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미니어처 판매하는 데서 가져온 것으로 실제 크기는 이것보다 무척 크다... 고 보면 된다.
7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 해도 가정에 냉장고가 보급되지 않았었다. 파란색 꽃무늬 비닐껍질로 치장된 커다란 아이스박스가 가정마다 있었다. 그리고 골목어귀쯤에 있던 '어름 팜니다' 라고 적힌 얼음집에서 큰 얼음덩어리를 끈으로 엮어서 사가지고 와 그 아이스박스에 채워넣었다.
수박을 사서 화채를 해 먹을 때도 그 얼음덩어리를 사가지고 와서 망치와 바늘로 깨는 작업이 먼저 되어야 먹을 수 있었다.
동네마다 있던 구멍가게에는 네모난 모양의 조그만 아이스크림 박스가 있었고 - 일종의 보냉박스 ,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 그 안에는 10원짜리 아이스께끼들이 가득~
석빙고는 비싼 거라서 20원 - 돈많은 어른들은 이걸 사 먹었다. 5원짜리는 사카린 맛이 많이 나는 싸구려 아이스께끼 -
(75년도쯤인가 옥수수모양과 로보트모양의 쭈쭈바가 처음 출시되었는데 자그마치 50원 -)
그리고 동네에 빙수를 팔고 있었는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런 파란 쇠모양의 막강 빙수기가 가게 중앙에 놓였다.
그 아래에는 얼음집에서 가져온 큰 덩어리 얼음이 놓이고 소으로 동그란 손잡이를 막 돌린다.
그러면 눈가루같이 금새 소복하게 쌓이던 얼음보숭이들.
그 위에 빨간 물도 한번 칙~ 뿌리고 노란물도 칙~ 뿌리고 - 별로 든 건 없지만 양으로 승부하던 옛날 빙수.
집에서 양푼이들고 가면 거기 가득 만들어줬다. 거기 있는 플라스틱 그릇은 작았고 들고간 그릇에는 10원 정도만 더 주면 가득가득~~~ 채워줬었다.
'아내는 요술쟁이'같은 외화를 보면 최신식 부엌에 커다란 냉장고와 도대체 어디에 쓰는 건지도 모르는 신기한 가전제품들이 가득했었지만
우리네 보통 가정집엔 빙수기가 없던 그 시절 -
빨간 물 한 켠에 미숫가루 한 숫갈을 얹어주면 더 맛있다고 좋아했었는데 ..
집에 팥이 똑 떨어져서 미숫가루 얹어 먹다보니 예전 생각이 문득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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