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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훈/주지훈·article

[앤티크] 민규동 감독의 인터뷰





민규동 "김재욱, 키스신은 어색하더니 침대신서는…"
[인터뷰]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연출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U>msj@hankooki.com</U>
사진=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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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동 감독이 동성애와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버무린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제작 수필름·영화사 집)로 3년 만에 관객을 찾았다.

평균 신장 185cm에 빼어난 외모와 신체 조건을 지닌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등 꽃미남 4인방을 기용해 먹음직스러운 케익보다 더 맛깔스럽게 버무려 낸 '… 앤티크'는 개봉 이전부터 다양한 관심을 모으며 최저 관객율을 기록하고 있는 극장가에 희망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규동 감독은 "원작 만화를 처음 접한 6년 전 마치 숨어 있는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화려한 케이크 가게를 배경으로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 가는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말했다.

다음은 민규동 감독과의 일문일답.

- 요시나가 후미의 '서양골동양과자점'을 영화화겠다고 생각한 시점은 언제인가

▲ 만화는 '키친'을 연출한 홍지영 감독(현재 민규동 감독의 아내이기도 하다)에게 6년 전에 소개를 받았다. 처음 접했을 때 구석에 숨겨진 만화를 발굴한 느낌이었다. 마치 숨어있는 보석 같기도 했다. 당시에는 유명하지도 않았고 게이 코드 때문에 쉽게 영화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 때 빨리 영화화했어야 하는데 삭히고 익히다 보니 팬들이 너무 많아져 버렸다. 영화를 본 뒤 원작팬들의 원성도 들을 것 같다.

-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등 꽃미남 배우 4인방의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 평균 신장 185cm에 수려한 외모의 남자 네 명이 빵집에서 함께 일한다는 설정이 왠지 비현실적이었다. 처음엔 보통 남자 네 명으로 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빵 가게의 화려한 케익처럼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내 적으로는 다른 면이 있는 미남 친구들이 나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톱스타들은 여러 명이 함께 나오는 걸 좋아하지 않고 게이가 주인공이라는 것에 쉽게 동의하지도 못했을 거다.

신인들을 놓고 후보를 찾다가 주지훈이 마성의 게이 선우 역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주지훈은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굉장히 남성적 이거나 반대로 여성스러워 보이는 매력이 있다. 그가 게이로 등장한다면 게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매력이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주지훈 본인이 진혁이라는 인물과 자신의 성격이나 삶이 너무 비슷하다며 진혁 역을 맘에 들어 했다. 마찬가지로 김재욱도 선우 역할밖에는 시나리오에서 안 보인다며 하고 싶어 했다. 결국 배우 각자에게 싱크로율이 잘 맞는 역을 주는 게 옳다고 봤다.

진혁의 보디가드로 나오는 수영 역할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그 역을 맡는 사람은 키가 가장 커야 하고 굉장히 건장한 느낌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연출부의 여성 스태프들이 어떤 남자 모델의 엉덩이 누드 사진을 보며 정신 못 차리고 있더라. 알고 보니 모델 출신의 최지호였는데 재욱이나 지훈이와도 서로 친한 사이였고 이미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도 출연한 친구더라. 정말 최적의 캐스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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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훈은 이미 드라마 '궁'으로 떠오르는 신인 연기자의 위치에 있지만 이번에는 "물이 올랐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 줬다. 연기 지도는 어떻게 했나.

어린 시절 유괴당한 고통이 있지만 가족에게 그 아픔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더 밝게 살아가는 진혁이라는 인물은 매우 입체적이고 폭이 넓어야 하는 인물이었다. 감정의 다양한 결들이 어중간히 묻히지 않으면서도 일관되게 한 사람 안에서 통일되고 다져져야 했다. 진혁이 의식적으로 보통 사람인 척하려고 하는 감정을 절박하고 아프게 표현해 달라고 주문했다. 영화 현장은 순서대로 촬영을 할 수 없는 곳이기에 한두 달 전 촬영했던 장면의 감정의 깊이를 기억해야만 한다. 주지훈은 신인 배우이기에 그 정도로 경험이 성숙된 상태는 아니었지만 수많은 리허설들을 통해 그런 단점을 보완했다.

주지훈의 평소 모습을 관찰해 보니 평소에는 매우 조용하지만 수다가 터지면 마치 아줌마처럼 쏟아 붓는 스타일이더라. 그런 점을 잘 캐치해서 대사를 구사할 때 코믹하고 빠르게 치도록 주문했다. 가면을 여러 개 쓰고 있다가 언제든 그 가면을 벗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소화하라고 했다.

- '마성의 게이' 선우 역에 김재욱 만한 인물이 없지만, 프랑스 배우 앤디 질렛과의 애정신에서 몸을 움찔하는 모습이 느껴져 아쉬웠다. 의식을 몸이 못 따라온 느낌이다.

▲ 김재욱은 크랭크인을 앞둔 고사 때부터 "커밍아웃을 한 게이와 게이임을 숨기고 사는 동성애자까지 모두 자신을 탐낼 수 있는 게이 연기를 해 보겠다"며 야심을 보였다. 평소 게이 클럽에 가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준비를 했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선우와 프랑스인 애인 장과의 본격적인 연애담과 훨씬 농도 짙은 러브신이 있었다. 프랑스 현지에 가서 촬영해야 했는데 예산과 일정 때문에 찍지 못했다.

준비기간은 많았지만 앤디 질렛이 한국에 온 지 2∼3일 만에 애정신을 촬영했기에 정서적으로 서먹한 상태의 두 사람이 발가벗고 사랑을 표현한다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거다. 영화에 상영된 키스신과 애정신은 전혀 계산되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됐다. 타이밍이나 키스의 구체적 방식을 계산 않고 찍었기에 언제 키스가 시작될지 몰라 몸을 움찔했을 거다. 당시 애정신을 촬영할 때 키스신에서는 서먹해 했던 재욱이가 침대신에서 충분히 적응돼 리얼하게 연기했지만 혹 불편해할 지 모를 관객들을 위해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수준에서 편집했다. 김재욱이 "키스신은 절대 편집에서 빼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 '여고괴담2'로 데뷔할 당시부터 평단과 언론의 찬사를 받아 왔다. 단편 작업을 할 때부터 파격적인 소재와 이슈를 다뤘던 것과 달리 작품을 거듭할수록 대중에게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든다.

▲ 평단의 기대가 아니라 실망이겠지.(웃음) 매번 어중간한 정도로 흥행을 해서일까. 내가 믿고 있는 바가 사람들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매번 상업적으로는 다른 요구를 받는다. 그곳에서 통하는 또 다른 원칙과 기준이 있다. 마치 신인 배우를 보고 의심하는 것처럼 그런 불안감을 나라는 존재에게도 가지는 것 같다. 영화라는 매체가 거대한 자본으로 많은 사람들이 단 시간 안에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집단 예술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설득시키고 신뢰를 주고 자연스럽게 믿게 하는 과정으로 나가는 과정은 참 어려운 것 같다. 그 안에서 나 스스로도 중심을 잃어서는 안되는 그런 과정이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라는 러브스토리를 만든 것도 놀라웠지만 만화 원작의 '… 앤티크' 또한 의외의 선택이다.

▲ 그동안 내가 준비한 이야기가 30개였다면 이제 세상에 내놓은 것은 세 작품 밖에 되지 않는다. 내가 원했던 이야기들이 때에 맞춰 이뤄지지 않았거나 일관된 스타일로 표현해내지 못한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나에게 맞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시험하고 있는 단계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결국 영화화를 결정하는 사람은 감독이 아니다. 쏟아져 나오는 모든 시나리오가 다 영화화될 수 없듯이 말이다. 어느 시점이 되면 가장 나에게 어울리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풀어내는 순간이 오지 않겠나. 또 그 발자취 하나하나가 모여서 결국 민규동이라는 이름을 대변하지 않을까.

- 결국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언가.

▲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그래서 슬프다. 그런 유한한 인생동안 자신이 가진 욕구를 억눌리지 말고 펼쳐보자는 것이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삶과 욕구를 방해하는 것들, 장애물들과 싸워서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것이 내적인 요소이든 외부의 적이든 말이다.

- 신인 배우를 발굴하는 능력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김민선, 공효진, 박예진, 이영진을 발굴해 낸 '여고괴담2'처럼 '…앤티크'의 주연 배우들도 이후 성장이 기대된다.

▲ 유명해지고 나서 전화나 잘 받아주면 좋겠다.(웃음) '여고괴담2'의 출연진들은 정말 딸 같은 친구들이다. 그들이 모두 잘 돼서 흐뭇하다. 신인 배우 흥행 제조기라는 별명도 좋지만 나라고 왜 송강호씨나 김윤석씨 같은 분들과 하고 싶지 않겠나. 매일 매일 송강호씨와 같은 작품을 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 김민선이 주지훈의 전 애인으로 출연한 것도 인상적이더라. 평소 절친한 관계인 김민선의 '미인도'와 공교롭게도 개봉일이 겹치게 됐다.

▲ 그래서 지금 민선이가 나온 신을 잘라낼까 고민 중이다.(웃음) 내가 벗으랄 때는 반응도 없더니…. 민선이 말고도 (이)영진이와 '내 생애…'의 조안, 서영희도 옛 애인으로 나왔다. 네 명의 남자가 모여 몇 개월 동안 합숙 생활을 하다가 여배우들이 나타나니 현장이 정말 샤방해지더라.

-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 겨울에 매우 에로틱한 단편을 한 편 계획하고 있다. 장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스나크 사냥'을 원작으로 한 서스펜스 스릴러를 계획 중이다. 죄와 벌을 주제로 해 시나리오 한 편도 집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