가게 지날 때마다 냄새 죽인다고 몇 번이나 눈치주고 먹고 싶다고 힌트줘도 완전 쌩까고

가배얍게 다른 거 먹으러 가자고 하더니 혼자만 먹었다공?? 췟~

 

- 아니... 난 고기를 좋아하니까 그런거고... 그거 먹고 싶었었다고?

 

- 내가 쭈꾸미 먹은 지 1년도 넘었다고 - 꼼장어도 사 준지 1년도 넘은 것 같네 -

 

지만 묵꼬~~ 내는 안 사 주고~~~ 지만 묵꼬..............치..........

 

황당해가지고 한참 있던 남편,

 

- 그게 먹고 싶었다고??

 

- 그래 - 내가 계속 그 앞 지날 때마다 발걸음 속도가 느려지는 것도 눈치 못 챘단 말씀?

냄새 쥑인다고 - ~~~~

숯불에 약간 그슬린 양념이 되게 맛있을 것 같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

난 당신이 그거 안 좋아하는 줄 알고 걍 참았는데 - 나는 안 주고 - 혼자만 묵꼬 -

 

지만 묵꼬~~~~~ 내는 안 사 주고~~~~ㅜㅠ 나도 먹꼬 싶따~~~~

 

- 알았다.... 나가자 -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는 남편.

 

정말?? @@

헤헤~~

 

위에서 아래로 한번에 훌렁 입을 수 있는 원피스를 걸치고는 밖으로 나갔습니다.

밤공기가 추워서 달달 떨면서 시내를 헤맸는데 - 그 숯불로 굽는 구이집은 문을 닫았더군요.

 

근처를 다 돌아댕겨도 맛있게 하는 데는 없구...ㅜㅠ

 

결국 택시타고 조금 더 먼 시내로 나갔어요. 

그래도 못 찾고 마침내는 꼼장어로 대체... 소금구이 숯불 꼼장어..

 

며칠간의 일로 피곤했던 남편은 꾸벅꾸벅 졸고 - 난 맛나게 얌냠~ 먹고 - ㅋㅋ

3인분 시킨 거, 거의 나 혼자 다 먹은 것 같음 -

서울 나들이 이전까지 계속해왔던 다이어트는 서울에서 돌아 온 이후 없던 것이 되어버렸고 ;;;;;

 

잘 먹으니 보기 좋다... 라는 남편말에 용기를 얻어    물리는 데도 꾸역꾸역 마지막 한 점까지 내가 싹쓸이 -

 

집에 돌아오려 택시를 잡아 탄 시각이 새벽 1시 반 -

 

그 시각까지 남녀가 같이 있는 게 부부같아 보이지 않았는지 택시기사 아저씨는 괜시리 긴장한 분위기 -

(사실 둘이 다니는데 길에서 사람들이 보는 눈길도 조금 그랬다고 한다면 내 착각?)

차 안에서 내내 우리가 부부임을 암시하는 얘기를 계속했더니 결국 내릴때쯤 내가 던진 농담에

기사 아저씨 크게 빵 웃어주셨어요.ㅋㅋㅋ

 

- 근데 아까 진짜로 쭈꾸미 냄새가 난 거야??

 

- 응... 혀 밑이었는지 어금니 뒷 쪽이었는지 그 쯤에서 뭔가 냄새가 났어 -

 

사탕키스가 아니라 쭈꾸미 향 키스... 켁~ ㅋ

 

다시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나누었던 얘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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