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상에 말걸기 ◀◀/● 아딸라의 칼럼

김수현은 왜 이렇게나 연기를 잘 하는 걸까?





자이언트에서 김수현이 연기한 파트만 편집해 놓은 것: http://youtu.be/F9YHbF3SGXk


자이언트 중 분노씬 보시려면 클릭 


자이언트 중 다른 명연기 씬 보려면 클릭





김수현은 연기를 참 잘한다.


대부분이 이에 동의를 하지만 간혹 동의하지 않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우는 부분만 잘 한다던가, 연기학원에서 배운 패턴대로만 하는 연기라던가 그런 식의 비평이다.


막 까는 사람들의 얘기 중에 흥미로왔던 건 저번 별 그대에서 에필로그 부분, 도민준이 오열하던 씬에 관한 것이다.


연기 잘 하는 것 한번 보여줄려고 마음먹고 울었다는 거다. ㅎㅎ 그리고 감정을 끌어 올리는 것에 늘 보여 주던 김수현 식의 패턴이 보였다고 한다. ㅎㅎㅎ


그리고는 한껏 마음을 써서 양보하듯 칭찬 넣어 주는 것이 '발성은 좋더라' 이다.

거기 더해서 '자세가 바르다' 도 더해진다.


누구나 훈련시키면, 조금만 감성이 말랑하면 저 정도는 연기할 수 있는 것일까?


김수현이 연기를 잘 하는 건 훈련되서 나오는 발성 때문이 아니다. 자세가 발라서 멋져 보이는 때문도 아니다. 물론 그것들의 껍데기가 훌륭하게 잘 씌워져서 포장이 멋지게 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아주 큰 부분이다. 하지만,  김수현이 그 또래 배우들 중에서 누구보다 단연 눈에 띄는 이유는 그가 원래부터 타고 난 자질 때문이다. 


거기 더해 김수현이 가진 '연기라는 작업'과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마인드 때문이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확언할 수는 없다. 자질과 마인드가 먼저라서 훈련의 결과로 저런 발성과 태도의 스킬이 나온건지 그 역순인지. 


마인드가 있더라도, 또 고된 훈련의 시간이 있더라도 타고난 재목이 그럴 만한 깜이 안된다면 안되었겠지만 행운으로 그 모든 것들의 합이 잘 맞아 떨어졌다.



김수현의 연기는 잘 정제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가만 보면 그 안에선 야생성이 숨쉬고 있다.


맨 바닥에서 막 굴러가며 배운 연기들이 깔려져 있다. 연영과 들어 가기 위해 4수를 했던 지난한 시간들이 그의 연기에 다 묻어 있다.



#  일단 그의 타고난 자질은 말랑한 그의 감성에서 연유한다.


그냥 감성이 예민하고 풍부하다는 정도의 것이 아니다. 


전에 다른 칼럼 ( http://atala.tistory.com/146 ) 에서도 말한 적이 있는데 spirit 자체가 다 열려 있는 사람이다. 몸과 마음, 모두가 아주 유연하다.  개구쟁이의 감성을 갖고 있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다. 그는 모범생은 아니다.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은 - 100 % 는 아니라도 대부분 - 자기 밖의 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 안에 갇혀져 파격을 모르는 일이 많다. 그러나, 유연한 사람은 자기만의 규칙, 이런 것 없다. 이런 사람은 연기를 할 때 폭발력을 갖게 된다. (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예전 김수현이 지르고 다녔다는 몇 몇의 짖궂은 장난과 파격들도 이해해 주고 싶다 )


김수현은 - 표현력 자체가 '탄성이 아주 좋은 고무판' 같다.


구부리면 구부리는 대로 구부러지고 평평하게 있으면 원래부터 평평했던 것인 마냥 빳빳한 척 할 수 있다. 손 안에 넣고 움켜쥐면 돌돌돌 말리기도 한다. 정신이 유연한 사람이다.



# 그리고, 바닥부터 던져질 수 있는 배우라는 얘기는 다음과 같은 것.


예전 대학 때 여자 친구 하나가 연극을 하고 싶다며 어느 작은 극단을 찾았던 적이 있다. 청소등 허드렛일부터 할 각오를 하고는 갔더랜다. 갔다 와서 혀를 내두르며 내게 전해줬던 얘기.


거기 가서 연극하고 싶다고 했더니 거기 있던 사람이 왜요? 하더란다. 


왜 이런 걸 하려고 그래요? 연극은요, 귀한 사람은 못하는 거에요. 이건요, ㅆㅂ놈, ㅆㅂ 년들만 하는 거에요. ㅆㅂ 년 될 자신 있어요?  그런 각오, 되어 있냐구요?


다시 생각해 보겠다며 돌아서 나왔단다.


배우는 자기를 다 내어 놓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인가보다 했다. 


그런데, 김수현을 보면 - 그 때 얘기가 떠오른다. 김수현은 그렇게 해 왔던 배우로 느껴 진다. 아주 맨 바닥에서 많이 굴러 봤던 것 같다. 다 내어 놓고 했던 적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 적당히 감추고 하는 연기 정도는 조금 여유분을 남겨 둔 것 같아 편안하게 바라 볼 수 있게 한다. 더 극적인 캐릭터, 극한의 상황을 맡겨도 너끈히 해 낼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하이 C 까지 올라 가는 가수가 A 정도까지  올라가는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보는 사람마저 여유로와진다. 그게 그 사람의 최대 능력치가 아니니만큼 그 안에서 자유 자재로 갖고 놀고 까불고 변화, 확장도 테크니컬하게 하는 듯 보인다.


뭐, 이렇게 얘기하니까 김수현이 연기의 神 이란 말인가 라고 들릴 수도 있겠다만, 그건 아니다.

 ^ ^


그냥 - 많이 잘 한다는 얘기다. 눈에 띌 정도로. 


흉내만 열심히 내는 게 아니고 본격적으로 그 판에서 놀기 시작한 '꾼'이라는 얘기다.


해품달에서도 그렇고 지금 별그대도 그렇고, 촬영이 촉박해져 자는 시간이 부족해지면 집중력이 흩어지는 게 브라운관 너머로도 느껴진다. 


김수현이 모니터링한다면 다시 찍고 싶겠다 싶은 그런 장면들도 후반부 들어서 자주 눈에 띄인다.


부족하다고 말한다면 부족한 부분이 되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 앞의 연기들이 얼마나 슛 전에 초 집중해서 나온 결과라는 것의 다른 증명인 것도 같다. 그러니까, 그냥 막 찍는다고 원래 배우가 가진 타고난 자질 덕분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집중이 떨어져 흩어지는 건 체력의 문제겠다.  그만큼 잘할 때와 집중이 떨어질 때랑 대비가 확연히 되는 것이기도 하고.


할 얘기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 지금 외출해야 되서 -


갔다 와서 생각나면 더 적겠다. 


김수현의 스타성에 관해서 더 적을 수도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