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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아딸라의 칼럼

[영화] 영화보고 왔어요, 쌍화점 -★★★

설날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남편이 영화 한편과 외식을 제안했는데

영화관가서 시간표 맞는 걸 고르다 보니 보게 된 영화가 쌍화점입니다.

 

 

 

 

 

과속스캔들과 쌍화점정도를 염두에 두고 갔었는데 과속스캔들은 시간이 안 맞아 쌍화점을 보게 된 것이니

쌍화점이 완전히 의외의 선정이었다고 하기는 어렵겠군요.

 

 

영화를 보고 난 열자평은 ' 나쁘지 않다 ' , 영어로 하면 not so bad. 랍니다.

 

우리말의 어감이라는 게 참 신기한 게 나쁘지 않다와 그럭저럭 - 이라는 말을 비교하면 전자는 긍정의 쪽에 몸을 둔채

부정의 쪽을 바라본 것이라 하면 그럭저럭이라는 말은 부정의 편에 발을 담근 채 긍정의 편을 디디는 느낌이랄까요? ㅎ

 

어쨌거나 -  간단한 시놉시스에 관해 영화 홈피의 것을 퍼오면 다음과 같습니다.

 

 

격정의 고려말, 왕과 왕의 호위무사 '홍림'. 원의 억압을 받던 고려 말,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은 대내외적 위기에 놓인 왕을 보필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러나 후사문제를 빌미로 원의 무리한 요구는 계속되고, 정체불명의 자객들이 왕의 목숨을 위협하자, 왕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거부할 수 없는 선택, 엇갈린 운명. 왕의 명령이라면 목숨처럼 따르는 홍림, 왕은 고려의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 위해 홍림에게 왕후와의 대리합궁을 명한다. 충격과 욕망이 엇갈린 그날 밤, 세 사람의 운명은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는데... 금기의 사랑과 역사의 광풍에 휘말린 이들의 대서사가 시작된다!!

 

약간의 줄거리를 더 보고 싶으시다면 다음을. 결말부분이 나와 있으므로 보기 원치않으시면 패스하시구요.

 

 

더보기

처음엔 의무로 시작했던 합궁이었으나 점차 그들은 욕정인지 애정인지 깊이 빠져들게 되고 이를 눈치챈 왕은 질투에 휩싸이게 됩니다.

왕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한순간의 욕정일 뿐이었다고 용서를 구한 뒤 잠시 멀리 떠나려 하나 왕비의 마지막 만남에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그들은 다시 광란의 순간을 맞는데 그 현장을 왕이 급습. 마침내 홍림은 거세되고 평소 그를 따르던 호위무사들의 도움으로 궁을 탈출하게

됩니다. 왕비는 아이를 가지게 되고 남자씨받이의 비밀을 영원히 닫기 위해 관련자들을 모조리 잡아 죽이게 되는데 홍림 역시 그 대상에

포함됩니다. 홍림과 가까웠던 호위무사들은 모두 참수형을 당하고 홍림은 자기 발로 궁을 찾아가 왕을 죽이려 합니다. 왕과 대결을 벌인 결과는?

둘 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죠. 홍림은 마지막 순간 여태까지 왕에의 사랑을 부정하나 왕의 그림 - 둘이서 활쏘고 사냥을 나간 장면을 왕이 직접

그렸는데 홍림의 요구대로 그림을 수정한 것을 보여주며 왕은 그를 거세의 벌을 주었음에도 잊지 못하고 애정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영화에서 좋았던 것은  莊美 .

 

평소 내가 생각하기로 남자의 아름다움은 莊美 ., 여자의 아름다움은 優美 가 아닌가 합니다.

 

같은 칼싸움을 하는 아름다운 영화로 이명세감독의 '형사'가 있겠는데 형사의 칼싸움씬들이 優美 라고 한다면 쌍화점의 칼싸움씬들은 莊美 라고

말하고 싶네요.  물론 형사의 아름다움은 완전히 별개로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하기 힘든 우위에 있습니다만.

 

감독은 살냄새나는 리얼한 액션을 원했다고 후기영상에 있던데 전 이것에서 또다른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온 몸을 휘둘러 있는 힘껏 내려치는 동작에서 젊은 피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180도 공중회전하며 내려 찍는 씬에서도 역시 -

폴딱 뛰기에도 체력이 딸리는 나이가 되서인지 모든 액션이 신기하고 아름답게만 보이는.. 쿨럭...

 

 

 

 

 

액션신이 있는 사진을 찾았으나 없군요.;;

 

 

 

 

 

 

 

궁전의 스케일이나 말달리는 광야의 스케일등은 장엄하고 크고 화려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이 영화의 핵심이 '멜로'이기 때문에 소소한 감정의 일렁임들과 대비되어 영화적 볼거리의 스케일을 위해

그렇게 구성한 것이라고 보여지기는 했습니다.

 

이런 비쥬얼적인 스케일과 힘의 미학, 장엄미이외에 또 다른 좋은 점을 꼽는다면, 배우들의 근성이 느껴지는 후끈함.

 

 

정사신은 생각외로 수위가 높았습니다.

 

남성분들은 조인성의 노출과 베드신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들 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문근영양이라든가 이런 이미지의 여배우가

베드신을 찍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우리의 근영이를 어떻게 스크린에서 더럽힐 수 있겠습니까?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전 사실 조인성의 팬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의 여성팬들의 충격과 상심은 상상할 수 있습니다.

넷상에서 아이돌스타 저리가라할 정도로 오빠부대를 이끌고 있는 조인성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그의 여성팬들에게 이런 노출신은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조인성의 이번 영화에서 그가 얻은 수확이라고 한다면 그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어떤 정도로 진지하게 대하고 있나 하는 , 그의 직업관을

알 수 있게 된 것?

 

전도연이 노출신을 찍게 되면서 광고수입을 다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장인정신으로 영화에 꾸준히 임한 결과 그녀는 깐느를 손에 쥐었지요.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수익이 높은 씨에프퀸은  아니고 녹녹하게 상업영화에 그녀를 캐스팅하려는 제작자들도 많이 없습니다. 그녀의

선택권은 줄어들었습니다.

 

그녀는 돈을 잃은 대신에 명예를 얻은 것일 지도 모릅니다.  - 뭐... 그녀는 트렌디물이건 코믹물이건 그런 걸 원래 선택할 마음이 없는지도 모르고

긁어 모으는 돈따위에는 원래 관심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지요. -

 

조인성도 그런 행보를 가게 될까요?

 

아마도 - 제 생각엔  - 사랑스러운 국민오빠 조인성의 이미지는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는 잠자리신은 열심히는 했으나 그리

노련하게 보이지 않아 그에게 잘 맞지 않는 옷같아 보였습니다.  자꾸 찍으면 좀 늘 수도 있겠지만 또다시 찍을 것 같지는 않구요. 배우로서

캐릭터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듯 보이는 그의 행보를 보건대 말이지요.

 

'전하를 보위하라~!' - 이 대사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크게 소리치는 장면과 몸을 아끼지 않고 날려가며 왕을 지키려  싸우는 그 모습이 오히려

배우 조인성의 진가 - 아름다움과 연기, 둘 다에 있어 - 를 보여줬습니다. 수줍게 향합을 건네는 모습이 조인성에게는 딱 맞는 옷이었습니다.

 

 

 

 

그의 장점을 더욱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그의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근성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것이 이 영화로서 그가 얻은 성과가 아닐까 합니다.

 

"난 아이돌배우가 아니라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다구요~ "

 

송지효 -

 

 

 

 

 

그녀 역시 제가 좋아하는 마스크는 아닙니다. 예쁜 것 같긴 한데 또 어떨 땐 예뻐 보이지가 않습니다. 팬들이 칭송하는 음성(발성?) 도 제가

보기에는 다듬어져 가는 과정중으로 보입니다. 자연스럽게 그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고 가다듬어 만들어 내는 것이 아주 살짝 느껴집니다.

 

이런 경우 시간이 지나면 , 즉 나이가 조금 더 들면 그것이 자기 것이 됩니다. 여성도 나이가 들면 목소리가 조금 더 낮아지고 울림이 좋게 되니까요.

물론 지속적으로 의식하여 그런 식으로 낼 경우에 말입니다.

 

드라마 궁 이후 주몽등의 사극에도 출연했으나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녀에게 있어 이번 영화의 출연은 꽤 큰 딜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제가 보기에 이 영화에 출연함으로서 그녀가 얻은 성과는?

 

영화에 대한 평가는 작품성면에서는 고만고만이고 흥행은 괜찮게 나온 편, 그녀의 연기에 대한 평가도 고만고만, 다만 그녀의 근성 하나는 단연

눈에 띕니다.  다음 영화에서 캐스팅 확률은 서너배이상 뛰겠지요. 이번 영화는 다음 영화를 위한 - 그녀 성공에 있어 - 디딤돌정도가 될 것 같군요.

 

주진모 - 역시나 선굵은 외모답게 선굵은 역할을 잘 해 주었습니다.

 

 

 

 

 

 

무게를 잡아줄 중진급 배우가 없는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무게감을 얹어준 배우가 주진모입니다.

조인성의 애인역을 할만큼 꽤 젊으면서도 왕의 위엄도 가지고 영화의 무게감도 얹어줄 카리스마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요?

주진모라는 배우의 선택은 꽤 괜찮은 카드였습니다.

 

이제 아쉬웠던 점으로 가볼까요? 위에도 물론 아쉬웠던 점이 조금은 섞여 있습니다만,

 

스토리가 좀 약했다는 거.

 

주요 스토리인 멜로라인에 그 동기를 위해 청나라와의 파워게임과 그 관련세력들을 아작내기 위한 궁정안 대학살극정도가

그에 얹혀진 부가스토리들이 되겠습니다.

 

조금 더 서브스토리가 얹혀졌더라면 관객들이 러닝타임이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을텐데 싶어요.

 

기자시사회에서 공개한 것보다 10분이상을 잘라냈다고 하던데도 남편이랑 저는 한시간가량이 지났을 무렵 시계를 봤답니다.

 아니 아직 이것밖에 안 지났는데 앞으로 무슨 얘기를 어떻게 더 풀어갈려는거야? 이랬습니다. ㅎ; 

 

두번째는 음악들이 조금 약했다는 거 .

 

기억나는 걸로는 송지효가 가시리잇고를 부르던 거랑 주진모가 쌍화점을 부르던 장면인데

 

 

 

 

 

이렇게 비주얼을 강조한 영화에서 조금 더 유려하고 화려한 음악들이 깔려줬더라면 휘몰아치듯 감동이 배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영화에서 영상만큼이나 중요한 게 음악인데 말이죠. 눈으로 영상, 귀로 음악.

 

 

기본 이야기틀은 심플한 멜로인데 - TV 드라마로 1,2회정도에 담을수도 있을만한 - 영화라는 큰 스케일로 키우려다 보니

액션이라는 볼거리를 강하게 넣고 - 전 이 액션신 너무 좋았습니다. - 장소적으로 넓은 곳을 , 정사신을 좀 강하게 , 엔딩 또한 영화적으로

더욱 드라마틱하게  가지고 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좀 더 영화적으로 스토리상으로도 큰 스케일 - 시대적 배경과 관계된 스토리들이나 주변 인물들과 얽혀진 서브스토리등  조금 더 머리를 써야

풀어나갈 수 있는 스토리.   - 좀 더 화려한 OST, 좀 더 다각적이고 화려한 카메라 테이킹 , 이런 것들이 아쉬웠습니다.

 

아, 그리고, 주진모와 조인성의 베드신. 감정은 보이지 않고 욕정만이 가득한 베드신이었는데 마치 둘의 검 대결의 연장과도 같이 전투같은 베드신이었어요.

그들의 남성미를 강조하려던 것이었는지 주진모의 왕과같은 힘을 보여주려 한 것인지 어떤 의도로 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화면의 아름다움과 파격성만을 생각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왕에게는 그 사랑이 진실로 깊은 것이었고 홍림에 대한 애정이 깊고도 세심했었습니다. 홍림 역시 그 다음 이어지는 다른 신에서 보면 자는 왕에게

매달리듯 하며 울먹이는 등 연모의 느낌이 나는 감정이었는데 그 씬은 좀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느낌이 났습니다.

 

그리고 보는 관객입장에서도 잘 이입이 되지 않았구요.

 

조금 더 눈빛교환을 하며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느껴지는 베드신이었다면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별 다섯개 만점에 세개를 주고 싶네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영화리뷰 모읍니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