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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여행과 나들이

[대만여행] 소원을 담아 천등을 날린다, 스펀






스펀 (十分) 




스펀은 십분의 발음표기이다.





천등 날리는 곳으로 들어 가는 입구 풍경이다.







철길 양쪽으로 저렇게 종이등을 집게로 집어 납작하게 해 두고 있다.


사면의 색깔에 따라 각각 의미가 있다.


빨간색 - 건강, 평안 
파란색 - 직업, 일자리 
노란색 - 금전, 재물 
보라색 - 학업, 시험 
주황색 - 애정, 결혼 
녹색 - 길운 
흰색 - 장래, 광명운 
분홍색 - 행복운 
선홍색 - 도화, 인연운 



한 가지 색만 골라서 천등을 꾸밀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4면에 각각 다른 색으로 골라서 그 종이 위에 소원 글귀를 적어 넣는다.

각 등 옆에는 먹물통과 붓이 꽂혀 있다.

적는 것을 보니 일본어, 중국 한자, 그리고 한글 등등 다양하다.






 


저 가족은 한자를 적어 넣었다.


내가 적을 때 몇몇이 유심히 내가 적은 것을 보고 가던데 아마도 한국 사람이겠지.


그리고, 지나가면서 어느 가족이 적는 것을 보았다.


" 엄마, 꼭 수술 뒤 완쾌하셔서 건강해지셔야 해요 "


괜히 가슴팍이 찌르르...





이건 그 곳 철로가 나아 가게 될 한 끝 방향.





가끔씩 기차가 들어 오는 시각이 되면 시끌벅적해진다.


철로 위에 펼쳐 놓았던 천등들은 다 치워지고 사람들은 옆으로 비껴난다.

기차가 제법 가게들과 바짝 붙어서 지나간다.





이 정도 간격.








철길 지나가는 오른쪽 위로는 마을로 들어 가는 작은 골목길이 보인다.






기차가 지나가자 마자 사람들은 다시 부산하게 적던 천등들을 철로 위로 꺼낸다.


남편과 나도 천등을 꾸몄다.

내 건강, 남편의 행운, 아이들의 건강과 행운 등 4 면을 빼곡하게 다 채워 적었다.

마지막에 남편과 나는 양쪽을 손으로 잡고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완전 못 생기게 나와서 그 사진을 어디 숨기고 싶다....ㅜㅠ


어쨌든간에 그 천등 아래에다가 불을 피운 작은 틀을 하나 넣고 그 열기로 천등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할 때 등을 놓아 주었다.

하늘높이 천등이 둥실 올라가고.

점점 멀어지는 천등을 한 점 되어 사라질 때까지 끝까지 놓치지 않고 바라보았다. 

바라 보는데, 웬지 간절한 마음이 되어서 살짝 목이 메어왔다.

꼭 저기 적은 내 소원들이 다 이루어지게 해 주세요...



등을 날린 뒤 그 가게에서 갖가지 기념품들을 잔뜩, 정말 잔뜩 샀다. 

야광 천등 폰장식품이랑 집에 걸어 두는 미니 천등 등등.

지인들에게 선물로 줄 것들.







간식거리인지 먹을 걸 팔던 어느 가게.






내려 오는 길에 그 한 켠에 보이던 집들인데 다 쓰러져 가는 빈민촌같이 보이지만,







그 사이로 예쁘게 생긴 까페도 같이 섞여 있다.






도로 표지판을 보면 쉬펜 - 위에 한자로 십분 이라고 적혀 있다.






외곽 지역은 외곽 지역이다.

택시투어했으니 하루에 이런 여러 곳을 모두 다 돌 수 있었지, 대중 교통 바꿔 타고 다녔더라면 이 중 두 군데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아마도 -



여기까지 마치고 101 빌딩 앞에서 마지막 하차를 부탁했기에 기사님께 그 곳으로 가자고 했다.

그 날의 약속 여정은 여기가 마지막이었던 거다.


택시투어 비용은 정확하진 않은데 3500 대만 달러 (우리돈으로 약 12만 3300원 정도 )였던 것 같다. 

강제적인 건 아니었지만 기사분께 감사의 팁으로 1500 달러 (우리 돈으로 5만원 정도 ) 정도 드리면서 내렸고.



101 빌딩과 거기 딘다이펑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