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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강동원·article

[강동원] 마담 휘가로 인터뷰 - 길들여지지않는 야생성 강동원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성 강동원


솔직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거짓말을 하기 싫어서 스스로에게나 남에게나 포장을 앞세울 줄 모르고, 삶의 기준을 밖이 아니라 안에 두고 살아가는 스물 다섯 살  청년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순(純)하고 정직한 스물다섯살 청년에게는 인간 본연의 원시성이 남아 있다. 그의 '즐겁게! 론(論)'을 들어보자. 한 생을 살고도 낚지 못할 수 있는 진리를 그는 10대 후반에 깨우쳤다고 한다.

에디터-김선래/스타일리스트-남주희/메이크업&헤어-고원혜,김정한.





인터뷰 들어가기 전 그에게 영화 <형사>의 스틸 사진을 들이대며 사인을 부탁했다. 아는 분의 자손에게 줄 것이었다. 그러나 스틸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 매니저에게 스틸 사진을 가져오게 하여 직접 고른 사진 뒷면에 사진을 해준다. "조카인가요? 저보다 어리죠?" 폼이 아주 진지하고 정성스럽다. '열심히 놀고..또...열심히 공부하고...'

"노는것과 공부하는 것 중에 뭐가 더 중요한가요?"
"열심히  노는게 중요하죠. 성격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 한줄의 답에 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활자로 인쇄되어 길이 남을 미디어 인터뷰에서 '공부'가 아니라 '놀이'를 선택한다니. 어느 누가 10대에게 놀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까. 첫 대면에서부터, 날아오지도 않은  펀치 한 방을 먹었다.

스튜디오에 들어와서 옷부터 보던데? 스타일리스트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일단 빼달라 할 거를 말했어요. 니트 하나. 제가 좋아하는 걸 입어요.

촬영은 보여지는 건데?
그런것 때문에 좀 싸우긴 해요. 저는 입고 다니기에도 이쁘고, 보기에도 이쁜 거를 추구하는 편이라서. 근데 스타일리스트나 다른 분들은 보여지는 것 위주로 하니까.

<형사> 예매율 소식은 들었는지(인터뷰가 진행된 9월7일은 예매율이 집계되는 첫날이었다).
소식은 들었어요.(진짜는)까봐야지 알 것 같아요. 일주차 끝나고 나면.

기자시사회 때 말하기를 '재밌게 보았다' 고 했는데 뭐가 재밌던가.
저는 제가 처음부터 찍은 작품이니까. 다 재밌었어요. 완성된 것은 못 봤었거든요.

몰입이 되나?
절대로 안되죠. 백 번 보면 될까.

지금까지 몇 번 보았는지.
한 번밖에 못봤어요. 볼 기회가 없어서. VIP 시사회 때도 무대 인사 끝나고 인터뷰가 있어서‥.보고 싶은데(웃음) 제가 일반시사회에 들어갈 수도 없고.

이명세 감독이 워낙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던데, 피곤했겠다.
저도 그런 편이라서 별로.

서로 비슷하다고?
(웃음)성격이 잘 맞는 것 같애요(웃음). 밤에 출출하면 술마시고, 얘기도 많이 하고.

극장에서 보인을 보면 어떤지 궁금하다.
부담스러워요. 극장에서 보면

집에서는 괜찮다는 얘기?
스크린이 작으니까 덜해요.

무엇 때문에?
제 얼굴이 너무 크게 나오니까는. 저는 제 장점보다는 단점을 먼저 보게 되니까.

<형사>에서는 뭐가 걸리던가.
예를 들어서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어서 눈을 깜빡거린다던지.(웃음)



단답형으로 대답하던 그의 말수가 많아진다. 일년 가까운 시간 동안 촬영한 <형사>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질문이 답변보다 길다. '예' 아니면 '그렇죠'를 가장 많이 들었다. 겨우겨우 따져 물어야 설명을 해주는 식. 이 대목에 즈음해 두번째 망치소리를 들었다.



<늑대의 유혹>을 찍은 다음, 다시는 액션을 안 할 것처럼 말하던데
재밌더라구요. 액션이(웃음)

액션도 중독성?
제가 운동을 좋아하니까, 그리고 잘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고. 재믿 있고. 근데 이번 거는 그렇게 안 힘들었어요. 연습을 많이 하긴 했는데 재밌게 했어요.

팔목에 큼직한 상처는 영화 찍다가 생긴 것?
놀다가(웃음). 카트 타다가 엔진에 '디' 었어요.

운동은 하루에 어느 정도 하는지.
불규칙적으로 하고 싶을때.

피트니스 센터에서? 아니면 집에서?
나가서 하죠. 피트니스 센터 안다녀요.

(유명인사는 모두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며) 그냥 한다고?
예.(웃음) 배드민턴을 치거나 축구를 하거나 농구를 하거나.


배드민턴이라니.
며칠 전에 샀어요. 한 세번 했어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어떻게?
누가 촬영장에(웃음) 배드민턴 채를 사 놨더라구요. 그래서 해보니까 재밌어서 샀어요.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의 대답은 길어지지 않는다. 어떤 배우는 답변 하나로 A4용지 한 장을 채우는데, 이 사람의 답변은 A4용지에 10개 이상 들어 간다. 가장 긴 답변이 8줄. 드문 경험이다. 게다가 문장 구성도 독특하다. 주어로 시작해 서술어로 끝나는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대개의 사람들은 글말(文語)을 하는데 강동원은 입말(口語)을 한다.



<형사>를 촬영할 때에는 나이가 어려서 좀 불편했겠다.
아뇨(웃음). 그런 분들이 아니에요. 친구처럼 대해 주시고, 같은 동반자처럼 생각해주세요. 후배가 아니라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영화계가 너무 좋은 게, 다들 서로서로 약간 질투하면서도 서로를 챙겨주는 거예요. 서로가 잘 되길 진심으로 바라죠. 영화계는 그런 것 같아요.

사랑은 뭔가.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웃음). 저는 <형사> 시나리오를 볼 때, 두 사람이 사랑을 하게 디ㅗ는 과정에 거리낌이 없었거든요.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이 싸우면서도 좋아하게 되는 거를 알면 좀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요. 왜, 가지고 싶은데 못 가지는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처럼.

이해가 되던데 ‥.
그걸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있고 못 받아들이시는 분도 있고. 주로 여자분들이 그렇고 남자들은 전혀(웃음)

배우가 아니라 남자의 입장에서 그 사랑을 이해하나?
예. 저는 그런 것도 믿는데. 얼굴 안 보고 사진만 보고도 사랑 할 수 있다고도 생각을 하고.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들을 선택한 이유는?
지금까지는 제가 원하는 것을 할수만은 없었어요.물론 앞으로도 좀더 그럴 수도 있겠지만. 물론 그 작품들이 안 좋았던 건 아니고, 그 작품을 했다고 해서 후회하는 것은 전혀 없구요. 그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만큼 발전도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 근데 질문이 뭐였죠?

작품 선택의 변.
그거를 일일이 말할 수는 없어요. 사실 너무 계산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 계산들은 적중했을까.
일단 저는 되게 긍적적이거든요. 계산에 실패를 하더라도, 다른 데서 얻은 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실패하지(웃음)않아요.

작품 선택은 어떻게? 소속사의 의견을 따르는 편인가
같이 의논을 해요. 소속사에서 하자고 그래도 제가 (웃음)하기 싫으면 안 하구요. 아무래도 소속사쪽이 좀 더 전략적이니까, 그래서 거기에 맞춰 가지는 않고 조율을 하죠. 사무실에서는 '이걸 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줘요. 근데 저는 재밌게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요. 그래서 자주 싸우기도 해요. 물론 전제는 있죠. 좋은 시나리오, 좋은 분들.

재미라는 건 뭔가.
뭔가 확실했으면 좋겠어요. 만약 코미디라면 엄청 재밌어야 되겠죠. 그냥(시나리오를)보면 느낌이 오는 거라, 정확하게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어쨌든 간에, 너무 전략적인 거는 싫구요. 그렇게 찍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전략을 위해 하는 거니까.



강동원의 말을 듣거나 인터뷰 기사를 읽을 때 드는 느낌은 지극히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무턱대고 낙관적인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 호리호리한 외모와는 다르게 경상도 스타일의 뚝심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 끝모를 바닥에 자리하고 있었다.




대체 그 낙관성은 어디서 오는가.
제가 고등학생 때 기숙사 생활을 하고, 축구부 활동도 하면서 느낀건데, 모든 게 하고 싶을 때 즐겁게 하는 게 제일 잘 되더라구요. 공부도 마찬가지예요. 그거를 확실하게 깨달으니까 좀 긍정적으로 된 거 같애요. 일할 때 즐겁게 하려고 하고, 안 즐거워도 즐겁게 하려다보면 즐거워지기도 하고.

지금쯤이면 배우라 불리기에 익숙한다.
저는 좀 약간 그런 게 있어요.(어떤 배우는)자기가 배우라고 얘기하기 부끄럽다고 그러시잖아요. 그런데 배우가 정확시 무슨 뜻이예요? 옛날에도 누구한테 물어봤는데 ‥.(이렇게.. 排는 이렇게 쓰는데 우자는 어떻게 쓰더라. 우물쭈물 사람 인(人) 변만 써놓고 버벅대는 기자)모르겠어요.(웃음).전느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광대 정신 뭐 이런것‥‥.
모르겠어요. 제 생각에도 그래요. 저는 배우고, 좋은 배우는 아닐지언정 앞으로 좋은 배우가 도지 위해 노력을 하는 과정에 있어요. 배우라는 글자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 저는 공항에서 출국할 때 직업란에 배우라고(웃음) 써요.

<위풍당당 그녀>에 출연할 때부터?
그때는 뭐라고 써야 될지 몰라서 학생이 라고 썼어요. 지금도 학생이지만. 그때도 직업은 배오라고 생각했는데 쓰기는 좀 그렇더라구요. 근데 어느 순간 내가 내 직업에 자신감도 못 가지고 그렇게 해서야 되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진짜로 좋은 배우가 된다면 거기에 '좋은 배우' 라고 쓰던지(웃음).

모델일 때와 배우일 때의 차이
일단 생활(웃음) 하기가 편해졌고, 경제적으로 좀 넉넉해졌고, 자유로움은 좀 덜해졌고. 그 정도죠. 그때도 제 일을 열심히 했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고.


열심히. 라는 자평은 쉽게 말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열심히 한다고 평가할 정도면 안 보이는 데서 노력을 많이 하나보다. 백조처럼.
(웃음) 옛날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쉬고 있어요(웃음). 너무 힘들어서. <형사> 끝나고는 아예 아무것도 안 해요.

영화와 TV를 같이 하는 배우들의 요즘 경향이 영화 찍고 드라마를 찍는 것 같다. 영화개봉 시기와 드라마 방영 시기도 비슷하게 맞추는 것 같고. 그런데 강동원은 예외인 듯하다.
제 생각에는 좋은 방법 같지 않아요. 또 지금은 일단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차기작은?
일단 영화만 보고 있어요. 드라마는 시간에 너무 쫓기면서 촬영을 하는데, 저는 제가 가진 게 그렇지 못해서 쫓기면서까지 할 수가 없거든요. 일단 한국 여건상 영화를 생각하고 있어요.

책 읽는 건 안 좋아한다던데?
책은 별로. 만화책을 많이 봐요(웃음). 새로 나오는 것들은 거의 다 봐요.

책보다 만화가 좋은 이유.
음, 저는 솔직히 만화책과 책이 뭐 그리 차이 나는지 잘 모르겠어요. (글자 수의 차이 아닌가?) 음. 만화도 많이 보면(글자가) 많잖아요.(웃음).

  만화를 보면 상상력이 좋아지나
만화는 자기가 그림을  그리면서 보지 않잖아요. 그림이 있으니까. 대신 좋은 만화에는 감정의 흐름이 얼굴에 다 그러져 있잖아요. 아마 제생각에는 상상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책 일 것 같구요. 제가 책을 잘 안 보니까 얼마큼의 스케일과 상상력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꽃미남론에 대해서는
한때의 흐름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보는 일부의 생각이라고, 오래 안 갈거라고 생각했어요.

작년이 절정이었는데?
그냥 거품이라고(웃음) 생각했어요.

이상적으로여기는 배우나 인간 유형은
뭐랄까‥. 자유인(웃음) 도를 닦아야 되는(웃음).

연기만 열심히 하면 도인이 안 되겠나.
오히려 반대가 아닌가. 도를 열심히 닦고 자유인이 되어야 좋은(웃음) 연기자가 될 것 같아요. 제가 얘기하는 도인은 '선한 사람이 되자, 모든 걸 용서하자' 이런 게 아니라 항상 여유를 가지고, 그렇다고 너무 감정적으로 풍족하지도 말자는 건데 ‥. 되게 어렵네요(웃음). 저는 약간 직관을 믿는 편이에요. 제 마음이 어떤 일에 대해서 거부를 하면 그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실천하려고 노력을 하고.

그렇다면, 이미 자유인 아닌가.
에!(웃음)

고교 생활이 강동원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예, 제 생각에는, 제 인격제의 베이스가 만들어진 시기가 그때였어요.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를 접하면?
괜찮은 비판은 충분히 수긍을 하는데 가십성 비판들을 보면 화나죠. 그런 기사를 쓰시는 분들의 얼굴을 좀 보고 싶어요(웃음).

어떤 게 괜찮은 비판일까.
그런 거는 많죠. 글쎄, 너무 많아가지고. 팬들이 하는 비판들은 잘 들으려고 노력하구요. 저에 대해 잘 모르는 기자분들이 비판하시는걸 보면 그냥 '뭘 안다고 그러지‥?.'

예를 들면?
한 적도 없는 일을 가지고 비판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은 어이가 없어요.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어요. 확인하지 않은 얘기로만 기사를 쓸 수 있는지 ‥. 그분들은 자기 직업에 대해 책임감이 전혀 없는 거죠. 첨에는 화나다가, 나중에는 잘 되려고 그러나보다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이런 사람들은 상종 안 하면 되겠다 싶기도 하고. 저는 제 일을 열심히 하는데 , 그분들이 뭐라고 그렇게 막 쓸 수 있는지. 그래도 최소한 자기 직업에 대한 의식은 갖고 써야지. 그런 분들은 보고 싶지도 않아요(웃음)

골이 깊네
그냥 저는 자기 직업에 대해 책임감을 가진 분들이랑은 일을 하고 싶은데, 그렇지 않은 분들이랑은 일 하기 싫어요. 제가 잘못한 걸 쓰는 건 상관없는데, 잘못 안한 거는 그렇게 안 썼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떤 기자가 모 여배우에 대해 '자기가 귀네스 팰트로인 줄 알아.' 이랬대요. 그럼 귀네스 팰트로가 그러면 괜찮다는 얘긴지‥. 저는 '같은 한국사람끼리' 이런 말 안 좋아하는데요. 그런데 할리우드 배우가 그러면 괜찮고 한국배우면 안 괜찮은 건가요. 그 얘기 들으니 웃기더라구요. 저는 그 기자분이 바보 같았어요.

꿈을 '한국 최고 배우'에서  '세계 최고 배우' 로 올린 게 귀여웠다. 준비하는건?
(웃음) 제일 필요한 건, 일단 국내에서 최고의 배우가 되는것, '세계 시장을 노려라.' 이명세 감독님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크게 생각하는 건 그다지 없구요. 앞으로 계속 발전해나갈 거라고 믿고 있어요. 저는 제 자신을 믿어요.

지금 당신이 갖고 있는 것을 잃을까 두렵지 않나
그게 있긴 있어요. 사실이에요.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사실 있긴 있어요. 그건 극복해야죠.

어떻게?
항상 너무 만족하지 말고 풍요롭지 않다면, 잃을 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러잖아요. 항상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말고, 풍요롭지 말고. 특히 정신적으로.

창원에 살던 강동원이라는 청년이 배우가 된 일은 자신도 신기하게 여기지만 친구들이 더 의아하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친구들은 학창 시절 출중한 외모로 이름을 날렸을 그에 대해 그저 '동네용' 이라고 생각했다지. 금을 그어놓으면 놀랄 일도 믿어지지 않을 일도 많이 일어나지만, 금을 긋지 않으면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법이다. 강동원은 그것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