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모그래피를 보면 [성균관 스캔들](2010)이 분기점이 된 것 같아요. 이후 [착한 남자]까지 네 편 정도 주연을 했는데요, 청춘 스타의 경우 일반적으로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이미지를 적어도 3~4년은 누리기 마련인데 송중기 씨는 영화 [늑대소년]이나 드라마 [착한 남자]에서, 그 이미지를 일부러 빨리 지우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미지를 일부러 던져 버리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예전에 보조 출연 일을 하면서 오디션을 보러 다녔는데 그때, 스타의 길이 있고 배우의 길이 있는데 어디로 가고 싶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저는 스타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그때랑 지금도 생각이 같아요. 저는 스타가 되어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그러면서 연기 못한다고 욕도 먹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기적인 얘기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배우로서 기회도 더 빨리 올 거라고 생각해요.
[성균관 스캔들] 전이나 그 후를 봐도 "송중기의 대표작이 뭐지?" 그럴 때 말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차)태현이 형이 농담처럼 "이 자식처럼 메인 작품도 없는데 광고 많이 찍는 놈 처음 봤어" 그러시는데(웃음) 그게 제 현실이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저는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었어요. 제가 저를 봐도 그랬어요. 그럼에도 감사하게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이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연기 못한다고 욕을 먹든 말든, 다양한 경험을 쌓아서 좋은 배우의 길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까지 이미지로 먹고 살았다면, 이젠 연기로 보여드리고 보답해드려야 하는 거 아닌가 싶고요. 아직도 멀었지만요. 저 나름대로는 그런 쪽으로 접근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변신에 대한 나름의 강박일 수도 있겠네요.
갑자기 제 이미지를 버리고 싶진 않아요. 그게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거든요. 제 색깔이 지금 초록색인데 변신한다고 해서 갑자기 빨간색을 보여주면, 그건 망하는 지름길이죠.(웃음) 초록색이라면 다음엔 연두색, 그 다음엔 노란색, 그 다음엔 주황색, 그리고 빨간색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지금 저는 어떤 갈림길에 서 있는 상태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난 아직 경험이 별로 없으니까…' 이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다작 욕심을 내는 게, 비교적 늦게 데뷔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일단 경험을 많이 쌓아야 5년 정도 뒤엔, 장독대의 된장이 묵혀지듯 그렇게 묵혀지지 않을까 싶은 거죠. '안전빵'으로 가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은 다양한 이미지를 쌓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1. 송중기의 본격적인 시작이 된 [성균관 스캔들]. 2. 박보영과 함께 애니메이션 [리오] 더빙 중인 송중기. 그는 예능부터 다큐까지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음악 프로그램 MC, 예능 프로그램, 애니메이션 더빙,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CF…. 영화나 드라마 '연기' 이외의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는데요, 이럴 경우 그 배우의 연기가 흔들리기 마련인데 독특하게도 송중기 씨에겐 흔들린다는 느낌이 별로 없어요. 성격적인 여유 같은 건가요?
정말 하고 싶어서 해서 그런 거 같아요.(웃음) 하기 싫은데 억지로 시키는 걸 한다면, 정말 제가 힘들어서 못할 거 같고요. MC도 보고 예능도 하고 애니메이션 더빙도 해왔는데, 앞으로 더 다양하게 더 해보고 싶어요. 제가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다 하고 싶어요.
[늑대소년] 이후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꽤 넓어질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변화가 있을까요?
예, 있을 거 같아요. 그런데 노파심이 드는 건 소심해지지 않을까 싶은 거예요. 지금처럼 하면 되는데 더 선택권이 넓어졌을 때 오히려 주춤하지 않을까 조금은 걱정돼요. 용기 있게 하고 싶은 걸 선택하면 될 텐데 말이죠. 그러면 과정이나 결과가 안 좋아도 조금 덜 슬프거든요. 그런데 그런 경우를 선배님들에게서 봤던 것 같아요. 선택권이 더 넓어졌는데 겁이 더 많아진다든지 그런 모습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제가 지금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거겠죠. 역할의 비중과 상관 없이 하고 싶어요. 아무리 분량이 적어도, 제가 하고 싶고 또 해도 되는 역할이라면, 항상 하고 싶어요.
1, 2. [늑대소년]의 송중기. 이 영화에서 그의 느낌은 확실히 달라졌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초심'이라는 게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보다 오히려 4~5년차 정도 되었을 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막 각광을 받는 시점에서요. 지금 송중기 씨에게 초심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말을 다르게 해석해요. 저는 초심은 잃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좋은 거면 잃지 말아야겠지만, 항상 초심만 항상 가지고 있으면 그릇이 안 큰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간장 종지였다면 지금은 국그릇이 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절대 변하지 말아야 할 건 있겠지만, 항상 초심 같으면 발전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예전에 제가 인터뷰했던 걸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찾아서 읽는 편이에요. 사실 굉장히 부끄러워요. 그런데 도움이 많이 돼요. 이때 내가 정말 헛소리하고 있었구나, 뭘 안 다고 아는 척하고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지금 이 인터뷰도 나중에 보면 그럴 수 있는 거고요. 그래서 인터뷰할 때 최대한 솔직하게 하려고 하고요. 괜히 꾸며서 이야기하면 나중에 그걸 볼 때 제가 너무 부끄럽고 마음이 힘들더라고요.
그러면 예전 작품도 자주 다시 보나요?
그런데… 그건 못 보겠어요.(웃음) 미치겠어요. 그래서 잘 했던 장면만 봐요.(웃음)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박명수 형이 자기가 웃긴 장면만 다시 본다고 그랬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도, 제가 잘 한 것만 볼 때가 있어요. 팬 분들이 편집해놓은 거 있잖아요. '이건 내가 봐도 잘 했다' 이런 것만 보는 거죠.(웃음)
원 인터뷰 전문은
NO. 1425 스페셜 무비 에디션 12.10.26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nid=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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