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솔직하고 담백
꽃미남 배우 강동원(26)이 영화 ‘M’(25일 개봉)으로 관객과 만난다. ‘형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으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밞아본 그는 ‘M’에서 첫사랑을 좇는 천재작가 한민우로 등장한다. 이명세 감독과 집요하게 첫사랑에 파고든 강동원이 말하는 두 가지 M.
Mistery
“놀아보자”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캐릭터고 스토리라 생각했다. 매 장면마다 다른 모습을 줄 수 있도록 ‘놀아보자’고 결심했다. ‘M’은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서 굳이 정의하자면 더 헛갈릴 수 있는 영화다. ‘형사’가 실험적이었다면 ‘M’은 그걸 토대로 진보한 작품이라 ‘형사’보다 친절한 영화다. 흥행? 감독님은 신경 쓰이시겠지만(웃음) 솔직히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내 연기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지 몰라도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좀 더 자유롭게 오버하지 않도록”
영화에서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내 해석대로 연기하되, 감정의 과잉은 철저하게 막았다. 난 작품을 할 때마다 엄청 준비하고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그게 틀어지면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니까. 클로즈업 땐 감정을 빼려고 했고, 풀 샷일 땐 무조건 동적으로 연기했다.
“감독님과는 찰떡궁합”
신기하게 잘 맞는다. 감독님이 “그거 있잖아 이렇게 한번 해봐”라고 하면 구체적인 설명 없이도 알아듣는 수준이다. 배우로서 감독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다는 건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 ‘이명세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호칭에 대해선 싫어할 이유가 없다. 감독님한테 갇혀 있다는 느낌? 전혀!
“공효진·이연희에 고마워”
공효진씨는 1년 전쯤부터 친하게 지내다 이번 영화에서 만났다. 효진씨가 맡은 민우의 여자친구 역은 튀지않으면서도 존재감이 있어야 하기에 어려운 연기였는데 너무 잘해줘 고맙다. 덕분에 내가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 신인인 연희씨한텐 미안하다. 이것저것 돌봐줬어야 했는데 내 코가 석 자라 챙기지 못한 것 같다.
Man’s Life
첫 사랑: 남자는 여자보다 첫사랑을 추억하는 빈도가 높고, 집착한다. 반면 나는 첫 사랑의 향수가 없다. 현재 혹은 미래의 사랑이 중요할 뿐이다.
나이: 나이 먹는 걸 개의치 않는다. 이제 시작이라 60세까지는 치열하게 일하며 살 것이다.(워낙 체력이 좋다!) 그 뒤에는 취미로 일하겠지.
실험: 힘들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좋다. 안전한 거는 내가 견디지 못한다. 물론 실험을 하면서도 정도는 지킨다. 내가 독립영화 감독도 아니고 대중과 호흡하는 배우니까 경계를 살짝살짝 넘나들고 싶을 뿐이다.
인(人)라인: 원빈 형이랑 정준 형. 한때 인간관계를 넓혀본 적이 있었는데 감당이 안 되더라. 죄송한 일들만 생겨서 나중에 다 정리하게 됐다.
저항: 적이 있는 게 자극이 되고, 투지를 불태우게 되지 않나? 몇 해에 걸쳐 모 스포츠지의 한 영화담당 기자와 껄끄럽게 지내고 있다. ‘형사’ 때 악성기사가 연이어 나왔다. 억울해서 그와 타협하지 않았다. 여장부 스타일의 어머니를 닮아서인지 타협을 잘 못한다.
한국: 갈 길이 먼 나에게 한국은 할 수 있는 게 많은 나라다. 묶여 있는 부분이 많아서 재미나고 좋다. 다음은 ‘맨 인 블랙’과 같은 웰메이드 코미디를 하고 싶다. 사소한 것에 엄청 울고, 웃는 편이다.
영감: 자연, 세트, 무엇보다 사람에게 가장 큰 영감을 얻는다. 그들의 특징적인 말투, 눈빛, 제스처를 흉내 내곤 한다. 가슴에 담아뒀다가 연기할 때 써먹으려고 하나 보다. 직업병이다. 후후.
강동원: 고교시절, 창 밖만 멍하니 내다보고 있어서 국어 선생님이 “동원이는 꿈꾸는 소년”이라고 놀리셨다. 공상을 많이 한다. 과거는 잘 까먹고, 현실과 미래를 즐긴다. 철딱서니 없는 구석이 많다. 영원히 철들지 않았으면 한다.
담배: 지난해 9월 후두염을 앓은 이후 끊었다. 군것질이 심해져 5kg이 불었으나 다시 뺐다.
감독: 내가 연출을 하면 많은 사람을 괴롭힐 것 같다. 흥미 없다. 대신 잠들기 전에 드는 느낌 혹은 공상을 단편으로 표현해 보면 재미나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