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시절의 초록노트를 살피다 본 글귀들입니다.
* 친구의 관계는 섣불리 맺는 것도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그 관계를 한결같이 지속시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무조건 이해하고 덮어주고 북돋우어 주는 일이 힘들기 때문이다.
* 우정은 별떨기이다. 누군가 나에게 던진 별꽃 한 송이가 가슴 한복판에서 시들지 않고 타오른다면,
그리고 내 것 역시 그 사람 안에서 타오른다면 비록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하여도 타오르는 별떨기의 뜨거움을 느끼며
정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다.
* 우정은 즐거울 때보다는 고되고 어려운 시기에 섬광을 창조해내는 예지를 갖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리하여 헤어져 있을 때, 여행하면서 느끼는 집에 대한 그리움만한 크기로 부피를 늘립니다.
* 정신을 심화시키고 가슴 속의 샘물을 가득 괴게 합니다.
함께 흘러갑니다. 줄창 나란히 흐를 수는 없어도 같은 물걸을 타고 나아갑니다.
또한 우정은 가장 긴요하고도 적합한 충고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수용력입니다.
* 스무 명의 가짜 친구들을 한꺼번에 잃었다고 해도
한 명의 참 친구를 얻었다면 기뻐해야 합니다.
역경 중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입니다.
* 사귐? 조화있는 발전이 문제되는 것.
만남? 전환과 비약이 문제되는 것.
'만남'은 숙명적인 삶의 계기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 사귐' 은 '만남'의 준비 .
- 내 기억으로는 '오혜령'의 수필들과 스탕달 '우정론' ,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들 중에서
이것 저것 줏어모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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