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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아딸라의 에세이

[대화] 문학을 분석한다는 건 언어와 사람을 분석하는 거??

어젯 밤 와인바에서의 여흥이 식지 않아서 집으로 돌아온 뒤,

그 이와 나는 다시 우리 집 식탁 위에 와인에 치즈를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와인잔을 기울이며 치즈를 만지작거리며 나눈 대화들  -

푸른 색 글자는 그이의 말, 나머지는 아딸라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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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 낸 사람은 어떻게 알아낸 걸까??

 

우연히 알아냈겠지,뭐.

 

옛날엔 저장고도 없는데 안정적으로 단백질을 공급받기에 치즈는 정말 좋은 식품이었을거야. 고기섭취가 힘든 어느 종족은 굼벵이같은 걸 구워먹는다고도 하잖아. 사람몸은 단백질을 먹게끔 저절로 끌어당기는 본능이 있나봐.....

 

그럼 버터는 뭐지??

 

버터는 지방.....우유에서 뽑아낸 지방이고 치즈는 유단백.. 우유에서 뽑아 낸 단백질덩어리인 거지.

 

이 마가린은.....?? 몸에 나쁜 건가??

 

별로 좋은 건 없을 듯 한데?? 빵에도 버터쓰면 가격은 비싸게 치더라도 마가린보다는 몸에 낫다고 하잖아.. 그래도 여기 보니까 식물성이라고 적혀 있긴 해..

 

식물성이면 뭐하나?? 팜유라는 거 식물성인데도 몸에 안 좋은 거라며?? 라면도 식물성 팜유라고 선전하던데 그거 안 좋은 거라메?

 

응...... 우리 중 고등학교 가정시간에 배울 때 그런 거 있었잖아. 식물성 기름 중에서 유일하게 식물성이면서도 동물성의 성질을 가진 것이 야자유라고. 그거 시험에 맨날 나와서 달달 외웠던 건데.

 

야자유가 팜유인가??

 

몰겠는데  - 커피 프리마도 순식물성 유지인 야자유를 썼다고 막 선전하던데 좀 웃기지 않아?? 그게 식물성인데도 동물성의 성질이라고 하는 기름인데.

 

가만... 핸드폰 사전으로 한번 찾아보자...................아.......여기 있네........

 

P A L M  - 야 자 수 잎.......... 이라고 되어 있네. 근데 옆에 단어 옆에 조그맣게 2 라고 덧붙여져 있어.

 

그건?? 그게 두 번째 단어 의미라는 거잖아.

 

글치. 1번의 의미는.......손바닥   - 팜이라는 거.

 

응...단어의 의미가 여러 개 일 때는 그거 여러 의미가 있는 건뎅... 아마 야자수 이파리의 모양이 손바닥 모양이라서 그런 의미가 파생된 건 아닐까??

 

뭐, 그럴 수도 -

 

각 나라의 사전을 찾아 보면 말이지 , 단어의 의미가 여러 개인데 어떨 때 보면 전혀 상관없는 의미들이 한 단어 아래에 있는 경우가 있어. 그걸 연구해보면 그 민족의 숨겨진 민족성도 알 수 있고 문화적 배경도 이해할 수 있고 뭐 그럴 때가 많아.

 

 

그리고 문학작품을 읽을 때 말이지, 우리는 외국어니까 별 생각없이 읽고 지나갈 때도 있는데 한 단어가 그렇게 여러 의미로 쓰이고 있는 경우에, 그 단어가 앞으로 나올 사건의 복선을 내포할 때도 있고 주인공 심리를 이해하는 데 열쇠가 될 때도 있고 그래.  문학 분석 논문에서 그런 걸 쓰고 그러지.

 

보봐리 부인의 머리 속에 거품이 생기고 파도가 오고 안개가 끼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풀어내려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되거든.

 

 

 

작가가 별 생각없이 적었는데 괜히 분석하는 사람이 의미부여를 해서 그런 건 아니고??

간단한 건데 괜히 복잡하게 만드는 그런 거 아냐??

 

물론 그럴 수도 있긴 한데 - 대부분 그렇지는 않아.

 

작가가 그 작품을 완성하는 데 총 몇 년이 걸렸는지를 보고 오래 걸렸을 경우에 그 부분을 적는 데 얼마만큼 단어선택을 얼마만큼 신중하게 적었는가 예상해볼 수 있지. 그리고, 당시 작가가 일기나 지인에게 보낸 편지등으로 그 작품을 어느 정도 완성시켰던 상태인지 유추해볼 수도 있어.

 

플로베르는 서너줄 적는 데 대략 일주일 정도 걸렸다고 하니.... 생각을 많이 하면서 적은 작가야. 때문에 한바닥 갖고 논문을 하나 적을 수도 있을만큼 정교한 편이지.

 

 

 

또..... 여러 사료들로 분석해 보면 당시 그 작가가 어떤 책들을 읽고 있었는지도 알 수 있는데 그것들이 분석자료가 되는 경우도 있어. 예를 들면, 그리스 로마신화 분석책을 읽었다라든지 고대 신화에 관한 글, 어떤 철학서, 다른 작가의 수필등을 읽었다...라는 자료를 알고 나서 작품을 보게 되면 말이지, 그 작품 속에 쓰이는 신화적 상징어를 그 작가가 보통 사람들이 아는 그런 좁은 폭으로 적용하진 않았으리라는 걸 알 수 있지.

 

그 단어나 상징체의 복잡한 배경등도 다 이해하고 적었다는 게 되잖아. 그리고 작품의 표현등이 당시 작가가 읽었던 작품들의 표현과 겹쳐지는 부분이 있으면 무얼 표현하고 싶었던 건지도 추측할 수 있고.

 

대부분은 작가가 아무 생각없이 단어 하나라도 선정하지는 않는다는 거야.

 

단어의 여러 의미들을 알려면 사전학의 기초상식정도를 알면 도움이 되고 - 또.... 의미론을 좀 알면 좋고 - 또 의미론을 알고 그것과 연관된 철학도 조금 공부하면 문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고심해서 오래 쓰는 사람도 있지만  금방 적는 사람도 있잖아??

 

그렇지... 그런 경우에는 의도해서 글을 적었다기 보다.....- 그렇더라도 위대한 작가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을 들여 작품을 적어 - 그 사람 속에 내재된 여러 가지를 우리가 분석해야 되는데  예를 들면, 작가의 성장 배경이라든가 그 당시 작가가 처해있는 상황들 이런 것들을 알아야 되는 거지.

 

작가의 어린 시절을 아는 것이  작품 분석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고,  당시 작가가 처해있던 상황들을 아는 것도 도움이 되지. 오래된 자료들을 살펴보면 그 작가가 당시 어떤 사교모임에 자주 나갔는지, 누구랑 교류를 맺었는지도 알 수 있고, 또 어느 날 누구랑 무슨 일로 싸웠는지도 나와. 그 사람의 마음에 깊은 자취를 남긴 사건들은 그 때 작가가 작품 집필 중이라면 보이지 않게 그 안에 녹아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거든.

 

정치적 사건에 연루된 경우도 있고 사건을 일으켜서 감옥에 들어가는 일도 있고, 실연당했거나 스캔들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

 

만약 작가가 당시 작품을 집필하기 전에 이런 큰 사건을 겪었다면 새로운 작품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만약 밝은 작품을 집필하다가 무거운 일의 가운데에 있게 되는 경우는 집필을 멈추고  시간의 공백을 갖게 되는 일도 있고..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지.

 

이런 여러 가지 일들로 문학분석을 하게 될 때는 심리학, 정신 분석학 입문서 정도가 도움이 될 때도 있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읽었던 것이 지금 세상사는 데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고.....프로이드나 융의 정신분석학 책을 읽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사용한 한 단어가 그 발화자의 무의식상태를 어떻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주는지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거든.

 

등장인물들의 행동들에 있어서 작가가 주변 배경상황만 설명해주고 넘어가는 부분에 있어서 이런 정신분석학적인 분석들이 등장인물들간의 갈등구조가

어떤 식으로 얽혀지게 되는지 정확하게 뚫고 볼 수 있게 도와줘.

 

아항........

 

 

 

과학의 세계만큼이나 문학의 세계도 넓고 깊다는 거  - 인정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