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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나는방/드라마·영화

[스크랩] 아듀! '파스타', 우리가 밤잠을 설친 이유

 

 

 

 MBC 월화드라마 '파스타'가 9일 종영한 가운데 시청자들이 드라마의 여운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브라운관에서 오랜만에 달콤 쌉싸래한 연애의 즐거움을 선사했던 '파스타'의 종영이 못내 아쉬운 것 같다. '파스타'의 무엇이 이토록 시청자들을 달뜨게 만들었던 것일까.

■일과 사랑의 '모범답안' 멘토에 대한 판타지?

'파스타'는 기본적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스페라를 배경으로 이제 막 주방보조를 벗어나 프라이팬을 잡기 시작한 막내 요리사 서유경(공효진 분)과 레스토랑에 부임한 실력파 셰프 최현욱(이선균 분)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3년간 잡일을 도맡아 하다가 겨우 프라이팬을 잡게 된 유경과 그 앞에 나타난 새로운 셰프 현욱은 출근길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마주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곧 같은 주방에서 일하게 될 동료임을 알게 된다.

밖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남자인 현욱은 주방에서 만큼은 무시무시한 셰프로 돌변한다. 하지만 그 실력만큼은 모두가 인정할 만큼 완벽하다. 힘들게 만들어 낸 요리에 침을 튀기며 '다시' 또 '다시'를 외쳐대는 그는 언뜻 보면 밉상이지만 유경이 닮고 싶어하는 미래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파스타 노트'를 전해주고 일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일터 밖에서는 한없이 자상하고 달콤한 말을 속삭인다. 둘의 사이가 주방식구들에게 알려질까 걱정하는 유경에게 "들켜서 요리사들이 알게 되면 그냥 너랑 나랑 이 지구를 떠나자. 너는 실이 되고 나는 바늘이 되서 입을 꿰매 버리자"는 버터바른 듯 느끼한 말도 '실력있고 까칠한' 그가 하면 달라진다.

이런 유경의 마음은 그대로 시청자들에게도 전이됐다.
한 시청자는 드라마 공식 게시판을 통해 '회사에서 위에 상사에게 대들어 잘렸다. 우리 상사는 실력이 없었지만 최현욱 셰프같은 분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실망하지 않을래요'(아이디 sid*****)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선균·공효진 배우들의 화학작용···'파스타'와 연애하는 기분

"연애하면 그 사람을 생각만 해도 실실 웃고 하잖아요? 요즘 제가 그래요. '파스타'를 보면 그래요. 셰프가 웃으면 나도 웃고 유경이가 웃으면 나도 웃고..."(아이디 han****)

드라마 공식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소감이다. 이런 과도한 몰입이 가능했던 이유는 '버럭 셰프' 이선균과 '막내 붕어' 공효진의 찰떡 호흡이 있었기 때문. 귀염성있는 막내 셰프로 열연한 공효진의 사랑스러움, 기존의 로맨틱남 이미지를 변주한 '버럭남'으로 변신한 이선균의 매력이 '파스타'의 큰 성공요인이다.

극 초반 이선균에 대해서는 부정확한 발음과 버럭 화를 내는 모습이 다소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는 어느새 캐릭터에 녹아들며 자신만의 '로맨틱 셰프'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특히 꿋꿋한 막내 요리사 유경을 연기한 공효진은 보는 이들마다 입을 모아 칭찬할만큼 자연스럽고 친근감 넘치는 매력을 뽐냈다. '네 멋대로 해라' '미쓰 홍당무' 등에서 보여준 다소 억척스럽고 독특한 분위기를 넘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공효진으로서는 일보전진이라 할 만하다.

■男女 모두에게 공감대를 얻었다

"어제 '파스타'봤니?"(男)
"아니, 못 봤는데..."(女)
"다시보기로 꼭 봐라.(보면 내 맘 알거다)"(男)
'파스타'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 시청자들에게도 큰 공감을 얻었다. 특히 현욱의 완벽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과 현욱과 유경의 연애심리가 돋보였다.

현욱은 철저하게 실력으로 무장하고 후배 요리사들에게도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군림'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자신의 주방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으며 '대충'이나 '적당'을 재료로 만든 요리는 그의 심판대를 지나 테이블로 나갈 수 없다. 이런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이 남녀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또 유경과 현욱이 나누는 대화들 속에서 연인들이 느끼는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겉으로는 '센 척'하는 남자들, 이런 '무뚝뚝함'이 본심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서운해 하는 여자들의 연애심리가 요리와 함께 잘 버무려졌다.

여기에 '독불장군'이던 현욱이 유경과 라스페라 식구들을 만나 마음을 열고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모습, 유경 역시 한 명의 요리사로 성장하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져 호평받았다.

아이디 qw****의 한 시청자는 '유쾌하고 즐거운 드라마였다. 확실히 최현욱이라는 인물은 참 멋지고 유경 역시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짝짝짝 박수를 보낸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