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딸라의 베트남 캄보디아 여행기 22
하롱베이 선상관광 2코스 - 항루원
오늘은 영상 먼저 - 2분 30초의 긴 영상이다.
이 곳은 아시다시피 ^ ^;; 베트남 하롱베이다. 우리는 선상 관광중이다. 30분 정도 배를 타던 중 1인당 20달러씩의
옵션비를 지불한 뒤 쾌속정으로 바꿔 타고 이동하게 되었다. 몇몇은 무섭다며 이 코스를
제끼고 일행들을 기다리며 배에 남았다.
영상 속 코스들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맨 먼저 쾌속정을 타고 어디론가로 이동한다.
그 다음 노젓는 무동력 배로 갈아탄다. 노를 저으면서 아주 나즈막한 바위 틈새로 들어가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면 신세계가 나타난다. 너무 조용해서 이 지구 위가 아니라 어느 먼 우주 귀퉁이로 공간 이동해 있는 것이
아닐까 신비로운 곳. 찰팍 찰팍~~ 노 저으며 물살을 돔방치는 소리 밖에 들리지가 않는다. 장난꾸러기같은 몇 아저씨들이
어어어어~~~ 하고 그 고요함을 깨트려 보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지만 이내 소리를 먹어 버리는 이 물색 블랙 홀 속으로 다시 침잠.
동력배는 출입금지라고 들어오는 바위 옆에 그림이 그려져 있기도 했지만, 모터 소리가 요란했더라면 송구스러울 뻔 했다.
그만큼 이 곳은 절대 고요의 세상이었고 인간 세상과는 동떨어진 듯한 곳이었다. 고개를 들어 사방 절벽들이 하늘과 맞닿는 곳까지
시선을 맞추자니 올려다 보는 목이 뻐근할 정도로 높다. 꺅꺅 - 소리가 들려 눈 앞 바위를 보니 거기가 원숭이 섬이다. 바위 틈을 뚫고 나온
나무들도 신기하지만 그 나무에 매달려 자기들만의 낙원을 즐기고 있는 원숭이들도 신기하다. 여기는 어디??
항 루 원
우리는 장장 5시간의 뱃놀이를 즐겼다. 나룻배로 갈아타서 신선들이 노닐 것 같은 항루원도 나들이했고,
싱싱한 해산물로 선상파티도 했다. 옛날 조선 시대 (성균관 스캔들에도 나오는) 양반들의 뱃놀이에는
가인들이 있었고 노래의 풍류가 있었다. 그렇다면, 하롱베이 뱃놀이에는 뭐가 필요할까? 아름다운 미인들은
아쉽게도 눈에 띄지를 않았고, 노래방 반주로 틀어주던 트롯트는 우리의 만류로 5분 천하가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12월의 하롱베이 뱃놀이에 꼭 필요한 것은 -
파카가 아닐까 한다 - 구스다운(goose down) - 혹은 덕다운(duck down) 도 좋으리 -
저기가 유명한 키스 바위이다. 이름도 참 잘도 갖다 붙였지 - 키스 바위라니 -
뭐든 에로티시즘과 연관된 것은 절대 잊혀지지 않고 이슈도 잘 된다. 이건 광고학에서도 써 먹는 것.
딱 입을 붙인 것이 아니라 입을 맞추기 직전이니 더 긴장감있다.
이 곳을 배경으로 배 안에 탔던 모든 커플들이 쌍쌍으로 나와서 기념 사진을 한 장씩 박았다.
알바로 나왔던 베트남 처녀의 수고비가 여기서 다 나왔다. 난.... 남편이 멀리 있는 고로 애들이랑 찍었다.
나중에 너거들 커서 아빠랑 다시 여기 오자... 라는 약속과 함께 -
1인당 30달러씩을 내고 가두리 양식장에서 해산물을 구입해서 선상파티를 할 차례 -
몇 군데를 들렀다가 겨우 여기서 해산물들을 살 수가 있었다. 전날 밤 늦게 도착을 해서 아침 출발을 늦게 했더니
먼저 관광을 시작했던 중국 관광팀들이 아주 싹쓸이를 해 갔다. 1시 반쯤에 식사를 하는 우리 팀에게까지 남은
해산물들은 없었다. 겨우 마지막에 들렀던 이 곳에서 다소나마 어렵사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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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 전 사전 정보에서 이곳은 분명 가을날씨 정도라고 했는데 체감 온도는 조금 더 낮게 느껴졌다.
아마 그 앞 캄보디아에서 워낙 더운 날씨였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바람에 그리 느껴지는 듯도 했다.
감기 기운이 있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하늘색 점퍼의 여대생 엄마도 감기약을 먹고 있었고, 그 옆 네이비색 후드 점퍼를
입은 분이 '오빠 벗어'의 (14편 참조 : 마사지의 추억) 의 부인되시는 분. 그 분도 컨디션이 안 좋아 두통약을
먹고 있었다. 감기가 오니 소화도 잘 안되서 체증도 있다 했다. 우리 둘째도 아침에 일어나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휴대용 가방 안에 감기약, 소화제, 진통제등을 골고루 싸 가지고 나왔었다.
흥정을 끝낸 뒤 담고 있다.
뜰채로 해산물들을 건져 내고 있다.
중간에 하얀 점퍼를 입고 있는 이가 베트남 현지인 가이드 '기봉' 씨이다. 말쑥하게 잘 생겼다. ^ ^
이 곳 관광법에는 관광 가이드 팀중에 반드시 자국인들을 넣도록 되어 있다.
이 나라 최고 레벨 대학의 최고 학과는 한국어학과이고 기봉씨는 그곳을 졸업한 이 나라의 수재이다.
한국어과를 졸업해서 한국인 관광 가이드로 취직을 하면 다른 일반 회사에 취직한 사람의 월급 3배를 초봉으로 받게 된다.
예전 우리나라에서 S 대 법대를 입학하면 그 사람의 고향 마을 어귀에 플랭카드가 붙었다.
기봉씨가 그 대학 한국어학과에 합격했을 때도 그랬다. 그리고, 드디어 관광 가이드로 취직을 하고나서 마을로
금의환향하자 동네 어르신들부터 모두 환영 팻말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기봉씨의 핸드폰에는 수많은
여성들의 번호가 메모리되어 있다고 한다. 베트남의 최고 신랑감이란다. - ^ ^
우리나라 갑오징어같은 거라고 하는데 투명한 반 야광체의 테두리같은 것으로 팔랑거리는 것이 -----.
"외계 생명체 같지 않아요?" 라고 얘기를 하니 -
또 그 MBC 부인이 '와 -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하셨쎄여? @@ 적절하고 기발해요' 라며 신기해한다 -
정말로 내가 하는 말이 창의적인 것인지 잠시 헷갈렸다. 아마도... 감탄과 칭찬, 맞장구가 그 분
친화력의 포인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금 잠깐 해 본다.
그 다음, 해산물로 풍성한 식사를 했는데 사진이 없다. 왜냐면 - 열심히 먹느라고 찍사의 본분을 잠깐 망각했기 때문이다.
말로 때우자면 ㅡ.ㅡ;;; 게들이 작고 오동통하게 생긴 것이 우리나라랑 달랐고 가재도 조금 더 컸다... 회도 물론 있었고,
매운탕에....아... 안되겠다. 그냥 무릎을 꿇겠다. 사진이 없다는 걸 그냥 인정하고 넘어가겠다..
여하튼 - 한 사람당 30달러를 줬는데 우리 세 사람의 해산물 분량이 옆 테이블의 2인분이랑 비슷했다.
좀 더 주세요오....ㅜ 우리 애들은 굉장히 잘 먹는단 말이에요. 벌써 접시가 다 비었잖아요...ㅜ 패밀리 사이즈
피자 2판을 시켜도 5분안에 순삭(순간삭제)시키는 애들이라고요.
라고 구구절절 얘기하지는 않고 ;;; 그냥 조금 더 달라고 했다. 텅 텅 빈 접시를 보고는 놀라서 더 갖다 주긴했는데
회는 없는 듯 했고 새우랑 가재등을 더 갖다 줬다. 아마 중국인들이 다 휩쓸고 난 뒤라서 회를 충분히 못 사 온 게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할 뿐 -
날개 세 개짜리 주황색 선풍기... 아래서는 -
약에 취했던지 우리 둘째가 잠들어 있다. 안경은 곱게 벗어 테이블에 올려두고 넨네~~ 하는 자세로 고이 잠들어 있다.
아기별은 하늘에서 잠들고 ~~ ♬♪
뭐 이런 노래에 맞춰 유치원생들이 율동할 때의 그런 자세이다. 저렇게 자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너무 멀리 떠나와 낯선 곳에서 잠드니 마음이 허했나 보다. 자기 손등이라도 붙여서 잠들어야 할 정도로.
저 파카를 분명히 한국 떠나올 때 공항에서 아빠에게 주고 오라고 했는데 그대로 입고 들어와서 타박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저 파카가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배 위에서 감기 기운으로 잠들어 있는데 옷이라도 든든하지 않았다면
무언가 덮어 줄 것을 찾아 얼마나 마음을 동동거렸을까?
베트남 하롱베이의 절경들 -
사진이 좀 밋밋하지만 - 아름다운 곳, 베트남 하롱베이 -
위의 그 키스 바위를 클로즈업하기 전, 멀리서 보이기 시작할 때의 모습 -
나룻배에 옮겨 탄 뒤 이동하는 모습 - 배에 타신 분이 우리가 들어갈 그 바위틈을 향해 카메라를 맞추고 있다.
들어가는 중 -
들어가기 직전 왼쪽편을 본 모습.
이제 정말 들어간다..ㅡ.ㅡ;; (대체 언제 들어갈거냐..ㅡ.ㅡ;;) 앞에 보이는 것은 우리 나룻배의 노 .
진짜 들어왔다. 들어 온 후, 정면에 보이던 원숭이 암벽
자유롭게 노닐던 원숭이 떼 중의 한 마리 -
그 안에 들어온 다른 팀의 모습.
사진으로는 그 신비한 느낌이 전달이 안 되는 듯 해서 아쉽다.
약 30분간의 항루원 나들이를 마친 뒤 (제일 위의 영상 참조 )
다시 우리 배로 돌아와서 - ;
2층 배 갑판 위에서 주변의 풍광을 구경했다. 베드 벤치도 여러 개 놓여 있었는데 커피 한잔씩을 들고 올라와서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며 이런 저런 상념에 잠긴 시간들 - MP 플레이어도 귓구멍에 꽂고 - 트롯트가 아니라
다른 음악들 - 어떤 거냐고? 내 취향의 다른 것 ~!!! ^ ^
이런 풍경에는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 여러분의 취향은 어떤 건지?
우리 둘째는 다행히 하루가 지나자 말짱해졌다. 아무래도 조금 오버할 정도로 푸근했던 파카 덕분이 아닐까 생각 -
큰 애도 접으면 자루 안에 쏙 들어가는 초경량 파카를 들고 갔었는데 선상 관광할 때 묶음 째로 베개로 쓰기도 하고
꺼내 입기도 했다. 집 떠나 먼 곳으로 갈 때 더운 것도 더운 것이지만 추운 것은 더욱 고달픈 일이다. 더우면 벗으면
되지만 추우면 떨어야 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사기도 쉬운 일은 아니고 빠듯한 단체 여행 중에
따로 옷을 쇼핑할 시간을 내기는 더 어렵다. 게다가 더운 것과 달리 추워서 떨면 바로 몸살이 난다든지 탈이 나서 즐거운
여행을 하기가 힘들다. 애매할 땐 외투를 든든히 챙겨 가야 된다는 사실~!!! 하긴... 마음대로 챙겨가다보면 짐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벼운 가방과 내 욕심 사이에서 항상 갈등하게 되는 것이 여행자의 몫이지만, 애매할 때 외투 한벌은 꼭~!
자... 오전 11시 40분 경에 배를 탄 뒤 항루원을 돌아 보고 난 시각까지가 오후 4 시이다. 장장 4시간 가량을 배를 타고
있었던 것이다. 3천 여개의 섬이 있다는 이 하롱베이는 우리나라 다도해같았다. 같은 듯 각각 다른 모양의 섬들을
꿈꾸는 듯 몽롱하게 구경하던 중에 한 섬이 눈에 들어 왔다. 저 섬에는 꼭대기에 웬 정자같은 것이 있네...??
내 눈이 보살이다. 그 섬이 우리가 잠시 정박해서 산책할 띠똡섬 이었던 것이다.
다음 이야기는 띠똡섬 편이 이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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