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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여행과 나들이

박경리 '토지'의 숨결 , 평사리 최참판댁을 다녀왔습니다.

 

섬진강변의 재첩식당에서 나와 우리가 갈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바로 이 강변 반대편쪽으로 가야 한다더군요.

 

 

 

 

 

 

최참판 댁이라고 입장권을 사자마자 들어서니 관광 안내소가 있었습니다. 무료 안내 책자를 하나 받아가지고 나왔어요.

살짝 빳빳한 커버로 예쁘게 책처럼 만들어진 안내책자였는데요, 하동군측에 전화로 (055-880-2375)안내책자를 부탁하면

집으로 발송도 해 준다고 되어 있었어요.

하동에서 열리는 갖가지 주요 축제랑 음식점, 교통편, 숙박시설등에 대한 정보들이 가득했습니다.

체험마을 소개도 있었구요.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www.hadong.go.kr

 

 

 

 

 

 

 

 

3월에는 하동 고로쇠 축제가 있고, 4월에는 화개장터 벚꽃축제가 있다구요~~

 

5월에는 형제봉 철쭉제, 5월에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

7월에는 찻사발과 연꽃 만남의 축제

8월에는 쿨섬머 섬진강 축제가 있고

8월에는 하동 진교 술상전어축제

9월에는 북천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가

9월에는 이병주 국제 문학제

10월에는 토지 문학제가

10월에는 악양 대봉감 축제가 있고

11월에는 하동 녹차 참숭어축제가 있다는군요.

 

전 개인적으로 저 이병주 문학제와 토지 문학제등에서는 어떤 걸 하게 되는 지 궁금합니다.

 

 

 

 

최참판 댁이라고 하니 어떤 곳인지 처음에 퍼뜩 감이 안 잡히시죠??

 

박경리 원작의 '토지'를 드라마화했었고 바로 그 드라마셋트장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박경리의 문학관이 있었어요.

 

요즘 드라마  셋트장이 거의 작은 소마을처럼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이 토지의 셋트장은 그 당시로서는 매우 규모가 큰 셋트장이었어요.

 

대부분, 민속촌 등에서 찍고 그랬는데 따로 단독 셋트장을 크게 만들었으니까요.

 

 

 

입구 들어오자 마자 올라온 길을 뒤로 돌아 찍은 거에요. 바로 오른쪽 저 건물이 위에 얘기했던 그 관광안내소입니다.

 

어느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관광 기념품 파는 가게들이 왼쪽에 주룩하게 보이죠??

 

 

 

평사리 문학관이 보이고 토지 셋트장이라고 적힌 게 보이시죠??

저 두 군데를 다녀왔어요.

 

 

바로 옆은 논입니다.ㅎㅎ

 

 

 

셋트장 진입했습니다.

 

 

 

 

처음 정면에 보이던 곳인데요.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다 보니, 참 휑하더군요.ㅎㅎ

 

 

이건 가로로 보실 수 있는 가로 파노라마 샷~

클릭해서 보시면 시야 좌우로 넓게 보실 수 -

 

 

내려다 보니 광활한 평야가 -

바로 토지의 소설 배경이 되었던 기름진 옥토죠~

 

 

각 집마다 드라마 속 어느 인물의 집이었는지 설명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요건 좀 장난 쳐 본거에요.ㅎㅎ

오른쪽 앞 기둥에 포커스 맞추고 뒤를 찍어 본거구요.

 

 

요건 원경쪽에 포커스 맞추고 찍어본거에요.

 

앞 기둥이 흐릿하게 나왔죠??

 

 

 

휑한 빈집들을 왔다갔다 하려니 좀 기분이 이상 ;;;ㅎ

 

 

관람하러 온 많은 사람들 -

삼각대 매고 온 데세랄 족들도 가득~

 

 

 

아직 겨울 느낌이 가득한 마른 가지들.

 

사실 이런 돌담 보기가 우리 주변에서 힘든 건 사실이죠..

 

 

 

 

 

 

요건 잠깐 접사 장난질~~

세월의 이끼~~

 

 

 

요건 더 근접 접사~~~

 

 

 

나, 아주 어렸을 적 외할머니 집은 저런 돌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부엌 - 용어 그대로 옮기자면 정지 - 가 아래로 있었어요.

 

 

 

최참판 댁 큰 집으로 들어가기 전, 어느 한 양반이 책을 읽고 계시더군요.;;

 

 

마당에 있던 진달래꽃 -

올해 처음 보는 진달래꽃 -

 

 

이건 무슨 꽃??

 

댓글에서 천리향 이라고 알려주신 분이 계셨는데 

검색해 보니 천리향 이 맞네요 - ^ ^

 

풀도 파릇하고, 나무의 이끼도 초록빛이 짙고 -

 

종이호랑이님 댓글 - 원추리 라고 하네요 - 고맙습니다.

 

 

 

 

카메라로 눈에 닿이는 족족 다 찍어봤던 어제 하루 -

 

 

마당 한 켠에 크게 붙어 있던 박경리 선생님의 연보 -

 

예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면 대단하신 거고 -

결혼하시고 약 5년만에 남편과 사별하신 운명도 그리 순탄치는 않으셨던 듯..

 

 

 

 

 

 

중간에 이 집을 보고는 퍼뜩 상고재가 떠올라서 ;ㅋㅋㅋ

 

 

 

 

예쁘게 코지를 꾸몄더군요. 마른 고추, 씨알 옥수수 등등 -

 

 

 

 

평사리 문학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나무 계단을 올라서요 -

 

한참 걸어 올라갔어요.

 

남편은 계속 투덜투덜 - 다리아프다고 - 이거 꼭 봐야 되냐고 - ㅎㅎㅎ.

 

 

저기 멀리 문학관이 보이네요.

 

 

예전 문학시간에 들었던 짐한 많은 소설가들의 간단한 연보와 작품소개들이 있었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요 - 각 벽면을 따라서 주욱 이런 설명액자가 -

 

앞에 동영상으로도 보여줬구요.

 

 

 

김동리에 관해서는 조금 많은 벽면을 할애했었고 -

 

 

물론 박경리에 대해서는 아주 많은 부분을 할애했죠.

 

 

 

토지 주인공들에 대한 각 방향의 분석들이 있었습니다.

 

이건 지도상의 움직인 경로를 따라간 스토리 잡기이군요.

 

1부, 2부, 각 부의 간략 스토리 요약본도 있었어요.

 

 

 

토지는 여러 출판사들에서 출간되었었는데요,

그 모든 책들이 보관되어 있었고 박경리의 작품들이 모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 오른쪽 아래의 저 '문학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 라는 책이 눈에 띄더군요.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잃어 버린 줄 알고 다시 샀던 그 책 말입니다.

 

문학지망생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점에서는 같은 건데 릴케의 그 책처럼

후배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마음과 세상을 바라보는 깊은 시선이 들어 있겠죠??

 

유리 상자 안으로 손을 내밀어 꺼내 읽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토지의 각 부 스토리 요약본이 있었습니다.

 

저 오른쪽, 토지의 몇 구절을 읽어봐 주세요.

 

날씨는 꽤 쌀쌀하였다.  섬진강을 건너서 불어온 바람은 잡목숲을 흔들어 놓고 지나간다.

평사리에서 강을 따라 삼십리가 넘는 읍내길을 달구지가 가고 나무꾼이 간다.

 

전 이 대목을 읽고 가슴이 탁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ㅜ

 

아......박경리가 이래서 박경리구나. 난 정말 박경리를 몰랐구나.

 

아주 짧고 간결한 문장임에도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섬진강에서 잡목숲을 이어 흐르는 그 이동성이 바람을 따라 그대로 눈으로 보는 듯 가슴에 그려집니다.

접속사 따위는 없습니다. 물흐르듯 문장이 이어집니다.

 

평사리에서 강을 따라 있는 읍내길 삼십리 - 그 역시 문장 안에 시선의 이동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짧은 3 문장 안에 공간적 배경이 다 보이는 듯 하고 그 공간 배경 안에 담긴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강바람이라는 움직이는 자연물 때문인지 서정성도 있구요..

 

그 아래 대화체 역시 - 일일이 작가가 대화에 끼어들어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화의 속도감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오가는 대화들 속에 읽는 이가 나름 상황을 상상하게 하는 여지를 줍니다.

 

그 아래 배를 탄 서희의 모습을 묘사하는 대목 역시 -

 

분명 산문인데 시같습니다. 서술형 어미를 과감히 생략하고 -..

문장들이 거의 15자 내외 안팎...

 

이건 박경리 문장의 힘이겠지요...

 

 

간결하고  명확하고 , 그리고 아름다운 - 

 

 

 

마당 곳곳에 피어 있던 매화꽃 -

 

 

그 안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넓은 땅 -

 

 

우리는 나와서 - 청학마을ㄹ의 삼성궁을 향해 다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