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도 역시나 - 큰 아들을 태우고 학교로 데려다 줬습니다. 작은 놈은 혼자 등교준비를 시켜 놓고 -
" 이따가 43분 되면 버스타러 나가야 돼~!! 핸드폰 알람 맞춰 놨지? 저번처럼 또 준비 다 해 놓고 졸다가 버스 놓치지 말고~!!! 응??" 신신당부를 하고는 집을 나섰습니다.
매번 45분쯤에 작은 놈 핸드폰으로 운전중에 확인전화를 하지만, 오늘 아침은 생략했습니다. 설마하니 이제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런 실수를 하겠습니까?
예전엔 큰 놈 데려다 주고 부리나케 집으로 와서 다시 작은 놈을 태우고 학교로 데려다 줬지만, 나흘전부터 등교 버스 하나를 타게 했습니다. 엄마 차타고 학교가는 게 편하다고 했지만 어쩌겠습니까? 제일 많이 실어 나른 날은 제가 운전대 잡고 있는 시간만 하루 동안 120분이 넘더라 이 말입니다.순수 시간만 계산해서 120분이고 사실은 20분, 혹은 30분을 운전한 뒤 다음 운전 시간까지 대기하고 있는 시간이죠. 짜투리 20분이나 30분동안, 다음 운전 시간까지의 틈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많지 않습니다.
저녁 늦은 시각에 등교 버스들이 자주 서는 곳에 나가 기사 아저씨 연락처가 적힌 전단지나 스티커라도 붙은 게 있나 하고 나가 봤지만 신학기가 끝난 즈음이라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찌기, 작은 놈 학교 교복을 입고 학생들이 모여 서 있는 곳을 찾아 버스가 서자 올라타서 물었습니다.
- 이 버스, 학원에서 운영하는 건가요, 기사님의 개인 버스인가요?
그렇게 회비 봉투를 받아들고 돌아 오는 시각과 버스 세우는 위치까지 오후 늦게 직접 확인을 한 뒤 다음 날부터 태우기 시작한 게 어언 닷새 정도 지났습니다.
작은 놈의 등 하교 운전만 내려 놓으니 훨씬 여유로와졌습니다. 어제 그저께는 일부 서랍 안들과 창고, 책장 정리까지 집안 정리를 했습니다.
아, 이야기가 딴 데로 -
오늘 아침, 운전하면서 큰 놈과 차 안에서 나눈 이야기입니다.
어제 학교 교문에서 지각생들을 잡아 두고 있을 때 한 놈이 선생님 눈치를 보면서 자꾸 도망가려 했답니다. 선생님이 머리를 한 대 쥐어 박았는데 그 학생이 눈을 꼴아 보며
- 왜 때려요 - ???!!!
선생님 빡 돌아서 한 대 강력한 어퍼컷을 날렸다고 -
뭐, 이 정도로 때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설마.......?? 이 정도로까지??
그냥 상상해 본 그 다음 결과 의 그림 일 뿐 ;;;
그랬는데 - 그 맞은 학생이 사실... 제가 사는 이 고장에서 가장 큰 나이트와 또 다른 나이트 한 개를 더 가진 사장의 아들이었다고 . 조폭 출신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건 확인할 바 없구요.ㅡ.ㅡ;;
조폭 출신 이라고 하면 과거형 이야기인데 만약 정말로 조폭이었다면 나이트를 운영하는 지금, 주먹 세계와 관계를 끊었다고 하기도 그렇고 , 그냥 '조폭'이다, 아니다 이지 조폭 '출신' 운운하는 건 안 맞다 싶습니다.
그 학생은 운동화도 평소 '구찌'를 신고 다니고 본인 차로 '아우디'가 있다고 합니다. 가끔 시내 나가면 그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그 학생을 만날 때가 있다고 하는군요.
- 설마... 걔 차겠어? 지네 아빠 차겠지. 몰래 몰고 나온 거 아냐??
- 아냐... 걔 아빠 차는 다른 거 있대. 걔 차래.
- 고등학생이 면허도 없는데 무슨 차야??
- 면허는 없는지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건 자기 차래 .
그래.....?? 평소에도 욱하는 성질이 많은 그 학생은 전에도 선배한테 깝쭐거리다가 한 대 맞았다고 .
그리하여 - 쨔잔~~~~!!!
한 대 어퍼컷 선물받은 그 학생의 부모가 다음 날 학교에 항의하러 왔다고 합니다.
뭐..........이 짤은 사실과 별 관련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렇다고 위엣 것들이 사실에 기초한 짤들이라는 건 아니구요... 몽땅 구라 짤들입니다..;;;
-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조폭들 잔뜩 끌고 왔대?
-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지네 엄마가 왔다던데? 애들이 이제 걔 절대 안 건드려야겠다고 하던데?
어떻게 해결이 났건 간에 걔네 집은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듯 ;;; 아무도 그 학생은 건드리지 않을테니까 -
- 엄마....나 턱 돌아갈 만큼 맞았어요....
라고 집에 가서 말했을 그 학생을 상상하며 고른 짤... ㅋ
자... 이야기 정리 -
우리 아들은 당연히 그 학생에 포커스를 둔 이야기를 펼쳤죠. 조폭 아빠를 둔 아들은 학교에서 한 대 맞으면 집에서 지원 사격하러 와 준다. 그 다음부턴 아무도 안 건드린다. 평소 아우디도 몰고 다닐 수 있고 구찌 운동화도 신을 수 있다... 등등~~~
아마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것이 욱하는 성질에 돈이면 다 되고 주먹으로 해결하는 그 세계를 엿보면서 자라지 않았을까 싶구요. 전 그 조폭을 남편으로 둔 마누라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기더군요.
부나방같은 사람들을 보고 생활하는 그 남편은 과연 충실한 가정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까? 어디 세컨드라도 숨겨 두면서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 ;;;
송강호가 나온 영화 중에 그런 것도 있던데 - 보지는 못했구요 - 조폭도 그냥 직장생활일 뿐인 어느 아저씨의 일상요. 집에 돌아 오면 부인에게 잡혀 살고 자식들에게 자기 식대로 애정을 표현하는 좋은 가장이고 밖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조폭일을 충실히 하는 , '조폭일을 직장으로 둔 가장' 말입니다.
그 쪽 세계를 모르니 이런 저런 상상을 해 보고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눈빛은 과연 영화 속에서 보던 그런 이글 아이에 느끼 eye 일지 - ㅎㅎ
상쾌한 아침입니다. 여러분~~
네? 조폭 이야기로 문을 열기엔 너무 상큼한 아침이라구요??
헤헷~~~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들에게 조폭 가장을 둔 가정의 집은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죠 - 수많은 상상거리들 중의 하나~~~ 신기한 세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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