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지난 주말이다.
아침 일찌기 도착한 울산 KTX 역내의 모습 -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아침이었다. 위 사진 속 모습을 보고 '다섯 손가락'의 어떠한 노래가 떠오른다면 어쩜 당신은 나랑 조금 통하는 데가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 곳 울산에서 서울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 10여분 남짓. 촉촉한 아침 공기, 레일 사이 바닥은 점점 젖어들고 있었다. 혼자 먼 길을 떠나는 나는 쿠션감이 좋은 플랫 구두를 신고 조금 짧지만 편한 스커트를 입었다. 빗물이 묻은 우산을 탈탈 털어 숄더 가방의 포켓에 꽂았다. 주변을 돌아보았다. 나처럼 혼자 길을 떠나는 이들, 둘 셋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중년의 수트차림 남자들, 큰 트렁크 가방을 어깨에 매거나 하드캐리어를 옆에 세워 두거나 한 모습들, 각양각색이다. 위 사진을 찍고 3분 뒤 기차가 굉음을 내며 미끄러져 들어왔다. 머리카락이 사정없이 날리고 나는 순간 눈을 감아 버렸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지 어리둥절한 표정. 벌떡 일어나 독서등을 켜고 방향을 조절해 주었다. 금새 번지는 미소. 어눌한 "고맙습니다"의 화답. 둥.. .대구 - 동-대-구-? 예스, 예스~!!! 동대구~!!!
런치 박스 포 피크닉 - (Lunchbox for picnic) .
아이 러브 잇 -
아이 워즈 인 서울 포 5 데이즈. 아이 고 경복궁 - 아하~!!! 올도우 아이 엠 코리안, 아이 해븐트 빈 데얼. 경복궁. (가슴 앞에서 손으로 엑스자 표시를 하는 게 중요, 고개도 절레절레 ) 오오~!! 신기해하면서 복도 옆 남편에게 말을 전한다. 이 사람, 한국사람인데도 거기 안 가 봤대요. 하하하~~ 스트롱 윈드 - ?? 눈치를 보니 못 알아 듣는다. 전자 사전을 내밀어 주길래 '강풍 주의보'라고 두드려봤지만 그런 단어는 없나보다. 난감한 표정으로 있다가 특단의 행동. 휘이이이이이이~~~ 휘이이이이이~~~~
동-대-구- 해-장-국-먹-꼬-시-포-요- 동대구가서 해장국을 먹고 싶다고? 그걸 먹을려고 중국에서 여기까지 왔나? 아... 가만... 웨얼 아 유 프롬? 차이나? 오얼.... 타이완? 아.. 차이나. 상하이.
KTX 이번 호 안에서 선지국과 해장국만 40년간 해 온 할머니 이야기가 있던 걸 기억해내고 그 페이지를 찾아서 보여주었다. 이게 해장국. 이 할머니 40년간 이걸 만들었어요.
오오~!!!!!!! 디스 이즈 베리 칩. 칩 푸드. 온리 6000~7000 원.
후 니드 하스피털? 오. 노 - 대구시 차원에서 이런 홍보물들이 건너 간 듯 - 적극성에 감탄, 대단 - 즐거운 여행 되세요. 행운을 빌어요 - 부인이 전자사전을 두드리더니 내게 보여준다.
중국판 강호동 아버지께서도 내리면서 잠깐 내 쪽을 향해 목례를 건넸다. 그 아버지의 판박이 미니형 아들도 내 쪽을 보더니 쭈삣쭈삣 뭔가 액션을 취하려다 포기하고 뒤따라 갔다. 집에 도착해 뉴스란을 검색하다가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어떤 이유로? 일본 쪽으로 가려던 관광객들이 이리로 빠진 것? 2시간 가량 오버된 표정과 바디 랭귀지로 대화를 나누었던 신비한 체험을 아들에게 얘기해주었더니 재미있어 죽을려고 한다. 특히 휘이이이이이~~에서 - 그건 다시 생각해도 이전에는 없었고 앞으로도 그리 흔하지 않을 신기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챙길 것이 많은 5월이네요. 다들 무사히, 즐겁게 오월 보내시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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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폴더는 C:windows폴더 --> fonts(글꼴)폴더안에 붙여넣기.
설치 후에 간혹, 글자가 흐릿하게 잘 안보이시는 분들은 디스플레이 설정을 약간 손대야 합니다.(대부분 XP)
방법은 바탕화면 - 우클릭 - 속성(맨밑에거) - 화면배색(위에 메뉴) - 효과
두번째. 항목인 화면 글꼴의 가장자리를 다듬는 데 다음 방법 사용 에 체크한 후
ClearType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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