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관광을 마치고 내린 곳이 바로 이 101 빌딩 앞.
그 지하에 유명한 딤섬 레스토랑 체인점, 딩타이펑이 있다고 해서 거기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딩타이펑 체인점이 대만 안에 총 6개의 지점이 있는데 그 중 접근성이 좋은 곳이 바로 이 101점, 동취점과 용캉지에 점, 3 군데이다.
그 중 용캉지에가 본점이다.
그 용캉지에 점을 사실 그 전날 갔었다. 가니까 가게 안에는 아예 대기자가 들어 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떼거지로 번호표를 받고 있었다.
한 손에 메모지와 다른 한 손에 볼펜을 든 안내 아가씨들이 그 모인 군중 속을 이리 저리 다니며 예약 번호를 주고 있었다.
우리 차림새를 보더니 곧바로 한국어로 물어 왔다. 우리는 번호를 받았고 대략 1시간 40분쯤 있으면 우리 차례가 올 거라고 안내해 주었다.
1시간 40분 뒤....
그 날이 주말이긴 했다. 그래서 유독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 시간까지 구경을 좀 하며 군것질도 하다가 시간이 맞으면 가서 먹고 안되면 안 먹고.
그러다가 안되서 안 먹고 말았다.
거기서 먹어 보지 못한 딩타이펑을 이제 여기 타이페이 101 점에서 먹게 된 것이다.
몇 가지 종류의 딤섬과 볶음밥, 그리고 오이 반찬등을 시켰다.
저 오이 반찬은 그냥 서비스로 나오는 게 아니고 주문해야 나오는 것이다.
나는 화장실에 가 있었고 내가 없는 사이에 주문한 딤섬들이 나왔다.
화장실에서 그 날 하루 바람맞아 귀신산발이 된 머리와 초췌해진 얼굴을 만지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그 얼굴로 마주앉아 음식을 먹으면 남편 입맛이 떨어질까봐 나름 예의를 다해 머리를 만졌다.
그런데 남편은 기껏 시켜 놓은 요리들이 식고 나면 맛이 못해지기 때문에 안타까워서 내게 계속 문자를 보냈나 보다.
나중에 자리 돌아와 보니 보낸 문자가 몇 개 되더라고..
여봉 - 미안 - ;;;
당신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랬어요 -
딘다이펑 먹는 요령이 프린트되어서 아래에 종이로 깔려져 있었다.
기억이 가물한데 아마 한글로 적혀 있었던가? 혹은 영어로 되어 있었던가?
거기 의하면 일단 딤섬 하나를 숟가락에 얹은 뒤 젓가락으로 찔러서 뜨거운 물을 살짝 빼야 한단다.
그래야 입 안을 데이지 않기 때문에 -
화장실에서 늦게 와 식은 딤섬 앞에 있던 내겐 해당되지 않는 말.;;
그 딤섬에 간장 소스 얹어서 생강채도 약간 얹어 먹으면 된다.
만두 뒤에 간장 그릇같이 보이는 속에 채썰어진 것들이 바로 생강채이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저 오이 반찬말고 다른 종류를 더 많이 시키더라.
요렇게 안에 통새우살이 박힌 딤섬도 먹었고.
레스토랑 중앙에는 거대한 유리 상자가 있었고 그 안에서 딤섬을 빚고 있는 요리사들이 보였다.
대략 열다섯명 정도? 스무명까지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다들 열심히, 열심히 딤섬을 만들고 있었다.
이게 101 빌딩.
그 날 안개가 많아서 올라가도 전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엘리베이터 앞에서 되돌아 나왔다.
101 빌딩 뒤편에서 본 모습이다.
원래 이 타이베이 101 의 정식 명칭은 '타이베이 국제 금융빌딩' 이란다.
총 높이가 509m. 2009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지금은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빌딩 (828m),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의 로얄 클락 타워 (601m) 에 1위와 2위를 내 주고
3위이다.
중화권 문화에서는 8 (八 ) 을 좋아한단다. 왜냐하면 팔이라는 음가가 '돈을 벌다' 라는 뜻의 동사인 발 (發) 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 빌딩은 8개 층씩 총 8단으로 구성해서 겹쳐 핀 연꽃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덕분에 아주 동양적인 느낌의 빌딩의 모습이다.
대만 어디서나 잘 보이는 이 101 빌딩은 대만의 상징물로 알려져 있다.
이 101 빌딩에서 식사를 한 뒤 우린 신의지구의 구름다리 산책을 했다.
거기서 느낀 건... 미츠코시 백화점의 엄청난 富.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미츠코시 백화점을 검색했었다. 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회사길래 -
일본 최고의 유통업체. 일본 3대 재벌 중 하나의 원류. 우리나라 신세계 백화점은 옛날 우리나라 최초의 백화점인 1930년 미츠코시 경성점이
그 효시이다. 그리고 전 세계에 체인점을 다수 보유하고 있단다.
우리나라는 순수 유통업만으로 재벌에 속한 데가 있던가?
현재 대형 백화점들은 다 다른 생산 업체가 커져서 이런 백화점 유통업계도 같이 하고 있는 것이고 ( 물론 백화점 사업부는 따로 있겠지만 )
가만 생각하면 그래도 신세계쪽이 유통업이 메인이지 않나 싶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
그리고 전 세계에 체인점을 갖고 있다는 미츠코시가 우리나라엔 지점이 없다는 건 아마도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이유일 것이다.
대만에는 일본 기업들이 참 많이 진출해 있었다. 별 거부감없는 정서때문인 것 같다.
만약 우리나라에 저렇게 미츠코시 백화점같은 데가 생겨서 온 거리를 자기네들 구름다리로 다 연결시켜 놓는다면?
사람들이 가만있지 않겠지. 우리나라 안에 이렇게 일본의 부를 과시하는 건축물이 생긴다는 자체에.
흠...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구름 다리 산책을 스쩡푸 역 근처에서 마무리짓고 택시를 탄 뒤 야시장으로 향했다.
라오허 야시장 -
'▶ 세상에 말걸기 ◀◀ > ● 여행과 나들이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만여행] 고궁 박물관 & 맛집들이 가득했던 용캉지에 (0) | 2015.04.18 |
---|---|
[대만여행] 대문만 멋지던 라오허지에 이예스 (라오허 야시장) (0) | 2015.04.17 |
[대만여행] 소원을 담아 천등을 날린다, 스펀 (0) | 2015.04.13 |
[대만여행] 지우펀에 있는 아메차루 (0) | 2015.04.12 |
[대만여행] 진과스- 금괴 광산에서 광부 도시락 한 끼 (0) | 2015.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