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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아딸라의 수다

[소소] 제사상을 차리면 정말로 조상귀신이 오는 걸까요??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저 역시 이 땅 며느리의 책임을 다 하고 집에 돌아와 있습니다.

 

당일날 시댁에 있다가 저녁에는 친정을 다녀왔어요. 간만에 엄마랑 아빠랑 뵙고 동생들도 만나고 -

 

날이 날인지라 가족들이 둘러 앉아 얘기를 나누는 중에 명절 제사와 관계된 어머니의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흥미로와서 여러분들께도 들려드리는데요, 그냥 재미로 들으시면 될 듯 하네요.

 

 

 

 

어머니께서 어느 날 꿈을 꾸셨대요.

어찌나 생생하던지 깨고 나서도 생시인 듯 모든 것이 실제의 일 같았답니다.

 

꿈 속에서 어머니는 바닷가에 어느 한적한 집을 한 채 보셨대요,

집 둘레에는 울타리가 처져 있었는데 나무로 만들어진 키가 높은 울타리였다고 합니다.

 

그 안을 홀린 듯 들어가보니 작은 사랑채가 하나 있고 그 옆에는 조금 큰 집이 하나 있었다고 -

작은 사랑채 안을 들여다 보니 외할아버지 - 엄마에겐 아버지시겠죠?? ^ ^

생전이랑 다름없이 외할아버지께선 거기서 책을 읽고 계셨구요,

옆 칸에 있던  집 방 안을 들여다보니 거기 외할머니께서 계셨답니다.

그리고 그 자그마한 방 안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바글바글 -

 

- 어, 엄마. 여기 방 안에 왜 이렇게 다들 모여 계세요?? 이 분들은 다 누구세요??

 

엄마가 외할머니께 물으니 외할머니께서 대답,

 

- 모르겠다. 그리 됐다. 인제부터 여기 방 안에서 다 같이 살아야 된다 -

 

뭔가 못마땅한 듯 대답을 하시더라고 -

 

그리고 나서 이틀 뒤인가 큰 외삼촌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 실은 말이다. 집에 제사도 많고 해서 제사를 좀 합칠려고 그러는데 말이다.

아버지 제사랑 어머니 제사랑 합쳐서 아버지 제삿날 같이 지내고 말이지,

그리고 그 윗 대 제사들은 그냥 명절날 다 합쳐서 지낼까 하고 말이다.

제사가 많아서 느그 언니가 좀 힘들어해서...

 

어머니께서 문득 그 꿈이 생각나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에 잠겼고 건성으로

- 으응. 그래요. 아... 알겠어요...

 

라고 대답을 했다고 하는데,

큰 외삼촌께서는 어머니의 그런 반응이 제사를 합치는 데 대한 불만으로 생각하셨나 보다고 어머니께선 얘기하시더군요.

 

그렇게 있다가 외할아버지 제사를 지내고 며칠 안 지나 다시 꿈 속에 외할머니께서 나타나셨다고 합니다.

 

지금 집으로 개축하기 전의 옛날 집, 그 부엌 한 구석에 외할머니께서 들어오셔서 앉으시더랍니다.

그러고는 하는 말.

 

- 밥 좀 줘 - 배고프다.

 

어머니는 놀라서, 밥을 못 드셨냐고 걱정스레 물었다고.

 

- 몰라.. 배가 고프다. 밥이나 좀 도고 -

 

뭔가 화난 듯 말하시던 외할머니께서는 이어서 ,

큰 애 집에 가서 밥먹기 싫다. 거기 밥 먹기 싫다. 거기 밥 맛없다. 라고 하시더라고...;;;;

 

작은 외숙모네랑 그 이후 연락이 되었는데 외숙모네 꿈에도 나타났다고 합니다.

거기서 밥 좀 얻어 먹으면 안되냐고...

 

큰 외숙모에게는 말하지 않고 그냥 작은 외숙모네 집에서 기제사는 지내기로 했다고 합니다.

물론 큰 외삼촌이 제사지내는 비용은 보내주시기로 하고 말이죠.

 

어머니의 꿈은 잘 들어맞고 신통한 데가 있어서 영 아니라고 하기는 좀 그렇구요,

어머니의 부연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사는 정성이라고 하시네요. ^ ^;;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차리면 귀신도 그걸 안다고 -ㅎㅎ

 

평소 귀신의 존재에 대해 완전히 믿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정하는 것도 아니지만요,

이왕에 하는 것, 정성을 들여서 자손들의 행운과 평안을 비는 마음이긴 합니다.

 

여러분들은 제삿상을 차리면 정말로 조상님들이 와서 먹고 간다고 믿으시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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