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집에서 있는 얘기들 -
요즘 큰 아들이 게임 중계하는 데 맛들였나봐요.
어제 밤에도 헤드셋끼고는 컴터 앞에서 무언가를 중계 하더군요.
- 걱정된다,야.......너, 이민호, 카오스 얼마나 잘하는지 모르지? 거의 프로급이었다던데?
그래도 그거 딱 관뒀대잖아. 승부근성이 강해서 한번 빠지면 제어가 잘 안될 것 같아서 딱 관 뒀대.
너두 너 할 일 있는데 너무 재미있는 것에 빠지면 걱정이다. 그냥 관둬 -
울 아들,
- 그거 승부욕 불타기 딱 맞지. 겜에서 이기고 있음 지는 놈한테 얼마나 약올리는지 모르지? 상대편 엄마 욕까지 해대면서
약올린다구. 승부욕이 불타지 않을 수가 없지. 그리고 우리 편 좀 진다 싶으면 잘하는 친구놈한테 막 전화해서, 울 편 살리려면
너 얼렁 들어오라구 막 옆에서 부추긴다구 - 그럼 또 겜 들어가게 되어 있지. 관두기 쉽지 않을텐데??
나.
- 그러게.........하긴, 얼마전 팬싸때 손드는 걸 보니까 마우스 닿는 데가 굳은 살 같은 게 배겨있더라.
그건 자판 친 자국이 아니고 마우스 때린 자국인 것 같긴........
오늘 낮에 점심먹으면서 음악을 틀었는데 Keane을 틀어놓으니, 뭐 이런 졸린 음악을 트냐면서,
블랙아이드피스 이런 거 틀라구 .... 아이팟에 저장 안해뒀다고 하니 그럼.......이거라도.....하면서 찾아서 걸어놓은게
크랙 데이빗.....(스피커연결해서 식탁 옆에서 듣거든요)
나 - 어제 크랙데이빗 입국한 거 알지??
큰아들 - 응. 들어왔다며??
작은아들 - 와, 노랫말이 되게 빠르다 ??
큰 아들 - 너, 한 개도 못 알아듣겠쥐?? 풋~
작은 아들 - (흥분해서 젓가락 휘저으며) 저거저거, 방금 걸프렌드도 알아 들었다구.~!! 그리구, 방금 어겐, 어겐~~ 하는 것도 알아들었다구~~ 왜 이래~!!!
큰 아들, 빨간 양념을 무우피클 위에 흘려서 빨간 국물이 금새 퍼졌습니다.
작은 아들 - 형, 이렇게 더럽게 먹을 수 있어?
큰 아들 - (무심하게) 응.. 내 의도는 아니었쓰~~
작은 아들 -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서 잘못이 작아지는 건 아냐.
큰 아들 - 의도가 아닐 경우에는 법에서도 정상참작이라는 게 더해지는 거야.
나 - (무슨 말 나올지는 짐작가시죠?) 세상에 미안하다는 말로 다 될 것 같으면 법은 왜 있고 경찰은 왜......???
두 아들, 동시에 손을 내저으며 앓는 소리.
- 으으으~~~ 윽~~그만~~~~!!@!!!! 엄마, 제바알~!!!!!!!!
큰 아들 - 엄마~~ 대체 그 꽃남이 언제건데 아직도 그런 드립을??
나 - ...........그래도 떠오르는 데 어쩔 수가 없당..
큰 아들 - 넣어둬요, 엄마. 그리고 그 잉여인간들의 공장인 갤에서 좀 놀지 마시구 -
나 - 네가 모르는 소리~!!! 네가 막장갤같은 데만 갤의 대표성으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전혀 아니다 -
어쩌구 저쩌구 @#$^&*
큰 아들 - 엄마, 더운 것 같은데 에어콘이라도??
작은 아들 - 오존층 파괴된다구. 그다지 안 더우니까 웬간하면 참으시지?
큰 아들 - 그래 오스트레일리아쪽 오존층이 파괴된다고 하대?
작은 아들 - 아니~!!! 극지방의 오존층이 파괴된다고 하던데??
큰 아들 - 난 그 따위 것 개드립~!!! 난 나만 시원하게 살꼬야~~~ 내가 사는 동안은 지구가 멸망 안 할 거니까 상관안함
작은 아들 - 형 자식들이 죽어도 된다는 말쌈??
큰 아들 - 난 그런 거 신경안씀~~ (즐겁게 랄라룰루~~) 난 나만 신경쓸꼬야~~ ㅋㄷㅋㄷㅋㄷ
다들 웃으며 해산 -
큰 놈은 독서실, 작은 놈은 자기 방에 숙제하러, 난 이 글 쓴다고 컴터 앞에 -
방학이라 모두들 집에 복닥거리며 얘기하고 같이 식사하는 시간이 많아서 귀찮을 때도 있지만,
즐거울 때도 많고 - 흩어가는 대화들이 가만 생각하니 재미있기도 해서 붙잡아두려 적어봅니다.
난 이제 청소하고 설겆이하러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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