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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여행과 나들이

[여행] 홍도 여행, 홍도에서 잘까, 흑산도에서 잘까?



 

    

 흑산도에는 '듸젤'이 몇개일까??      

 

 

섬으로 여행을 하고 싶다 - 라고 마음을 먹었을 때 사람들은 어떤 걸 기대하는 걸까요?

 

사람들과의 복잡한 관계들을 끊고 잠시 고립된 상태를 즐겨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복잡한

도심을 떠나 자연으로만 완벽하게 둘러 싸여 있어 보고 싶다는 것. 다시 일상으로 돌아 오고 싶은 마음이 한 순간

들더라도 금방 차를 타고 돌아 올 수 없는 공간적 제약으로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이 아닐런지요?

 

홍도와 흑산도는 가깝습니다. 흑산도가 홍도에 비해 조금 더 개발이 되어 있고 숙박이나 식당 등등 편의 시설이 더

나아요. 그럼에도 홍도와 흑산도 쪽으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다들 홍도에 숙소를 정하라고 합니다. 섬 여행의 본래

의미를 생각한다면 말이죠. 조금 더 원시적이고 과거 지향적인 곳.  위락시설이 잘 되어 있고 현대적인 곳으로

관광을 간다면 그건 어떤 의미에서는 잠깐 미래의 세상을 구경하러 가는 것이라 할 때 (선진국의 도시로 해외 여행을

간다면 ) 이런 자연과 좀 더 맞닿은 곳으로 여행을 할 때는 과거로의 여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듸젤' 은 흑산도의 작은 마을 안, 몇 개 안되는 점포들 중 선박 관련 엔진 수리를 해 주는 가게에 적혀 있는 간판의 이름

입니다.  이즈음엔 '디젤' 이라고 하지 '듸젤' 이라고는 잘 하지 않죠. 그런데 홍도 안에서는 어딜 가나 '듸젤' 로 통일되어서

적혀 있었습니다. 가게의 겉 모습이나 '듸젤' 이라는 이름에서 전 '과거로 돌아가는 향수'에 잠깐 잠길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해상 관광 여행 중 찍은 사진인데요, 홍도라는 이름이 붉은 홍자를 쓰는데 바로 저 바위들의 색깔이 붉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혹은 노을이 질 때 이 섬 전체가 붉게 불타는 듯한 모습이 매우 아름다운데 그 모습으로 홍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하네요.

.

.

 

 

아침 7시 50분, 흑산도로 가는 배를 탔던 , 목포 연안 여객 터미널 부터 시작해 볼까요?

 

 

 

 

여행사를 통해 배와 숙소, 식당등을 일체 예약했습니다. 7시 50분에 출발을 했는데 이 곳 , 터미널에는 7시 20분까지 도착했어야 했어요.

터미널 안의 주차장에는 종일 주차가 8천원인데 이미 새벽 5시 전후해서 주차장은 만차가 되어 버렸고 인근의 사설 주차장에 이틀을 주차시켰

습니다. 하루에 만원이라고 하더군요.

 

배이름은 '뉴 골드스타 ' - 여행사 측에서 일반경로석으로 좌석을 끊어놓았더군요. 배삯은 2만 7800 원 -

 

 

 

 

 

떠나는 배 안에서 뒷 쪽 멀어지는 연안 여객 터미널을 향해 사진을 한 방 찍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보아서인지 색이 파랗게 나왔습니다.

 

 

 

 

멀리 보이던 바다 풍경 - 10분 정도는 신기해서 창 밖을 계속 쳐다보지만, 이내 지루해집니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2시간 반이 조금 넘는 여정이니까요.

 

 

 

 

중간에 잠깐 보이던 뭍의 모습입니다. 흑산도는 - 아주~~ 머니까요..

 

 

 

 

흑산도에 도착을 했습니다. 여객선 터미널이죠 -  두어시간 이상이 빈 시간으로 남아서 근처를 돌아 다녔습니다. 바로 옆 건물이 자산문화도서관이었습니다.

그 안에는 섬 안의 어류들과 예전 여기 유배왔었던 정약전 선생에 관한 자료들등이 전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밖을 나와서 본건데 2004년 여름에 여기서

드라마 촬영이 있었더군요. 얼마전 결혼 발표를 한 한지혜이동욱 ,김민종, 권오중 등이 나온 섬마을 선생님 이던가 -? 여기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2004년이면 벌써 6년전, 한지혜도 그 땐 6년만큼 젊었을 때군요 . 아, 세월 빠르다 - 이제 결혼하는 지혜양 -

 

 

 

 

시간이 남아서 마을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부둣길이죠, 여기는 - 이 옆에 세워 둔 트럭은 뒷 꽁무니 등이 한쪽이 부서져 있고 번호판도 달랑달랑~~

그거 달고 다녀도 별 불편함이 없으니 계속 그 상태로 몰고 다니는 거겠죠 . ㅎ

 

 

 

 

마을의 건물들이 다 나즈막하죠? 어촌 마을같은 풍경입니다.

 

 

 

 

왔으니 또 기념사진을 한 방 박고요 - 여객선 터미널 옆에 흑산도로 왔음을 환영하는 대형 돌비석이 세워져 있더군요.

 

 

 

 

 

 

마을을 돌다가 제일 처음 발견한 '듸젤' 가게입니다. 영남 듸젤 -

옆의 전화번호를 보세요. 75 국입니다. 여기도 국번 앞에 2백대숫자를 붙인 건 꽤 되었을 겁니다. 이 가게가 언제 처음 세워졌는지

약간은 짐작이 가시죠? 게다가 저 간판의 글씨체는 프린팅 방식입니다. 시멘트 건물 벽면에 바로 글씨를 찍어낸 - 아주아주 어릴 적 봤던 그런 간판

-  60~7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듸젤 가게라면 다 알음 알음, 단골들이 오는 곳이고 간판이 멋지건 아니건 별 상관은 없을 겁니다.

오히려 주인의 솜씨에 더 신뢰가 가기도 할 것 같네요.

 

 

 

 

 

바닷가라서 그런지 역시 횟집이 많구요 - 간판의 전화번호들을 봐도 다 2백번대입니다.

 

 

가다가 2번째 '듸젤' 을 봤습니다. '듸젤' 이라고 발음하기도 힘드네요. 자판에 원래 '듸' 자라는 게 있긴 한가요?

횽 자는 한글자 중에 없는 글자잖아요.  간판으로 보건대 아까 가게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해에 만들어진 곳 같군요.

 

 

그 오른쪽 부두 풍경입니다. 이끼가 껴 있는 바닥이 눈에 띄네요. 잘못하면 미끄러질 수도 -  차곡차곡 겹쳐지듯 대어진 고깃배들도 눈에 띕니다.

 

 

 

 

여기 PC 방 도 있습니다. 예전 울릉도 가 보니까 피씨방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들어갔더니 신문지 조각이 바닥에 나뒹굴고 - 폐업한 곳이더군요.

유일무이한 피씨방이었는데 말이죠. 설마 저기도 그렇지는 ?? 인터넷 선은 어떻게 들어오는 걸까요??

그 아래 홍어 가게는 디시갤을 많이 해서인지 제 눈에 잠깐 ' 횽어'라고 보였습니다. ;;

 

 

 

 

3번째 듸젤 입니다. 삼천포 듸젤 - 여태 나온 중에 가장 현대적인 간판이네요.  여기 흑산도 전화번호부 책에도 아마 '디젤'이 아니라 '듸젤'로 나와 있지 않을까요?

'듸젤' 로 통일한 듯한 간판들 -

 

 

 

 

4번째 듸젤 입니다. 훈이 듸젤 -

 

간판 모양으로 보건대 위의 '흑산 듸젤' 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곳이 아닐까 합니다.

저 미닫이식 가게 문도 정말 옛스럽습니다.  필리핀 쪽의 가게들이 저런 식으로 예전 미닫이

가게문인 곳이 많더군요. 밤에는 저 위에 슬라브 뚜껑같이 생긴 걸로 막아 놓죠. 유리문이 파손되고

도둑이 들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 문에는 뚜껑 씌울 라인은 안 보이고 - 어떻게 잠그는 걸까요?

 

 

 

 

 

한 바퀴 돌고 해안 끄트머리 쪽에서 본 도로 표지판입니다.

 

 

이렇게 한 바퀴를 돈 뒤에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여행사에서 마련한 식당 밥을 먹었는데 최악이었어요... 갈치탕이라고 나오는데

소금물탕이더군요... 단체밥이 그렇죠, 뭐.  식사를 마친 뒤 버스 관광을 했습니다. 흑산도를 한 바퀴 돌면서 기사 아저씨가 마이크로

자세한 설명을 해 주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안개가 너무 끼어서 바다 아래 기암괴석들도 하나도 보이지도 않고 유명하다는 곳들이 잘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버스가 계획보다 늦게 도착을 하고 2시 50분에 홍도로 떠나는 배 시간에 맞출려다 보니까 여유롭지 못하게 관광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저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피곤했던 데다가 창 밖으로 보이는 것도 잘 없고 해서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ㅜㅠ

 

 

 

이건 버스가 잠깐 산 꼭대기에 있는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에 정차했을 때 그 아래 바다를 찍은 사진입니다.

흑산도에서는 터미널에서도 , 관광품 파는 곳에서도,

어딜 가나 '이미자''흑산도 아가씨'가 울려 퍼졌습니다.

 

 '공식 島歌' 인 모양이었습니다. ^^

 

버스 관광이 끝나자 마자, 2시 50분  홍도가는 배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동양골드 호 - 배삯은 8,300 원. 역시 일반경로석  ㅡ.ㅡ;;

 

홍도의 숙박시설은 크고 번듯한 데는 없습니다. 혹시 에어콘도 없는 그런 데가 아닐까 걱정했지만,

우리 식구 3명이 자기에는 너무너무 넓은 공간이었습니다.  미니 냉장고도 있고, 에어콘, 물론 있구요,

텔레비전에 드라이어기까지 있더군요. 욕실도 넓고 깨끗했구요.  이불과 요, 베개는 4인용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요 , 요를 4개 깔고도 아래,위, 옆으로 여분 공간이 많이 남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요가 널찍하잖아요. 2명도 누울 수 있는 - 그러니까 그 방에 최대 인원이 7명까지도 수용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도착하자 마자 , 짐을 풀고 샤워를 한 뒤 산책을 나섰습니다.

뒷 쪽에 홍도 안에서 유일한 산책로가 있더라구요.

 

 

 

 

산책로를 들어서자 마자 반겨주던 이름모를 큰 꽃. 아열대 지방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국적인 모습이죠?

 

옆에 지나가던 아저씨 한 분이 옆 사람에게 ' 저게 튜울립인가?' 라고 묻는 소리가 크게 들려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를

들키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튜울립...은.... 동화책 삽화에 제일 많이 나오는 꽃이잖아요, 아저씨 - ㅋㅋ

 

 

 

올라 가는 도중에 마을 아래를 내려다 봤습니다. 바다가 햇살에 부서져서 하얗게 보이는군요.

 

 

 

 

 

 

이건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클릭해 보시면 큰 사이즈로 보실 수 있는데요, 마우스롤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보세요. 시야 180도 이상의 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잘 닦여진 곳을 계속 걸어갑니다.

 

 

 

 

한번씩 내려다 본 바다 풍경입니다.

 

 

 

계속 이렇게 길이 닦여져 있어요.

 

 

 

 

먼 바다는 안개에 끼여 있구요 -

 

 

 

 

 

 

 

 

한 바퀴 돈 뒤에 정상으로 향해 만들어진 나무 계단을 올라가려고 했는데 그 산 기슭에 온통 이 노란 꽃이더군요.

나리꽃 과인 것 같았는데 이름은 '원추리 꽃' 이라고 합니다. 여름이면 이 홍도 전체를 덮을 정도로 많이 핀다고.

 

여름엔 노란 원추리꽃, 이른 봄엔 붉은 색 동백꽃 이 섬 전체를 뒤덮는다고 합니다. -

 

이 산책로를 접어 들자 말자 특이한 꽃향이 가득했습니다. 이 꽃향인가 하고 꽃에 코를 대고 맡아 봤지만

이 꽃의 향은 아닌 듯 했구요, 무언가 다른 꽃의 향이 이렇게 강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위에 마을을 내려다

보는 사진에 하얀 꽃들이 보였죠? 그 꽃 향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림같죠?? ^^ 사실 이 홍도는 이 위로 올라가는 이 산책로를 빼고는 돌아 볼만한 데가 없답니다.

 

섬을 동그랗게 한 바퀴 도는 데는 20분이면 홍도 마을 전체 구경이 끝이 나니까요.

 

홍도 주민은 500명이 안되고 가구수가 40여 가구라고 합니다.  실제 바다를 바라보고 둘레를 따라

있는 가게들은 이 가게 주인이 저 가게 주인이기도 하고 다 그렇더라구요.

 

홍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여행 정보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섬 홍도. 신안이라는 이름보다도 더 널리 알려진 홍도는 해마다 수십만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아름다운 섬이다. 총 면적 6.87㎢이며, 동서로 2.4km, 남북으로는 6.4km, 해안선 길이는 20.8km이다. 홍도는 동경 125°12″, 북위 34°41″에 위치하며, 목포항에서 서남쪽으로 115㎞, 흑산도에서는 22㎞ 떨어져 있다. 해질녘에 섬 전체가 붉게 보인다 하여 "홍도"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본섬을 비롯해 20여 개의 부속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누에 모양을 한 홍도는 섬의 2/3를 차지하는 북쪽과 1/3을 차지하는 남쪽이 대목이라는 좁은 바닥으로 이어져 있다. 섬 전체가 홍갈색을 띤 규암질의 바위섬으로 다양한 전설과 기묘한 형상을 간직한 기암, 그리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의 조화가 절묘해서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리우며 물이 맑고 투명하여 바람이 없는 날에는 바다속 10m가 넘게 들여다 보이는데 바다 밑의 신비로운 경관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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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풍란의 자생지인 홍도에는 아름드리 동백 숲과 후박나무, 식나무 등 희귀식물 540여종과 231종의 동물 및 곤충이 서식하고 있어 섬 전역이 천연기념물 제170호(1965. 4.7), 다도해해상국립공원(1981년)으로 지정되었다. 그래서 이 곳에서는 마을 이외에 산은 들어갈 수 없으며,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도 채취하거나 반출이 금지되어 있다. (국립공원 특별사법경찰권 도입 - 1998.4.28, 반출적발시 자연공원법 제37조에 의거 벌금 100,000원 부과) 홍도1구에는 길이 800m, 폭 50m 의 해수욕장이 있고, 2구에는 해안의 전망이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등대가 있다. 두 마을에서 모두 숙박할 수 있으며, 마을 사이의 왕래는 배를 이용한다.

홍도 관광의 진수는 홍도33경이며 주로 유람선을 이용한다. 남문바위, 실금리굴, 석화굴, 탑섬, 만물상, 슬픈여, 일곱남매바위, 수중자연부부탑 등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처럼 아름답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경 뿐 아니라, 바위틈에 빽빽이 자라는 나무들 또한 마치 정성스럽게 분재를 해놓은 양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여름철이면 섬을 노랗게 수놓은 원추리꽃과, 이른 봄 붉게 섬을 뒤덮는 동백꽃 또한 홍도에서 볼 수 있는 장관이다. 또한, 홍도의 절경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홍도의 낙조' 이다. 서해의 국토 끄트머리에서 하루를 마감한다는 의미도 신비롭거니와 해가 바다 속으로 빠져 들어가기 직전, 진홍빛에 잠기는 바다와 그 속에 점점이 박힌 바위섬들의 아름다움은 홍도만의 절경으로 꼽힌다. '홍도낙조'로 이름지어 부르는 이 광경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야 하는데, 해를 등지고 진홍빛으로 타는 홍도를 바라보는 것이 최고의 장관이다.

홍도 주민들의 생업은 주로 관광수입에 의존하는 편이며, 이러한 관광수입 외에 어업에서 생기는 수입도 만만치 않다. 홍도의 특산물로는 전복, 돌미역, 돌김 등이 있으며 청정해역에서 나는 것이라서 그 품질과 맛이 뛰어나다. 

 



 

이 꼭대기를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면 홍도의 최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올라가지는 않았구요, 중반쯤까지 올라갔었어요.

습기가 있긴 해도 대체적으로 기온은 시원한 편이었어요.  해가 질 무렵이 되자 선득선득 찬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으니까요.

 

식사는 바닷가에 나란히 줄지어 있던 횟집에서 했죠. 홍도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위치 좋은 곳이었는데 안타까운 건 날이 흐려서 멋진 일몰을

볼 수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유명하다는 빨간 홍도의 노을을 보면서 소주 한 잔을 기울일 수 있었다면 최고였을 텐데 말입니다.

 

이 곳 홍도 날씨는 매우 변덕스러워서 아침에 맑았다가도 오후에 비가 오고 다시 돌아서면 맑아지기도 한다는 군요. 그래서 홍도의 빨간 노을을

본다는 건 그리 쉽게 가질 수 있는 행운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의 것은 아니었던 모양 -

 

회는 자연산인 듯 했어요. 자주 먹는 제 입맛에 의하면 말이죠~~~ 이 곳 울산이랑은 횟값이 조금 체계가 다르더군요. 거기선 광어가 제일 싸고

(7만원) 그 다음 우륵 (8만원) , 제일 비싼 게 돔 (12만원? 확실치 않음) 이었습니다.  기억이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 우린 우륵을 먹었는데

육질이 탄탄한 것이 자연산인 듯 했습니다.  맛나게 먹고는  바닷가로 밤 산책을 나섰습니다.  울 아들 기윤이와 함께 말이죠.

 

 

 

 

 

옆에 지나가던 어느 분이 전라도 분인 듯 ' 아따, 거 돌이 겁나게 이뻐 부럿네 ~~' 이러시더군요.  돌에 소용돌이 동그란 무늬들이 찍혀 있었어요.

정말 하나 쏙 어디 넣어 오고 싶을만큼 예뻤지만 이 홍도에서는 돌멩이 하나라도 밖으로 반출금지라는 사실~!!!

 

 

 

들고 갔던 스피커로 케니 G 의 섹스폰 연주를 틀어놓고 어둑해져가는 바다를 바라 봤습니다. 정말 운치있었어요.

 

그랬는데 ~!!!!! 자그마한 소동이 있었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바닷물이 무척 깨끗했습니다.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10미터 이상의 수심에서도 바닥이 보일만큼 깨끗하다고 하더군요.

바람이 없는 날에 한해서 - 바람이 불면 일렁거리거든요. 물이 안 맑아서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맑은 데도 바람이 불면 일렁거려서 못 보는 거죠.

 

정말로 물이 맑았습니다. 그리고 묘하게도 파도가 없었어요. 뭍에 와 닿으면서 포말이 인다든지 하는

파도가 없는 조용한 바다. 아주 약간의 일렁거림만 있었죠. 그리고 살짝 발을 넣어 보니 발이 시리거나 하지도 않고 적당한 수온이었습니다.

몸을 담그고 싶어질 만큼요. 결국 기윤이가 여길 들어가겠다고 선언 -- 하지 말라고 아빠가 말리는 데도 듣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바지가 물에 젖고 가슴팍까지 물이 차 오를 때까지 들어간 거죠. 그리고는~!!!!

 

나, 물에 들어간닷??? !!!!~~~~~

 

이렇게 소리치고는 '안경을 낀 채로' 물 속으로 텀벙~~~~

 

그리고 다시 물 밖으로 얼굴을 내밀더니 슥삭슥삭 세수하듯 얼굴을 문지르는 겁니다. 자기가 안경끼고 있다는 사실도 다 잊어버린 것처럼.

 

안경이 그 손끝에 밀려서 바닷물 속으로 텀벙 떨어졌습니다.

 

아이쿠, 아이쿠~~~ 너, 안경, 안경~!!!! 안경 , 어쩔거야~!!!!!!

 

남편이랑 저랑 막 소리지르고 - 얼른 물 속에 잠수해서 찾아 보라고 난리를 쳤죠.

 

안경을 벗어서인지 잘 못 찾더라고요. 아직 여행은 내일 하루가 더 남아 있고 여기서 안경을 잃어버리면 정말 곤란한 상황이었죠.

안 보이면 제대로 된 관광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남편은 거의 안경을 포기한 듯이 보였고 하는 수 없이 제가 나섰습니다.

 

아주 짧은 바지를 입고 있던 제가 조금씩 조금씩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바지가 물에 닿기 일보 직전까지 -

 

물 속을 들여다 봤습니다. 일렁이는 물 아래로 바닥까지 다 보이더군요. 주변을 다 훑어 봤지만 안경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바지 끝이 살짝 물이 닿아 젖기 시작했습니다. 다 내어주는 심정으로 그냥 엉덩이까지 물 속으로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초 집중, 물 아래를 들여다 보았는데 --------- 바닥의 돌 위에 얌전히 앉아 있는 안경이 보이는 겁니다.

바로 기윤이 옆 30 센티 떨어진 부근에요. 거기 깊이가 기윤이 허리께쯤 오는 데였거든요. 그러니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짐작이 가시죠? 마치 유리로 비춘 듯 깨끗하게 바닥 위에 놓인 안경이 보이더군요.

 

앗, 안경이닷, 안경이닷~!!!! 자, 뒤로 돌아 봐. 걸어가다가 밟아서 깨질 수도 있으니까 거기서 한 발자국만 걸은 뒤에

팔을 뻗어서 바닥을 살살 짚어 봐... 아니, 그 오른쪽 - 조금 더 오른쪽, 그 앞으로 한 뼘만~!!! 그래, 거기~!!!

 

기윤이가 안경을 집어 들었고 성공을 알리듯 물 위로 팔을 뻗어 안경을 하늘을 향해 흔들었습니다.

 

아빠~!!! 안경, 여기 있어요.

찾았어요~~~~~

 

우리 근처에 앉아 있던 노부부가 막 박수를 치며 소리 높여 환호했습니다.

 

와아~~~ 엄마가 대단하네~~~ 역시 엄마들은 대단해. 그걸 찾다니~!!! 와~~~~~

 

하하하~~~ 물이 워낙 깨끗해서요, 바닥까지 다 보이더라구욧~~~~

 

제가 대답했지요.

 

 

안경을 찾은 뒤 - 뿌듯한 표정으로 바닷가 돌 위에 올라와 앉은 기윤이 -

 

마, 안경은 엄마가 찾았어~!!!

 

 

 

기윤이를 재운 뒤 밤마실 - 저 쪽으로 걸어가는 길 내내 횟집이었습니다. 생선들을 구워서 팔기도 하고

해삼, 개불등을 생으로 잘라 팔기도 하고 - 생선들은 4마리 구워 주는데 2만원이라더군요.

 

한참을 더 걸어가서 둑 끝까지 간 곳에서 구운 거 1만원어치, 해산물 생으로 1만원어치 달라고 했습니다.

그 날 잡은 바다장어를 숯불에 바짝 구워 주던데 너무 맛있었어요. 그 날 잡은 거라 그런지 참 맛도 좋았고

어찌나 꼼꼼 바싹 구워 주든지 잔잔한 뼈까지 다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더군요. 고소했어요.

 

여러 가족이 함께 온 어느 팀에서 폭죽을 박스째로 사가지고 왔더군요. 종류별로 다양하게 -

20여분간 내내 폭죽놀이를 하는 걸 구경했습니다. 그리고  금발머리 외국 여성 2분과 또 남자 2명이

옆 자리에 앉았는데 그 여성 2분은 자그마한 기타같은 걸 들고 오셨더군요. 바다를 보며 그 여성 두 분이

기타를 치고, 그 소리에 맞춰서 다 같이 노래를 하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음악 좋아하는 저는 자연스레

그 쪽으로 시선이 갔는데요, 그 외국 남자분이 저랑 시선이 마주치니 와서 같이 놀자는 듯 제게 손을 흔들더군요.

 

사양의 뜻으로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습니다. 이 먼 이국땅에 와서 여기 홍도까지 여행을 오다니 -

어떻게 알고 여길 온걸까요??

 

밤바닷가는 추웠고 들고 갔던 가디건이 다행스럽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숙소에 돌아 와서 저녁 바닷가 소동 덕분에 젖은 옷들을 빨아서 꽉 짠 뒤 방 안에다가 널었습니다.

바깥 날씨가 심상치가 않았거든요. 혹 비라도 온다면....?? 빨래도 빨래지만 우리 관광은 어떻게 되는 거지?

 

아침 식사를 6시에 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긴장을 해서인지 깊은 잠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밤 12시 반에 한번 깼어요. 근데 창 밖이 훤하고 시계를 보니 12시 반 -

전 늦잠을 자서 다음 날 낮 12시 반이 된 줄 알고는 어찌나 놀랐던지 - ;;;; 방문을 열고 복도를 나가보고나서야

아직 밤중인 걸 알았죠. 그리고 나서도 몇 번을 더 깨고 5시에 그냥 일어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방문을 나서니 어디선가 물소리..... 비....? 아니면 앞 방 손님의 샤워소리....??

그건 분명 샤워소리가 분명했는데 나가보니 - 비도 내리고 있었던 것. 그것도 대량 폭우~!!!

 

 

 

바로 저 평상에서 어제 저녁 회를 먹었던 거죠.  다들 간이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이리저리 일행을 찾느라 왔다갔다 했고,

우리들 역시 그 앞 마트에서 산 2천원짜리 비옷을 입고 하릴없이 저 바다를 보며 서 있었습니다. 기윤이 밀짚모자는 비맞으면 안되는데

어디 둘 데도 없고 참으로 난감. 그 날 입은 하얀 셔츠는 여행사에서 나눠준 목걸이의 노란 색에서 물이 빠져 노란물이 들고 있었고 - ;;;

아침에 감았던 머리는 아직 덜 말랐는데 자꾸 벗겨지는 비옷 모자 덕분에 이게 빗물에 젖은건지 하염없이 안 마르고 있는 건지 -

이건 섹시하지도 않아 -  처량하기만 할 뿐 -

 

우왕좌왕하다가 안내원이 나누어 준 배표를 받아 들고는 유람선 관광을 하러 나섰습니다.

유람선 승선증에 적힌 배 삯은 19,000 이었습니다.

 

 

 

 

유람선 외부 갑판에 서서 봐야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있다는데 거의 안에만 있다가 1시간이 지날 무렵 갑판으로 나갔습니다.

비오면 비옷 입고, 잠시 그치면 모자를 벗고 - 전날 산책이 과했던 건지 다리가 아파서 계속 서 있기도 힘들었고 - 앉았다가

다시 자세히 보려 일어섰다가를 반복하며 관광을 했어요.  전체 소요시간은 2시간 반 -

 

 

 

 

 

 

 

비가 너무 내려서 계속 사진을 찍기는 힘들었구요, 간간이 비가 그칠 때마다 잽싸게 카메라를 꺼내 찍었답니다.

 

홍도 관광에서 섬 자체는 작아서 볼 것이 없고 이 유람선 관광을 해야 홍도의 아름다움을 비로소 봤다고 한다고 합니다.

 

예전 필리핀 팍상한을 보고는 자연의 장대함에 감동을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이건 옴마나 - 더했어요.

 

 

 

 

 

물도 청록빛에 어찌나 맑은지 - 바위들은 각각의 개성으로 독특했고  바위들 틈으로 자라나는 초록들도 울창했지요.

 

 

 

 

깎아 지른 듯한 절벽의 바위들과 그 사이에서 자라나는 나무들의 조화가 멋지죠?

 

저 위 끝까지 절벽을 끝을 올려다 보려면 고개를 한참 올려야 된답니다.

 

 

 

 

저렇게 바위 사이에 굴들이 - 어떤 건 그냥 '틈' 이라고 할만한 - 모두 140 여개라고 들은 것 같아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

 

중간에 큰 구멍으로는 배가 절반 정도 그 안으로 진입했다가 후진해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가까이서 본 바위 벽에는

갖가지 조개들이 달려 있었죠. 각 조개들의 이름도 설명해 주시더군요.

 

 

 

 

 

눈이 시릴 듯 맑고 푸른 바다 빛깔과 세로로 쪼개어서 합친 듯한 붉은 색 바위들, 그리고 초록 나무들 -

 

완벽한 아름다움의 콤비네이션 - 무엇보다 이것의 스케일이 인간을 압도할만하다는 것 -

 

 

 

홍도 관광의 진수는 홍도 33경 - 남문바위, 심글리굴, 석화굴, 탑섬, 만물상, 슬픈여, 일곱남매바위 수중자연부부탑 등등 -

이름붙여진 수많은 바위들이 바닷길을 따라가며 연이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이 관광이 끝날 무렵 있는 이벤트. 작은 어선 하나가 이 유람선 옆에 바짝 붙여 옵니다.  그리고는 즉석 회 판매.

 

 

 

 

저렇게 그 날 잡은 생선들을 배 위에서 즉석 회를 떠 줍니다.

 

 

 

 

요 앞에 스치로폴 도시락 안에는 초장과 쌈장, 고추, 와사비, 양파등이 들어 있어요.

그 위에 저 회 한 접시를 얹어서 세트로 3만원에 팝니다. 배 안에는 저 회랑 소주를 같이

먹을 수 있는 식당칸이 있어요. 거기서 방금 잡은 회랑 소주를 하는 거죠. -ㅎ

 

 

 

 

 

선상에서의 회 한 접시까지 끝내고는 뭍을 향해 갑니다.

 

2시간 반동안의 바다 유람이 끝이 납니다 -

 

 

 

 

 

 

 

지금 영상에는 안 보이지만  저 왼쪽 배 앞머리에 기윤이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습니다. 다가오는 뭍을 바라보며 말이죠.

2시간 반동안 유람선 갑판 위에서 바다를 본다는 건 흔한 경험은 아니죠....

 

홍도 관광이 다 끝날 무렵이 되자 비는 그쳐 있었습니다. 다시 홍도 - 목포 로 오는  동양 골드 호 ( \ 32,400 )를 아침 10시 반에 타고는

또 2시간 반동안 타고 왔습니다. 목포 터미널에 내리자 공기가 달랐습니다. 홍도 바다의 시원한 해풍이 이제 멀어졌다는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휴가 여행이 끝났다는 것을 후끈한 육지의 열기를 받으며 느꼈습니다.

 

울릉도가 ' 환상의 섬' 을 캐치프레이즈로 내 걸고 있는데 홍도는 ' 신비의 섬' 이 아닐까 합니다.

 

날이 궂어서 그 아름다운 '홍도 낙조'를 못 본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진홍빛에 잠기는 바다와 그 속에 점점이 박힌

바위섬들의 아름다움을 상상으로만 느껴볼 수 밖에 없군요.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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