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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강동원·article

[강동원] 2004년 2월 스크린 인터뷰 기사 전문 -

 

 

 

 

 

강동원
[소품으로 준비된 캠코더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강동원 여는 22살처럼 호기심 많고
장난기 어린 모습을 보여주다가 연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진지해진다 드
라마 "위풍당당그녀"로 연기 데뷔한 후 "그녀를 믿지 마세요"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
른 그를 야심한 시각에 만났다 "흥행 결과가 안좋더라도 열심히 했으니 후회 안 할
래요"라며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의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한밤의 인터뷰
인터뷰 내용이 담긴 녹음기를 틀다가 한숨이 터져나왔다 가장 휼룡한 대화는 잘 듣는 것이라고 했

거늘 왜 그리 성질이 급했을까 그가 진심을 털어놓을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내가 듣고

싶은 부분만 골라내려고 한 건 아니었는지 강동원과의 인터뷰는 여러모로 기자에게 반성의 여지를

주었다 그러나 뻔한 인터뷰를 해치우고 한줌 휴식을 주고 싶었다고 말하면 얄팍한 변명이 될까

2003년 2월부터 한번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강동원은 그날따라 많이 안쓰러워 보였다 "오늘 한

끼밖에 안 먹었어요" 라는 측근의 발언도 자꾸만 인터뷰의 종결을 제촉하는 것 같았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새벽 1시 강동원과 기자는둘 다 눈이 벌개져 있었다 마감하다 뛰쳐나온

기장의 이야기는 재미없으니 집어치우자 강동원은 화보 촬영 직전에 팬사인회를 가졌는데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스케줄이 조금씩 밀리고 말았다 그리고 헐레벌떡 스튜디오에 도착한

강동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스튜디오 한켠에 걸린 시계가 먹통이 된걸 아무도 몰랐고 화보촬영이

약속된 시간을 넘고 말았다 그럼에도 야심한 시각 주변의 사람들이 수면부족으로 연신 하품을 해댈

동안에 강동원은 정말 열심히 포즈를 취해줬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희철처럼 난감한 표정 귀여

운 표정 캠코더에 몰두하는 표정... 연출된 상황이었지만 마치 즐거워 죽겠다는 듯이 고맙고 착한

배우다


강동원 말문을 열다
강동원은 말을 수려하게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에게서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에드립을 기대해선 안

된다 언젠가 경험의 폭이 넓어져 입심을 자랑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임창정처럼 수다로

좌중을 압도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언변의 테크닉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스스로가 말을 많

이 하는 것은 질색이란다 TV오락 프로그램의 출연을 자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단 말을 못해요

많이하는것도 싫고요 방송에서 짜여진 대로 말해야 하는데 그게 참 싫더라구요"이날 인터뷰에서도

강동원은 애매한 질문에는 한참을 생각하다 답하곤 했다 간결하지만 힘있는 대답 "~하는 것 같아

요"란 추측성 발언보다는 "안 그래요,그건 싫어요 ~할래요"등 확신에 찬 말들이 그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강동원의 또다른 모습 그는 말이 없는 만큼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이 아니

다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안감힘을 쓰지도 않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도 무덤덤한 편이다

그저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할뿐이라는 강동원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 김하늘과 호흡이 어땠느냐

는 질문에 "저는 좋았는데 하늘이 누나는 어땠는지 모르겠네요"라며 자신의 느낌만 간략하게 이야기

한다 덧붙여 하는 말 "저랑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정말 친해지기 힘들어요 그렇다고 일부러 친해지

려고 노력하는 것도 부담드럽고 어색하기도 하구 본지 3년쯤 됐는데 아직도 어색한 사람이 있을 정

도예요" 욕심 없고 대책없이 긍정적으로 보이는 강동원에게도 죽을때까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그게 바로 연기다 "배우고 싶은 거야 많죠 사진이나 패션쪽 일도 해보고 싶긴 한데 ...귀찮아요 그

냥 이것만 할래요"대화는 그가 결국 말하고 싶었던 것 연기도 돌아갔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강동원 팬 카페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란적이 있었다 팬들이 모아놓은 미디어

자료집 중에 기자들이 신인들의 한해를 결산해 놓은 기사가 있었다 강동원에 대한 부분에서 한 기

자가 연기력이 미비하다는 평을 썼는데 그 아래 팬들이 달아놓은 리플은 실로 엄청났다 저러다가

저 기자 살아남지 못하고 말지 생각될 정도였다 그런데 어쩌면 지금 시점에서 강동원의 연기를 조

목조목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연기에 대한 진지한 평가는 아마도 스크린 데

뷔작 "그녀를 믿지 마세요"로 시작되어야 할 것 같다

영화로 은퇴하고 싶은 청년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의 경우 그의 실제 모습과 거의 흡사했지만 [1% 어떤것]은 케릭터 구

축하기가 상당히 힘든 드라마였다 강동원 역시 이재인이 되기까지는 힘든 과정을 겪었다고 말한다

"이재인은 32살의 재벌가 아들이에요 게다가 성격도 급하지됴 저랑은 정반대의 성격이고 무엇보다

전 그렇게 돈이 많지 않거든됴(웃음)"그리고 스크린 데뷔작으로 선택한 [그녀를 믿지 마세요]시나리

오를 단숨에 읽었다는 강동원은 자신의 능력안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낸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애정빙자사기극을 표방한 로맨틱 코미디 강동원이 분한 주인공 최희철은 대

가족의 장남에 순진한 시골 약사로 늘상 당하고 사는 어리버리 청년이다 "너무 순수해서 몰입하는

데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영화 속 희철의 수난은 끊임없이 이엉진다 더불어 사기꿈 기질이 다분

한 주영주(김하늘)와 티격태격 연애전선을 이끌어갈 예정 상황 설정이 그렇겠지만 강동원이 영화을

위해 온몸을 던졌다는 말은 이미 검증된 것이다 미스터 고추 선발대회에 참가하는 신에서 강동원은

매운 고추를 한움큼 털어넣어야 했고 현장을 목격한 기자들은 입을 모아 그를 칭찬했다 "그 신에서

정말 많이 울었죠 매워서!뭐 콧물까지는 안 나더라구요(웃음)맞기도 많이 맞았는데 맞는 신이 총 6

개가 있었어요 식구들한테 집단 구타당하는거 하나,아버지한테한,동생한테 하나,하늘이 누나한데

셋,뒤통수도 많이 맞았어요 (웃음)" 조목조목 신을 설명하는 그의 눈이 호기심 가득한 소년처럼 밝

게 반짝거린다 피곤을 모르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또 웃고 말았다 강동원에게는 모델

시절부터 연기의 길을 가르쳐준 스승이 있었다 처음 시작했을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하다보니 연

기의 맛에 푹 빠졌고 '연기는 내 천직"이라고 느꼈다 "선생님 말씀이 잔기술이나 발성 이런거 다 필

요없다 진심을 담아서 연기하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말을 지금도 항상 명시하

고 있어요 이럴 때 고개를 살짝 돌린다거나 한 박자 쉬고 들어가면 더 좋다든가.... 이런 것들도 물

론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테크닉보다는 진심으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는 게 먼저

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발전이 좀 더디기도 하지만요" 조근조근 자신의 연기철학을 털어놓은 청년

강동원 영화가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일단 마음만으로 A+을 주고 싶어진다

우문현답에서 발견한 진실
강동원에게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휴식 차기작 [늑대의 유혹]이 끝나는 대로 두세달 푹 쉬었으

면 좋겠다고 털어놓는다 "감정이 다 바닥난 것 같아요 따뜻한 나라에가서 좀 쉬고 싶기도 하구 재

충전을 하고 난 다음에 다음 작품을 하고 싶어요"인터뷰 중간에 슬쩍 시계를 훔쳐보니 새벽 2시가

다 되어간다 마음이 급해진 기자 속사포처럼 질문을 쏘아댔다
"사투리 고치기 위해 노력했나요?-그럼요 그러니까 이 일을 하고 있죠
"전공이 기계과던데 적성에 맞나요?-네 맞으니까 갔죠
"최근에 본 영화는 -매트릭스 2
"학점은 어느정도 -중간에서 좀 밑 정도? 어떻게든 졸업만 시켜주시면....
"꼭 같이 출연해 보고 싶은 선배 연기자는 -설경구 아저씨 최민식아저씨...음 너무 무서워요(웃음)

허무개그 혹은 우문현답이 오가는 가운데 강동원이 민망한 웃음을 터뜨린다 골초에 가까워 보이는

그가 담배를 물다가 자신의 라이터를 슬그머니 감춘 것이다
"아니 이거 당구장에 갔다가 라이터 하나만 달하고 하니까 이걸 주더라구요 아유~~ 민망해라"

야릇한 문구가 적힌 라이터를 보고 허허 웃음짓는 강동원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희철의 캐릭터와

고스란히 겹쳐져 보인다 새벽 2시 마감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기자의 눈은 벌개져 있었건만 어

느새 피로를 잊어버렸다

글 신민경기자,사진 임민철,스타일리스트 남주희,의상 소품협찬 송지오 옴므,최범석,타테오시안(목걸이),헤어 메이크업 장피엘 헤어 커뮤니티 -2004년 2월 스크린 영화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