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종종거리던 추석은 이제 옛 얘기가 되버렸다.
추석을 앞 두고 남편이랑 부산 자갈치시장으로 갔다.
사실 부산에서 나고 자라면서도 자갈치 시장을 이렇게 구경다닌 건 처음인 것 같다.
결혼 전 내가 살던 곳은 부산진역 옆에 있는 좌천동이었다.
결혼한 뒤 울산의 아파트 촌에 밤이 내릴 때마다 뭔가 낯선 곳을 떠도는 황망한 기분이 들었었다.
집 근처 수퍼를 갔다가 집으로 다시 돌아 가는 그 때도 주변을 돌아 보면 여기가 내 집이 아닌 것 같고 그랬다.
그 이유가 뭔지 알았다.
결혼 전 내 방에서나 학교 교실에서나 창 밖을 보면 익숙한 풍경이 저것이었다.
나즈막한 산이 보이고 그 산 중턱 즈음까지 사람사는 집들의 불빛이 빼곡한.
소녀 시절부터 늘 저 불빛을 보며 생각에 잠기고 밤을 맞았었다.
난 지금 이러고 살고 있는데 저 멀리 저 불빛 아래 있는 사람은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
.
.
.
저 산동네가 팍팍한 삶의 한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워낙 그것이 눈에 익숙한 채
20여 년을 보며 살다 보니 그게 고향의 풍경으로 가슴 속에 박혀 있었나 보다.
해가 지는 자갈치 시장 앞의 바다 풍경을 보며 왠지 어린 시절로 돌아 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갈치 시장 안.
이제 추석 장거리 볼 사람들 다 보고 약간은 한산해진 분위기.
그리고 - 요즘 어묵 유행이라 어묵 몇 봉지를 사 가지고.
순도가 91.5% 란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발에 쪄서 익힌 어묵이라고.
사서 먹어보니 정말로 땡글땡글, 전분의 푹신한 식감은 전혀 없다.
추석은 지나 갔고 이제 신정이 내일.
2015년 9월. 추석 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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