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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빈(WooBin)/김우빈 MAGAZIN

[김우빈] 13년 3월 W 인터뷰 기사



교복을 벗고 김 우 빈 


<학교 2013>이 시작할 때만 해도, 이 드라마가 될성부른 떡잎을 소개하는 포트폴리오 역할 외에 

신선한 뭔가를 보여줄 거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몇 회가 지나지 않아 

그 예상은 보기 좋게 깨어졌지만. 낭만화 없이 냉정하게 입시 현장의 현실을 드러내는 골계미,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와 그런 인물들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선, 끈끈하게 부딪치고

 깊숙이 서로를 흔드는 인간 관계의 묘사는 학교를 졸업한 지 한참 된 어른들까지 

모니터 앞으로 끌어들이고 70분 동안 잠자코 들여다보게 했다. 차세대 스타의 

관문이라는 이 시리즈의 고전적 기능에 충실했음도 물론이다. 장/혁과 공/유, 

조/인/성과 배/두/나에 이어 학교에서 배출한 다섯 번째 후배 가운데 박흥수 역의 김우빈이 있다. 


마침 졸업 시즌인 2월에 만난 김우빈은 짧은 배우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성적표와 함께, 

드라마를 막 졸업한 참이었다. 그의 강한 인상, 안정된 음성은 ‘일진’이라는 

흥수 캐릭터에 반항기 어린 폭력성 말고도 어른스러운 매력을 불어넣었고, 

시놉시스에서 크지 않던 비중을 주연으로 끌어올렸다. ‘학교’라는 제목의 

드라마야말로 그에게는 연출가와 선배 배우들이 선생님이고 어린 동료들이 급우인 학교였던 셈이다. 


“드라마 촬영 마지막 날 이/민/홍 감독님에게 졸업장을 받았어요.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배우들끼리 친해지라고, 촬영 2주 전 대사가 없을 때부터 리딩에 나가고 

같이 게임도 하고 그랬어요. 세트도 교실이고 복도고 운동장이니까 정말 

학교 다니는 기분이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이 학창 생활이 그에게 남겨준 

값진 선물은 고남순 역의 똧이라는 친구다. 입 밖에 뱉는 순간 욕설이 되어 

튀어나오지만 속으로는 깊이 의지하는 두 남자 고등학생이 

보여준 우정의 케미스트리는 어떤 남녀 배우의 로맨스보다 진했다. 


“남순이를 진짜 사랑했어요. 촬영하는 동안 똧 생각을 많이 했고 지금 드라마가 끝나고 

나도 걱정이 많이 돼요. 어디 가서 사고는치지 않을까, 밥은 잘 먹고 다닐까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웃음). 평생보면 좋겠어요.” 두 사람이 담벼락에서 

화해하는 신에서 눈물 콧물흘리며 감정을 다 쏟아낸 첫 번째 테이크 대신에,

 예쁘고 멋있게 나온 촬영분이 채택된 건 그에게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다. 


김우빈의 학창 생활은 학교에도 무엇에도 마음을 못 두고 방황하는 박흥수와는 달랐다. 

중학생 때부터 모델을 목표로 했고, 가족의 지지를 받으며 고등학생 때부터 

일을 시작해서 모델학과에 진학하고 스무 살에 컬렉션 런웨이에 섰다. 

그리고 김글로리, 빵, 쫗을 비롯해 모델 출신들이 대거 캐스팅된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배우로 출발할 기회가 되어주었다. 빨간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나온 ‘미친 미르’ 역에 이어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의 문제아 제자도 그였다.“이제 교복은 그만 입고 싶죠(웃음). 

제가 결코어린 얼굴은 아니거든요. 강하게 생겨서 반항적인 인물로 

많이 캐스팅되지만 부드러운 느낌도 갖고 있고, 가볍게 깨방정 떠는 것도 경험해보고 싶어요.” 


정답이 없어서 연기가 재밌고 매력적이라는 이 89년생 청년이 꼽는 

‘인생의 영화’는 윌 스/미/스의 <행복을 찾아서>. 거대한 사건이 있고 

스케일이 큰 이야기보다 가족 간의 잔잔한 사랑과 작은 감정의 디테일이

 마음을 움직인다고 말하는 그를 보며 강한 인상 뒤의 반전을 더 기대하게 됐다. 

‘대사 한 마디도 진실하게, 인물의 일대기를 촘촘하게’를 목표로 

하루하루 배우고 있는 김우빈에게는 학교 밖의 세상이 더 큰 학교일 것이다.







자료들은 모두 김우빈갤러리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