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고 싶은’이 아닌, ‘갖고 싶은 남자친구’ ‘가장 아름다운 메트로섹슈얼’ ‘2005년을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 배우’ 등 각종 설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남자, 강동원. 10대 소녀부터 40대 아줌마까지 강동원을 향한 흠모는 가히 폭발적이다. 왜! 왜! 왜! 강동원인가.
현재 싸이월드에선 강동원의 사진 모자이크와 CF 모음집이 돌고 있다. 그가 헤드폰을 끼고 건들거리며 콧소리 내며 부른 KTF CF 삽입 음악은 휴대폰 컬러링 인기 순위에 올라 있고, 대형 음반매장에선 그의 얼굴이 크게 찍힌 드라마 ‘매직’ O.S.T 포스터를 떼어가는 소녀들 때문에, 직원들이 그걸 다시 붙이느라 애먹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늑대의 유혹’을 상영하는 극장에선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어둠 사이로 영화 중간에 번쩍번쩍, 찰칵찰칵. 철없는 10대들이 스크린에 비친 그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댄 것. 하긴 전혀 몰지각하지 않은 다 큰 어른도 스크린을 가득 메운 그를 보면 문득 문득 휴대폰을 꺼내고 싶은 욕구를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는 인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 회원수에서도 얼마 전 권상우를 제치고 킹에 등극했다. 다음 카페에 개설된 그의 공식 카페 ‘프리트 보이’가 9월 초 33만 명을 넘어선 것. 강동원의 매니지먼트사 THE MAN의 실장은 물밀듯 들어오는 CF와 드라마 제의 때문에 휴대폰에 불이 날 지경이라고.
자, 이만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불고 있는 강동원 열풍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관객 3백만 명을 돌파한 ‘어린 신부’의 문근영이 상반기 신드롬을 몰고 왔다면 하반기 신드롬의 주인공은 단연 강동원이다. 10대뿐만이 아니라 40대의 아줌마들까지 삼삼오오’늑대의 유혹’을 관람했을 정도로, 그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배두나와 함께 출연한 드라마 데뷔작 ‘위풍당당 그녀’에서의 순진한 시골 의사 총각, ‘1퍼센트의 어떤 것’의 성질 괴팍한 재벌 2세와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의 어리버리한 약사 총각. 어리버리와 카리스마를 시소 타듯 수직 상승하던 그의 인기는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정점을 쳤다.
터프한 반항아 반해성과 귀여운 꽃미남 정태성의 대결. 한 여자를 둔 두 킹카의 대결 구도를 그린 귀여니의 소설을 영화화한 ‘늑대의 유혹’의 승자는 결국 강동원이 되었다. 영화 속 한경을 차지한 것은 반해성(조한선)이지만, 모든 여자 관객의 마음을 차지한 것은 강동원이니까. 비슷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늑대의 유혹’에선 조한선보다 강동원의 클로즈업 신이 많았다. 영화 속에선 연적이자 라이벌이며, 현실에선 가장 친한 친구라는 조한선조차 강동원에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향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비 오는 날 강동원이 이청아의 우산 속으로 들어올 때 소녀들의 함성으로 영화관은 순간,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큰 눈 가득 고인 눈물을 주르륵 떨어뜨릴 땐 소녀들의 가슴은 무너져내렸다.
‘늑대의 유혹’의 정태성과 사랑에 빠진 이들은 지금 TV 앞에 앉아 드라마 ‘매직’을 보고 있다. 또 하나의 신드롬을 남긴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의 바통을 넘겨 받기에 강동원이 결코 모자라지 않은 상대라는 SBS측의 판단은, 드라마가 어느 정도 진행돼봐야 알겠지만 4회까지 방영된 현재로서는 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강동원은 승승장구할 것이다. 그의 연기는 일취월장했고, 불우한 가정사로 비뚤어진 욕망을 가진, 차강재는 어두우면서도 로맨틱하고, 냉정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이기 때문.
왜 강동원인가
애어른 할 것 없이 우리나라 모든 여자들은 왜 그에게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그는 순정만화 속 캐릭터처럼 로맨틱하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도니스처럼 신비스럽고, 피노키오의 마을 뒷골목에서 뛰놀던 소년처럼 동화적이다. 이런 비현실적인 이미지는 성인 여자들의 소녀 콤플렉스 같은 달콤한 판타지를 부추긴다. 그러나 그의 매력을 ‘그저 예쁘다’ ‘아름답다’로 설명할 수는 없다. 마치 그의 얼굴을 반으로 나누면 전혀 다른 강동원이 되는 것처럼. 그의 매력은 전혀 상반되는 것들에서 비롯된다. 그의 눈엔 한쪽에만 쌍꺼풀이 있다. 쌍꺼풀이 있는 눈과 없는 눈은 매우 다른 이미지다. 전자는 순수한 소년의 것이고, 후자는 차갑고 매서운 남자의 것이다. 순정만화에서 뛰쳐나온 것처럼 로맨틱하고 비현실적이지만 사슴 같이 맑은 눈은 종종 냉혈한의 것처럼 차갑고 예리해 보인다. 수줍은 듯한 얼굴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미소를 지을 땐 천상 개구쟁이 소년 같지만, 낮은 톤으로 비아냥거리며 툭툭 말할 땐, B형 특유의 성깔이 느껴진다. 남자답지 않으나 남자 같고, 사랑스러운 얼굴이지만 종종 제멋대로이고, 어리버리하지만 함부로 다룰 수 없는, 알 수 없는 매력.
미소년의 얼굴에 남자의 몸을 가진 메트로섹슈얼의 대표주자라지만, 남성다운 근육이 돋보일 정도는 아니어서 오히려 보호 본능과 모성애를 자극한다. 약간 말라 보이는 몸은 요즈음 브라운관에 나오는 젊은 남자 탤런트 중에서 옷발이 잘 서는 남자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세련된 룩을 보여주기에 적당하다. 아무 옷이나 입어도 척척 잘 어울리는 것은 그가 패션지 모델 출신이란 것에 연유한다.
강동원의 가능성
사실 모델 활동을 하던 여러 해 전부터 그를 봐온 에디터들은 경상도 사투리로 느릿느릿 말하는 그가 과연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심했다. 하지만 그의 연기의 출발점은 다른 어떤 모델 출신의 연기자보다 순조로웠다. PD의 배려로 극중에서 원래 시골 총각으로 설정되어 그의 사투리는 자연스럽게 무마되었다. 틈만 나면 연기 연습에 몰두한 결과, ‘매직’에서는 과연 그가 진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강동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촌스러운 억양의 목소리는 사라졌다. 물론 약간의 어색함이 남아 있지만 그것은 강동원 특유의 톤으로 듣기에 벅찰 정도는 아니다.
‘늑대의 유혹’과 ‘매직’에서 보여준 예상외의 연기력으로 요즈음 그에게는 에로와 공포 장르만 빼고 멜로·액션·스릴러 등 거의 전 장르의 영화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찍기 전까진 로맨틱 코미디가 강세를 이루던 것에 비하면, 그의 배우로서의 가능성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임이 분명하다.
행복한 러브콜은 국내 시장을 넘어 이웃 일본에서도 빗발치고 있다.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의 방영으로 일본의 각종 매체는 앞다투어 강동원의 프로필과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일본 매체로부터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요청이 하루에도 몇 건씩 쇄도하고 있다.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지난 3월, 미니멈 개런티 10만 달러에 이미 일본에 팔렸고, ‘늑대의 유혹’도 일본의 씨네콰논과 판매 계약이 확정되어, 내년 초엔 그의 영화 두 편이 나란히 일본에서 개봉한다. 그는 사실, 일본에 혼자 여행을 갔을 때도 그를 모르던 연예 관계자로부터 연예인 제의를 받았을 정도로 일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외모와 감성을 지녔다.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얼굴과 근육 없이 가녀린 몸은 한마디로 니폰 필인 것.
요즈음 일본 열도에서의 한류 열풍의 분위기를 보아, 그는 머지않아 욘사마를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지 않을까 예상된다.
어떤 스타든 그들을 따르는 마니아 그룹이 늘 있었지만, 이렇게 폭넓은 인기를 누린 스타는 거의 없었다. 강동원 신드롬이 그저 반짝 하는 것으로 끝날지, 고래 심줄처럼 질기게 갈지는 알 수 없다. 그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지켜본 지인들의 마음이야 그의 성공이 집 나간 동생이 금의환향한 것마냥 기쁘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생이 인기 많아졌다고, 친구도 몰라보는 싸늘하고 인정 없는 스타로 멀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우리나라 모든 여자들이 선망하는 스타가 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일산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고, 아디다스 운동화 모으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만인의 남자친구, 개구쟁이 꽃미남 강동원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겠지만 말이다.
글 기자 : 여하연
'★ 강동원 > 강동원·artic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동원] 2003년 6월 Vogue Korea : Fashion of Him (0) | 2007.04.16 |
---|---|
[강동원] 앙앙 -2003/7월 강동원이라는 우성인자.내겐 너무 예쁜당신 (0) | 2007.04.16 |
[강동원] 200307 인터넷웹진 인터뷰 (0) | 2007.04.09 |
[강동원] 필름 20 영화 M관련 기사 (0) | 2007.04.03 |
[강동원] My hair style is..(지큐 2002) (0) | 2007.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