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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배우 옷으로 갈아입은 스크린 기대주 (인터뷰)

주지훈① 배우 옷으로 갈아입은 스크린 기대주(인터뷰)

기사입력 2008-11-04 10:06 고경석 kave@asiaeconomy.co.kr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제작 영화사집·수필름, 감독 민규동, 이하 '앤티크')'에 출연하며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다."

주지훈이 KBS 드라마 '마왕' 종영 이후 1년 반 만에 연기자로 돌아왔다. 두 편의 드라마 '궁'과 '마왕'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주지훈이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은 영화 '앤티크'다. 이전보다 한결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진 연기가 눈길을 끈다.

'앤티크' 개봉을 앞두고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난 주지훈은 "이 영화를 찍으며 마음이 편해졌다"며 "연기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건 지금도 있지만 내가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연기를 하는 게 당연해졌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단역부터 주연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간 게 아니라 첫 출연작부터 주연을 맡았기 때문에 모델이 아닌 배우의 옷이 한동안 불편했으리라. "스스로도 제가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시작은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지만 그만큼 위험도 컸죠. 기쁨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힘들어지잖아요. 운 좋게 시작했지만 모델 출신 배우라는 불신도 부담스러웠어요."

'모델이 무슨 연기를 하느냐'는 편견 어린 시각을 그는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불신을 받아서 가슴이 아픈 게 아니라 저 때문에 작품에 누가 될까봐 부담이 컸다"고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앤티크'를 만나며 비로소 주지훈은 모델이 디자이너의 옷을 입듯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입는 법을 배운 듯했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예전보다 훨씬 연기가 자연스러워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마도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기 때문일 것이다.

'앤티크'에서 주지훈이 맡은 역할은 어릴 적 괴한에게 납치당한 뒤 기억을 잃어버린 재벌 2세 진혁. 단 것이라면 질색하면서 여자손님이 많다는 어이 없는 이유로 케이크 가게를 시작한 엉뚱한 인물이다.

진혁은 밤마다 악몽을 꿀 정도로 깊은 상처를 안고 있지만 까칠한 척하면서도 여리고 익살맞으며 수다스런 입체적 캐릭터다. 주지훈은 진혁이 자신과 "굉장히 흡사하다"며 "인간의 다양성 혹은 다면성이란 측면에서 나 역시 굉장히 밝은 부분도 있고 일정이 없을 때는 3, 4일 동안 집에 틀어박혀 있을 정도로 어두운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슴 깊은 곳에 안고 있는 상처도 있고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 정도로 밝은 면도 있단다.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앤티크' 촬영 과정은 그에게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연기를 한다는 건 캐릭터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거잖아요. 연기란 게 어차피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것을 끌어내는 것이니까 자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됐죠."

주지훈은 극중 과거 자신을 짝사랑했던 동창이자 톱클래스 파티쉐인 '마성의 게이' 선우(김재욱 분)로부터 애정공세를 받는 연기를 했지만 "동성애에 대한 반감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패션모델계에는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성애를 소재로 다룬 영화라 출연이 고민되지 않았는지 요즘 자주 질문을 듣게 됐어요. 정말이지 그런 고민은 인터뷰 때문에 생겼어요. 제가 어려서부터 모델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제 주위에서는 모두 동성애라는 걸 이성애만큼 자연스럽게 생각했거든요. 그렇지만 처음엔 저 역시 문화적 충격을 받았었죠."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 주지훈은 네 편의 영화를 마쳤다.(가장 최근작인 영화 '키친'은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아직 신인에 불과하고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주지훈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배우다. 무엇보다 수염이나 헤어스타일의 변화만으로도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외모가 장점이다. 인기나 이미지 관리보다 경험이 배우에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너무 잘 알고 있다.

"많이 꾸미지 않은 것에서 담백함과 진솔함을 느낀다"고 말하는 것은 그가 연기의 자연스러운 톤을 점점 잡아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지독한 비염 때문에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고 단점을 당당히 말할 수 있을 만큼 주지훈은 불필요한 나르시시즘과 입에 발린 칭찬을 거부한다. 모델 출신 배우로서 주지훈이 차승원에 버금가는 혹은 그를 능가하는 배우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nomy.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주지훈② "친구들도 가끔 내 얼굴 못 알아본다"(인터뷰)

기사입력 2008-11-04 10:06 고경석 kave@asiaeconomy.co.kr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모델 출신 배우 주지훈이 변화무쌍한 외모를 지닌 비애를 털어놨다.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제작 영화사집·수필름, 감독 민규동, 이하 '앤티크') 개봉을 앞두고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난 주지훈은 "가끔 가르마만 바꿔도 사람들이 잘 못 알아볼 때가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또 "재미있는 건 수년 동안 사귄 친구들도 가끔 내 헤어스타일이 바뀌면 못 알아본다"며 "특히 어두운 곳에서는 '나야, 나. 지훈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주지훈은 '앤티크'에서 10대 후반의 고등학생에서 30대 초반의 '아저씨'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스펙트럼을 연기했다. 수염의 유무와 헤어스타일의 변화만으로도 종종 관객들의 눈을 혼동시킬 정도다.

요즘 주지훈의 얼굴은 불과 2년 전 드라마 '궁'에 출연하던 시절과도 꽤 달라 보인다. 젖살이 빠져서일까. 주지훈은 "'궁'을 찍던 때보다 10kg 정도 빠졌다"고 설명했다. 얼굴살이 빠지고 턱선이 살아난데다 수염까지 기르니 '앤티크'의 주지훈은 더욱 낯설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몇 가지 변화만으로도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건 배우로서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아직 그만큼 캐릭터를 다채롭게 만들려면 한참 멀었다"고 주지훈은 자신의 외모가 지닌 양면성을 설명했다.

주지훈이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등과 함께 출연한 '앤티크'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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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③ "신비주의? 사생활에 충실할 뿐"(인터뷰)

기사입력 2008-11-04 10:06 고경석 kave@asiaeconomy.co.kr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드라마 '궁'과 '마왕' 이후 한동안 두문불출하며 영화 촬영에만 몰두했던 주지훈이 신비주의 전략이 아니냐는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주지훈은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제작 영화사집·수필름, 감독 민규동, 이하 '앤티크') 개봉을 앞두고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나 "신비주의 전략은 전혀 없다"며 "그동안 일과 나 자신의 사생활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외출해서 친구들과 만나면 왁자지껄하게 떠들기도 하지만 집에 틀어박혀 있을 때는 3, 4일간 밖에 나가지 않고 지내기도 한다"며 "그런 양면적인 성격과 사생활에 충실한 모습 때문에 신비주의라고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주지훈은 연기를 시작하면서 '미니홈피'도 끊었다. 그는 "비방 댓글 같은 걸 신경쓰는 편은 아니다"며 "오히려 주위에서 내가 상처받을까 걱정하기에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과의 교류, 나만의 생각을 굳이 남에게 다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오래 전 일이지만 외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과거 여자친구라고 잘못 소문이 난 유명 모델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선 아직도 미안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지훈이 영화 '앤티크'에서 맡은 역할은 어린 시절의 유괴당했던 고통을 안고 살면서도 활발하고 밝게 살아가는 재벌2세 청년 진혁이다. 그는 자신의 성격과 극중 캐릭터가 닮은 부분이 많다며 "재벌2세인 진혁이 케이크가게를 운영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둔 것처럼 저 역시 보러 가고 싶은 게 있으면 보러 가고, 가고 싶은 데가 있으면 가면서 제 삶에 충실하게 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천호동 집에서 압구정 사무실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가끔 KTX를 타고 부산을 다녀오기도 하며 세상과 교감하고 있는 주지훈과 신비주의는 왠지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주지훈은 자신의 아픈 가족사와 힘들었던 10대 시절,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의 이별 등 사생활에 대해서도 숨기거나 감추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는 고독한 황태자도 아니고, 차갑고 까다로운 침묵주의자도 아니었다. 아직 20대 청년이지만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은 깊고 섬세하며 조심스러웠고 또 경쾌했다.

"언어로 표현한다는 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쓸수록 조심스러워지죠. 내가 뭔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대부분 '싫어한다'고 생각하게 돼요. 흑백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은데도 말이죠. 특히 연애할 때야말로 말로 마음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절실히 깨닫게 돼요."

섬세하고 복잡한 청년 주지훈이 출연하는 '앤티크'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nomy.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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