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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여행과 나들이

[필리핀]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

여기 왔다는 편지를 쓰려고 하니 막상 무얼 써야 할 지 모르겠군요.

 

정보성 이야기를 드려야 할지 개인적인 감상기를 적어야 할지....

 

 

이 글이 첫 시작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 주말마다 근처로 관광 나들이를 나가고 있는데 매번의 나들이 때마다 본 것들을 테마별로 올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별 재미가 없을 듯 해서....

 

일단 먼저 제가 머물고 있는 이 어학연수원과 필리핀 전반에 관한 이야기들을 할까 합니다.

 

제가  이 곳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도착한 것이 1월 3일 저녁이었습니다.

필리핀 항공을 이용하게 되면 얼마 전 지어진 신청사를 통해 입국하게 됩니다.

여타 외국항공사를 이용하면 구청사를  이용하게 되는데 들은 바에 의하면 60년대 70년대 정도의 낙후된 시설이라고 합니다.

항공이라는 초현대적인 운송방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외양에 놀란다고 하더군요.

 

 

공항에 내리니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기온이 26도 가량이었습니다.

그 곳은 마닐라 시내였기 때문에 그 정도 였던 듯 하구요, 지금 제가 머물고 있는 다스마리나스는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편이랍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17~19도 정도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한 낮에는 27~28 도 정도까지 올라가는데 햇볕이 쨍한 날은 햇살이 아주 강합니다.

그런 날도 그늘만 찾아 들어가면 조금 서늘한 느낌이구요, 일교차가 많이 심해서 감기를 조심해야 합니다.

지금은 이 곳 필리핀에서도 약간은 서늘한 계절인 편이구요, 우기가 아닙니다. 여름에는 낮에 38도 까지도 올라가고 (여기 다스마지역은 아닙니다만)

태풍도 자주 불고 내내 비가 오고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여기도 지역마다 비가 잘 오는 지역이 있고 또 지난 주엔 우기가 아님에도 자주 비가 왔어요. 하루 동안에 도깨비비가 세번 이상 온 날도 있었습니다.

 

마닐라 지역은 공해가 심하고 그 때문에 열기가 빠져나가질 못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덥습니다.

제가 있는 다스마리나스는 마닐라에서 차로 30분 가량을 가면 닿을 수 있는 곳인데요, 이 곳 마닐라지역의 교통난 또한 심해서 늦은 저녁시간에는

30분이지만 낮시간에는 1시간이 넘게도 걸립니다.

 

이 곳은 Cavite 라는 행정구역에 속하는 곳인데요, ( 우리나라로 치면 경상도에 해당합니다) 그 안에 마닐라시티와 다스마리나스시티등이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오기전에 지녀야 할 목록들을 미리 적어두고 큰 가방 안에 하나씩 넣을 때마다 지워나가면서 준비물을 챙겼는데요,

잘 들고 왔다 싶은 물건은

여행용 미니 다리미 (여름옷들이 얇아서 잘 구겨지는 데다가 궂은 날이 계속 될 때는 속옷들을 살균소독겸해서 다리미로 다리기도 합니다. 가끔은 토스트구워먹기도)

각각 한 명마다 들고 온 전자사전들, 전기 모기향 2개(방의 넓이상 한개로는 무리) 모기오프약 (야외수업 때 요긴합니다) 각종 연고와 비상약들(물갈아먹고 배탈날 때

먹는 약과 설사약등등 한 보따리) 대일밴드(새 신 신고 발이 까였을 때 유용하게 썼습니다. 이제 하나밖에 안 남았어요ㅜㅠ) 등등입니다.

 

안 가져와서 아쉬운 것은 비치볼 (이 곳에서는 계절용품이라면서 아무데서도 안 팝니다. 수영복도 지금은 안 팔아요. 낮기온이 28도가 넘고 보라카이등 해수욕대상

관광객들이 넘치는데도요), 노트북과 라디오나 엠피삼을 연결할 수 있는 미니스피커등입니다.

 

가져온 책들도 금새 다 읽고 여가시간에는 TV나 컴퓨터등이 없는 여기는 많이 무료합니다. 큰 놈이 고등학교 국어공부준비를 위해 PMP를 들고 왔는데

거기 넣어 온 국어강의를 보는 용도 외에도 의외로 다른 쪽으로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작아도 스피커가 꽤 쓸만해서 거기 MP3을 넣어서 듣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을

다운받아서 작은 화면에 아이들과 고개를 맞대고 같이 보기도 합니다.

 

단, 여기 인터넷은 무척 느리고 이 어학원 안에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컴퓨터는 4대밖에 없어서 자유롭게 쓰기는 좀 불편합니다.

 

20분짜리 동영상을 다운받는데 여기서는 1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처음 여기 와서 작은 스피커라도 있었으면 하고 큰 몰에 나가서 둘러보았습니다만 너무 비싸거나 너무 조잡하거나 둘 중 하나.

 

포기하고 있던 중 PMP에 갖고 있는 MP3플레이어의 음악파일들을 넣을 수 있다는 걸 알아서 잘 쓰고 있습니다.

 

여기 다스마리나스 지역은 약간 시골이구요, 필리핀이라는 자체가 약간 후진국인데 약간 시골이니 많이 컨츄리입니다. ㅎ

 

대신 주변에 대학교가 많고 교육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하네요. 잘 안 돌아다니는 제게는 느끼기 힘든 부분이기는 합니다만, 마닐라등의 대도시에 비해

시내로 나가더라도 범죄발생율이 낮다고 하니 조금은 쉽게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백팩등을 등에 지고 다니면 열고서 지갑을 슬쩍 들고 가는 일은 흔하다고 합니다.

혹은 쇼핑 카트 위에 가방을 두고 쇼핑할 경우 쥐도 새도 모르게 누군가가 슬쩍 가져갈 수도.

한 한국인 여대생이 오자마자 가방을 날치기 당한 일이 있습니다. 환전하려고 들고 있었던 돈을 몽땅 다 잃어버렸습니다.

 

제가 있는 어학원은 만들어진 지 1년정도 된 것 같아요.

 

아직 체계가 좀 덜 잡힌 부분은 있는데 나름 열정적으로 하는 부분들은 많습니다.

 

많은 필리핀 어학원들이 수업을 받는 어학원과 숙소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침마다 학생들을 싣고서 어학원쪽으로 단체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은 커다란 빌리지 안에 숙소들과 어학원이 함께 있습니다.

커다란 빌리지를 통과하려면 가드가 지키고 있는 entrance를 지나야 합니다.

숙소들은 스페인식으로 예쁘게 지어져 있고 나무들도 잘 다듬어져 울창하게 있어 빌리지 안에서 조깅도 할 수 있구요,

메이드들이 빨래와 청소를 다 해주고 있습니다. 식사도 한식으로 세 끼 다 식당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빌리지안에서 어학원쪽으로 아침에 향하던 중 한 컷 찍었습니다. 앞에 보이는 집이 예뻐서.

창도 예쁘고 멀리서 보면 커다란 열대나무가 크게 서 있는 배경도 예쁘고.

예전 어릴 때 읽었던 이국의 동화 속 한 그림인 듯 합니다.

마당 앞 큰 나무 끝에 걸린 별을 기억하고는 어릴 적 그 집을 찾아 헤매는 한 남매이야기를 아시는지요?

 

 

 

어학원 안에 있는 수영장입니다.

 

 

 

저쪽 끝에 살짝 간판이 걸린 것이 보이시는지?

Grand Garden Villas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빌리지 안으로 들어오는 입구입니다.

 

 

 

빌리지 안에서 찍은 것입니다. 여긴 산이 없어서인지 멀리 끝으로 지평선만 보입니다.

 

 

 

역시 빌리지 안입니다. 산책도 하고 조깅도 하고..

 

 

저쪽 보이는 저 집은 밤이면 조명때문인지 더 멋져요. 내부는 .. 그다지 멋있게 장식되어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일단 외양은

멋집니다.

 

 

이게 어학원 건물입구인데 저 통로를 지나면 위에서 보였던 수영장이 보이죠.

 

 

 

그저께 밤인가 달이 떴는데 엄청 커서 놀랐습니다. 찍어봤는데 잘 안 나왔군요.

 

올 무렵 상현달이 뜨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달은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지잖아요.

여기는 아래에서부터 달이 올라옵니다.

 

 

 

밤에 위에 그 집을 찍어봤는데 노출이 적어서인지 영 많이 흔들리네요.

 

 

다시 찍어봤지만 역시..ㅜㅠ

 

 

이건 10초 뒤 찍는 걸로 했더니 조금 낫게 나왔습니다.

 

 

 

이 집은 엄청 잘 나왔죠.

 

 

잘 나와서 기쁜 마음에 한 컷 더~!

 

 

 

 

언덕 위의 집.

 

밤에 혼자 빌리지 안을 이리저리 다녀봤는데 운치가 있기도 했지만 웬지 쓸쓸하고.. 남편도 보고 싶고

내가 지금 여기 왜 혼자 이러고 걷고 있나 싶은 것이...

 

한국을 떠나올 땐 모든 걱정을 다 놔두고 온 줄 알았는데 여전히 혼자 있을 때면 계획과 걱정과 궁리를 하고 있는 나.

 

 

 

숙소와 어학원이 같은 빌리지 안에 있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 잘 때까지 수업을 할 수가 있어요.

 

 

지금 저와 아이들은 아침 6시반에 일어나서 간단히 준비를 한 다음 7시에 식사를 합니다.

8시부터 수업을 시작해서요 5시까지 아이들은 총 7교시의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1대1 수업을 4시간, 1대2, 혹은 1대 4수업을 2시간하고 있고 1시간의 수학수업을 하고 있어요.

수학수업은 레벨따라 개인수업이 되기도 하고 2~3명이 같이 수업을 받기도 합니다.

수학수업하시는 분은 서울대졸업하시고 대성학원강사를 하시던 분이라고 합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7시부터 8시반까지 그 날 받은 숙제들을 합니다. 외국인 선생님이 감독을 서구요, 모르는 것을 물으면 가르쳐주세요.

8시반부터 10시까지는 4~5명정도 모여서 프리토킹을 합니다. 게임을 하기도 하고 얘기도 하고.

 

일부 어린이들은 여기 staying teacher들이 여러분 계시는데 그 분들과 같이 자고 같이 생활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밤에 잘 때까지 계속 영어만 쓰도록...

 

6개월 정도 지나면 효과가 보인다고 하는데 저야 뭐, 워낙 단기간이라서요.

사실 큰 효과를 기대하고 갔다기 보다는 주의환기라고나 할까, 약간의 동기부여를 위해 간 목적이 크고요,

또 아이들과 함께 완전히 독립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온 이유가 큽니다.

 

여기서 1년정도 초등학생이 수업을 하면 한국 초등학교과정을 수료한 것과 같은 자격증을 준다던가?

뭐. 그런 얘기를 하던데 잘 모르겠구요.

5,6학년 어린이들중의 일부는 부모님들없이도 잘 생활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던데

아닌 어린이들도 있고 ,

괜한 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좀 안스러워보이기도 하고 그랬어요. ^ ^;;

 

 

 

저도 아이들과 거의 같은 스케쥴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수학수업만 빼고는 거의 비슷합니다. 그리고 저녁 자습시간도 없구요. ^ ^

 

캠프같은 경우에는 엄마들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마사지와 승마, 골프를 배우기도 합니다만,

전 제가 그냥 같이 공부하는 스케쥴을 선택했기 때문에.

 

여기 선생님들 중 일부는 아주 훌륭하시고 일부는 살짝 미달입니다.

 

미국에서 대학졸업하신 분도 제법 많으시고 발음도 좋고 굉장히 지적인 교사들도 많습니다.

 

그런 교사들은 우리 엄마들과 프리토킹하는 걸 아주 좋아하세요.

문학얘기, 영화얘기, 이런 얘기하는 걸 아주 좋아하고 -

예전 읽었던 책 이야기등을 꺼내면 아주 눈빛이 반짝반짝합니다.

 

여기서 대중교통은 지프니와 트라이시클등을 주로 이용합니다.

지프니는 우리나라의 버스에 해당하는 건데 서로 마주보는 좌석에 일어설 수도 없을만큼 천정이 아주 낮습니다.

타기 전에 기사에게 행선지를 확인한 후 타는데 타면 요금을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주면 기사한테 전달해줍니다.

거스름돈도 기사가 근처 사람에게 주면 건네고 건네서 받게 됩니다.

 

지프니의 외양은 대부분 꽤 화려한데 사실은 거의 폐차 일보직전의 엔진에 양철등으로 겉을 감싼 -

아마도 이 지프니가 필리핀 공해의 많은 원인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만,

저렴한 이용료와 많은 수로 인해 이용하기 쉽다는 이유로 필리핀은 이것을 버리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가까이 있는 대형몰-SM몰이라고 있습니다. 그 옆에 있는 로빈슨몰도-까지 나가는 데 7.5페소면 족합니다.

(현재 1페소가 20~25원정도이니 7.5페소면 160원정도?) 

한국인인 걸 알고는 10페소까지 받는 기사도 한번 있었습니다.

적은 돈으로 다투기 싫어서 그냥 줬습니다.

여기 마닐라근처의 범죄는 악명이 높아서 제가 혼자 몰에 대중교통으로 다녀왔다고 하니 다들 용감하다고 놀래던데,

몇 번을 갔다왔지만 그다지 위험한 걸 못 느껴서 -;;

등으로 매는 가방을 앞으로 매고 다녔는데 가방을 빼고선 그다지 위험한 건 없는 것 같더라구요.

 

트라이시클은 오토바이 옆에 조그맣게 2명정도 앉을 수 있는 통이 달린 것입니다.

옛날 독일군들이 타고 다녔던 그런 걸 상상하시면 됩니다.

위에 뚜껑이 달려 있구요, 기사뒷쪽으로도 약간 좌석이 길어서 3명정도 더 탈 수 있습니다.

옆 좌석에 앉으면 오토바이의 엄청난 매연을 다 마시면서 다녀야 합니다.

여기서 트라이시클을 타면 몰까지 70페소정도를 줘야 하구요. 한 명당 주는 게 아니고 한 팀당 줍니다. 택시처럼.

원하는 목적지 바로 앞까지 갈 수 있어서 편리하긴 한데 너무 허술하고 약해보여서 약간의 목숨의 위험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이상한 곳으로 빠질려고 해서 여자들은 타기 무섭다고 하더군요.

 

저는 두번 정도 타봤습니다.

 

제가 있는 어학원은 두겹으로 가드가 지키고 있습니다.

큰 구역안에서만 돌고 있는 구내 트라이시클이 있습니다.

일단 지프니타고 그 구역안에 들어온 뒤 트라이시클을 갈아타고 제 숙소앞까지 오는 거에요.

 

필리핀 인들은 다들 친절하고 외국인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뭘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들도 아주 친절하게 도와줍니다.

 

수퍼에서도 필리핀인 아줌마들이 보이길래

- 난 외국인인데 필리핀 과자에 대해 모른다. 우리 아이들에게 사줄만한 맛있는 과자가 뭔가? 조언을 부탁한다.

했더니 세 명의 아줌마들이 절 이리 저리 끌고 다니면서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고 - 권해주더군요.

 

관광을 다니거나 쇼핑을 다녀도 모두들 한국인이냐고 물어봅니다.

한국인이라고 하면 I like Korea, I like korean beauty라고 합니다.

(이제부터 저를 Korea beauty 라고 불러주세요)

필리핀 꼬마들이 따라오면서 어디서 배웠는지 서투른 한국어로 -예쁘다. 예쁘다    합니다.

땡큐라고 하니 그 옆 필리핀인이 영어로 - 얘들은 아무 한국여자만 보면 늘상 그렇게 얘기합니다 . 라고 하더군요. ㅡ.ㅡ

그러니 korea beauty라고 안 부르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ㅋ

 

주말마다 관광을 다니고 있습니다.

 

현재 라구나지역의 야외온천과 따가이따이지역의 화산호수와 화산섬들, 그리고 빌라 에스꾸데로라는 곳을 다녀왔구요,

내일은 마닐라 시티투어를 할 예정입니다. 다음 주 주중에 혹 시간을 낼 수 있다면 그 이야기는 다시 올리도록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