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준비를 마친다.
이제 촬영만 하면 된다.
스튜디오 문이 열리며 키 크고 마른 잘 생긴 청년이 들어온다.
손가락이 멋지다. 나도 저런 손가락을 갖고 싶었는데.
장난기 어린 말투를 들으며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된다.
흰 솜에 파묻힌 강동원을 스튜디오 천장의 작은 구멍으로 본다.
이마엔 땀이 계속해서 흐른다.
스스로 흠칫 놀란다. 감겼던 눈이 스르르 풀리며 나를 본다.
하마터면 카메라를 놓칠 뻔 했다.
영화 <형사>의 '슬픈 눈'.
그의 슬픈 눈을 나는 보았다.
지금 다시 영화 촬영이 한창인 배우 강동원.
배우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과 만나면서 비로소 숨을 쉬고
씨네21의 사진은 독자와 만나야만 비로소 호흡을 시작한다.
관객들과 호흡하며 얘기하는 그를 기다린다.
그의 눈이 눈 속에 있다.
[씨네21] 형사 때 씨네사진팀장 손홍주님의 표지촬영후기 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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