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성안동에 있는 '종로 직화 쭈꾸미볶음' 가게이다.
남편의 지인에게 소개를 받고 간 식당.
사진에 안 보이는 이 오른쪽 데크 위로도 야외 파라솔들이 길게 뻗어 있다.
꽤 넓어 보이는 주차장에 차들이 제법 빼곡하게 들어 차 있었다.
신발을 벗으러 현관을 들어 서는데 시선이 닿는 곳에 한지에 붓으로 쓴 안내글이 보인다.
" 저희는 맛있는 쭈꾸미 만드는 데만 신경쓰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신발을 잃어 버리지 않도록 신경 써 주세요 "
요청하는 분께는 신발 보관용 '명품 비닐 가방'을 증정해 드린단다.
눈 어두운 사람들을 위해 수저 통 위에도 메뉴판이 붙어 있다.
2인분 이상부터 판매가 되는데 1인분에 7천원이다. 거기 쌀밥이나 보리밥 중 택 1 해서 따로 천원을 더 받는다.
이외에 왕새우 튀김이랑 계란찜을 팔고 있다. 딸랑 이거다.
지인에게 소개받기로 왕새우 튀김이 맛있으니 꼭 이거랑 같이 먹으라는 얘기를 듣고 왔다.
쭈꾸미에 관한 재미난 자양 강장제 드립과 촬영 및 포장을 적극 권장한다는 문구가 정면에 적혀 있고,
그 문구 오른쪽에 이어지는 글들에는 '매운 것 못 먹으면 비비지 말고 그냥 집어서 따로 먹으라는 ' 얘기가 있다.
그리고 비비는 방법에 대한 팁도 따로 적혀 있다.
재미있는 얘기들이 여기 저기 적혀 있다. 정말 맛있는 드시는 법 - 강좌에 의하면
배가 아주 많이 고플 때 드셔 보시란다. 두 끼 정도 거르고 오시면 더 맛있다고.
메뉴가 단촐한 이유에 대해 저기 적혀 있다.
해물 파전이랑 도토리 묵은 맛없다고 해서 안함 - 이라고.
드디어 나왔다.
우리는 보리밥을 시켰다. 비벼 먹을 수 있게 큰 대접에 나왔다.
된장국과 나물 3가지, 그리고 쭈꾸미 볶음 2인분에 왕새우 튀김 2인분이다.
저 3 가지 야채들이랑 잘 비벼서 먹으면 된다... 고 하는데
이 쭈꾸미가 정말 맛있었다.
숯불 향이 아주 진하게 배어 있었다.
그리고 정말 마음에 든 점은 - 어떻게 기술적으로 구운 건지 한 군데 눌은 데도 없이 아주 깔끔하게 잘 구워졌다는 사실.
힘들게 연기마시며 내가 굽지 않아도 안에서 이렇게 잘 구워 나온다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먹다 보니 정말 매웠다. 슥슥 처음부터 다 비볐다면 더 매웠을 것 같다.
그나마 안 비볐기에 매운 것 먹고는 하얗게 남은 밥 부분을 먹어 열기를 좀 가실 수 있었던 것 같다.
거진 다 먹어 가던 때의 한 컷.
왕새우도 꽤 맛이 좋았는데 워낙 처음부터 맛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 그 분은 쭈꾸미보다 왕새우튀김이 더 맛있다고 했다 )
기대가 컸던 만큼은 아니었다.
뒷 이야기 하나 -
주문하고 5분여 지났을 때 카트 2 개가 거의 동시에 나타났다. 하나는 우리 거였고 다른 하나는 옆 테이블 거였다.
그런데 놓여 진 게 우리 테이블이 먼저였고 옆 테이블은 약 30초 뒤. 그 테이블 아저씨가 화가 나서 벌떡 일어섰다.
아니, 우리가 먼저 왔잖아요. 그리고 무슨 음식 하나 먹는데 30분 이상을 기다리게 하나요?
그리고는 식당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처음 그 카트가 싣고 온 건 쭈꾸미를 제외한 나머지 음식들이었다. 나물과 밥, 새우튀김.
그리고 3분 정도 있으니 쭈꾸미가 우리 테이블에 올라 왔다.
내 생각에 아마도 이 쭈꾸미는 옆 테이블에 가야 했던 게 아닐까 싶은.
30분 동안 그 아저씨네 주려고 굽고 있었던 주꾸미를 우리가 가자 마자 받아 먹은 것 같았다.
일단 생각하기에 숯불에 이걸 이렇게 솜씨좋게 볶아 대려면 한 사람이 온전히 불 앞에 앉아 이것만
내내 돌보며 볶았을 것이다. 이 쭈꾸미 볶음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았다.
오래 걸리는 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그런데 - 구석 쪽을 보니 또 다른 가족 팀이 있었다. 어린애를 3명 데리고 온 젊은 가족이었다.
그 팀은 우리보다 더 먼저 온 게 확실한데 웬일인지 그 팀보다 우리가 먼저 음식을 받은 것이었다.
우리가 받고 약 3~4분 뒤에 그 테이블도 전체 음식들을 셋팅해서 차려졌다.
왜 우리가 먼저 받게 된 걸까?
그 테이블이 음식을 받는 몇 분동안 괜시리 눈치가 보여 미안했다. 내 옆 눈으로 꽂히는 시선을 느낀 듯도 하다.
우리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고...ㅜㅠ
내가 들고 있던 데세랄 카메라 때문이었나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총평
이 식당의 쭈꾸미 볶음은 참 맛있다. 힘들게 굽지 않아도 솜씨좋게 구워 나온다.
숯불향이 진해서 참 맛있다.
하지만, 너무 매워서 아주 어린애들은 먹기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
어린애 동반한 가족 외식으로는 약간 부적절할 것 같다.
굽는데 시간이 걸리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점이 단점이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뭔가 줏어 먹을 거라도 한 접시 미리 나와 있으면 덜 무료할 것 같은데
나오는 게 모두 비벼 먹는 데 들어가는 나물들과 메인 디쉬와 관련된 것 뿐이라 그 점이 아쉽다.
줏어 먹을 집게 다시를 갖다 주며 주꾸미 볶는 데 시간이 좀 걸리니 양해 바란다는 말을
미리 한다면 조금 여유있게 기다리지 않을까 -
그리고, 식당이 문을 연 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일하는 분들이 체계가 덜 잡힌 느낌이다.
늦게 갔던 우리가 먼저 음식을 받은 것도 그거지만, 나중에 계산하러 카운터로 갔을 때도
텅 비어 있는 데스크 앞에서 꽤 오래 서 있었다. 업무 분담이 확실하게 안 되어 있는 듯.
주방에 주문을 받아 넣을 때도 먼저 주문한 테이블 번호대로 잘 정리해서 넣어야 할 것 같고.
조금만 보완한다면 꽤 이름 날릴 맛집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 종로 직화 쭈꾸미 볶음
울산 광역시 중구 성안동 385-16
T. 052) 243-3554
위 로드뷰에서 왼쪽 모퉁이 정원이 넓은 집이 바로 쭈꾸미 볶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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