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정이 되는 그 순간에 작은 놈이 안 자고 있었어요.
12시가 되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제게 다가오더니 은근한 말투로 묻더군요.
- 어머니, 지금 방금 어떤 날이 되었는지 아시겠어요??
가만 생각하니 이 놈 생일이더군요.
- 아유, 네 생일이구나~~ 축하해. 엄마가 뽀뽀해줄께. 으음~~~
뺨에 뽀뽀를 해 주려고 입술을 쭉 내밀고 다가갔는데 다 큰 이 놈은 뭘 기대한건지
입술을 쭉 내밀고 다가오는 것~! ;;;;
모른 척하고 통통한 뺨에다가 쪽~ 뽀뽀를 해 줬죠.
축하를 받은 기쁨을 온 몸으로 답례하던 작은 놈.
뒤돌아서서 엉덩이를 오리 궁뎅이 마냥 쑥 뽑고는 양쪽으로 두어번 살살 흔들어주고 가더군요.
오늘 학교갔다와서 집에 들어오던 그 시각, 저는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들어오는 인기척을 느끼고 물었죠.
- 누구냐??
물론 작은 놈인 것 알고 물었어요. 작은 놈 들어오면서 큰 소리로 대답~
- 네에~~ 오늘 생일을 맞이한 사람입니다~~~
ㅎㅎㅎ 학원 간 사이에 케잌을 사 가지고 들어왔어요.
초를 꽂고 폭죽을 손에 든 순간,
큰 놈이라 작은 놈이랑 다 두려움에 벌벌 떨며
- 어, 엄마, 그거 무서워요~~~ 제발~! 터트리지 말아요~~~ 그리고 그 찌꺼기, 이 샹델리에 위에 다 얹히면
엄마 치우기 힘들텐데 걍 안 터트리면 안되나요??
- 다른 쪽으로 향해서 터트려줄테닷. 다들 노래불럿, 시작~~~
근데 두 놈 다 몸을 이빠이 뒤로 제끼고는 귓구멍에 손가락을 틀어막고 눈까지 딱 감고는 노래도 안하고 굳은 자세.
...........야, 노래 불러라, 노래.... 나만 부르고 있잖냐.....
결국 저 혼자 신나게 노래하고 신나게 폭죽터트리고 - 잘라서 케잌 먹고 -
친구들한테 축하는 좀 받았냐고 물었더니 괜히 얘기했다가 생일빵이라고 얻어터지기만 했다고 ~ ㅎㅎㅎㅎㅎ
기윤아 - 생일 축하해~~~ 우리 멋진 기윤이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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