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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카메라와 스냅샷

카메라 가방 - 빌링햄의 하들리 스몰에서 수납의 예


카메라 가방의 필요성이 점점 크게 다가왔다. 고르고 골라 몇 개의 가방을 몇 번씩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다시 삭제를 시켰는지 모른다. 온갖 검색에 줄자까지 갖다 놓고 실제 사이즈를 
눈 앞에서 어림잡아 보았다. 이런 날이 내게 올 줄 몰랐다.

아주 예전 어느 이웃 블로거 분이 새로 산 카메라 가방을 포스팅해 두고 
거기 많은 이웃분들이 와서 참 좋으시겠어요, 멋져요, 라는 덕담을 주고 받을 때도 
나는 어리벙벙했다. 이게 뭔가요? 아... 이건 카메라 들고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가방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벼르고 별렀던 가방을 이제 사게 되었어요. 
무게도 좋고 크기도 딱 맞고 무엇보다 내부 배치가 좋아서 - - -.

와 닿지 않았었지, 그 때만 해도. 

지금에서야 나도 무게를 살펴 보고 실제 매었을 때 내 몸크기와 어울리는지, 몸에 잘 어우러지는 느낌인지 그걸 상상하고 있다.


케이스 로직의 수트케이스

 로우프로 토들러 줌팩 55



# 쓰던 건 작아졌다.

여태 쓰던 가방은  케이스 로직의 슈트 케이스이다. 소프트 케이스이고 렌즈와 바디를 쏙 감싸는 스타일.

이게 가볍고 딱 좋았는데 얼마전 새로 산 시그마 17-50 F2.8 렌즈를 장착하자 

이 케이스가 부족하게 되어 버렸다. 후드를 뒤집어서 넣으면 들어가는데 바로 끼운 채로는 넘쳤다. ;;; 

바로 꺼내 쓰자고 들고 다니는 게 수트 케이스인데 그건 곤란한 바 -

검색하고 다닌 결과 카메라 가방 판매 순위 1위와 2위 제품으로 범위가 좁혀 졌다.

1위가 빌링햄 하들리 프로 이고, 2위가  로우프로 토들러 줌팩 55 였다. 로우프로 거는 

2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쿠션도 좋고 나중에 망원렌즈를 끼더라도 충분히 들어가는 

사이즈였다. 게다가 가볍고 옵션의 줄을 매달 시에 가슴 앞에서 엑스자로 

가방을 맬 수도 있다. 가벼운 등산 시에도 쓸 수 있는 초 실용적인 가방이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구두와 블레이저 차림에도 어울릴 만한 디자인의 가방. 

로우프로 줌팩은 전투적인 디자인이다. 그러면 빌링햄인데 - 

프로 사이즈는 여자가 매기에는 아무래도 좀 큰 듯 했다.  

# 내가 원한 사이즈
나는 렌즈를 잔뜩 넣고 외출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넣어질 수 있는 크기라 치더라도 

그걸 매고 어떻게 돌아 다닌단 말인가? ㅡ.ㅡ;; 혹 내가 살다가 어쩌다 한 번 정도 

많은 수의 렌즈가 필요해 들고 나가야 하는 일이 생긴다 치더라도 - 그 땐 캐논에서 주는 

중형 사이즈의 가방을 사용하면 될테고 그 가방은  차에 실려 옮겨질테며 

그리고 촬영 장소까지만 내 손에 들려 운반되어질 것이다. - 혹은 내 옆에 있는 어떤 다른 포터에 의해 - 

내가 원하는 사이즈는 렌즈를 장착한 바디에 후드가 달린 채로 하나가 들어가고 

거기 스트로보 하나 정도 더 들어가는 사이즈. 혹 가능하다면 지금 있는 팬케익 렌즈 하나 정도 더 넣고. 

즉,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 안에서 수납 물품들의 갯수가 정해지는 것이었다.  

결코 들고 다닐 물품 갯수에 맞춰 가방 사이즈를 정하려는 건 아니었다.





빌링햄 하들리 스몰의 상자


# 빌링햄이 아주 정장스런 디자인은 아니지만
정장 스타일의 카메라 가방이라고 하면 각진 가죽 가방이 많다. 그리고 각이 져 있고 

딱딱하다 보니 카메라가 딱 들어 갈 수 있을 만큼의 여유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가방의 가로폭이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야 하고 가방은 상자 모양이 된다. 데레랄 카메라의 

가로사이즈를 충족할만한 가방이 상자모양이 된다면? 토트 스타일로 들고 다닌다면 

그나마 좀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긴 끈으로  매었을 경우 몸에 착 달라붙는 맛이 없고 

몸에서 떨어져 동동 떠 다닌다. 엉덩이에 부딪칠 때마다 퉁퉁 튕겨질 것이다. 

무게를 생각해서도 가죽보다는 천이 실용적일테지만, 소프트한 모양으로 어느 정도 여분의 

공간을 제공하기에도 천모양이 제격이다. 빌링햄은 윗 뚜껑에서 앞면으로 이어지는 

겉면의 느낌이 조금은 부풀거나 찌그러져도 그걸 다 껴안을 수 있을 듯한 소프트한 디자인이다.



정품 보증서

세탁하지 말란다 


# 언젠가 봤던 그 가방이 바로 -
지난 5월 방콕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다. 공항에서 한 모자를 봤었다.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는 남자 아이 

- 아마도 아들일테지 - 와 함께 여행을 떠나던 여자분. 짐을 부치고 할 때도 눈에 띄더니 

비행기 올라타니 바로 우리 앞 자리에 앉았다.

그 여자분이 가방을 두 개를 매고 있었다. 거기다가 데세랄 카메라까지 총 3가지를 어깨에 매고 있었는데, 

에트로 파우치백을 사이드 가죽끈을 더해서 사이드로 매고 있었고 제법 큰 사이즈의 캐주얼백을 또 하나 더 

매고 있었던 것. 그 큰 사이즈의 캐주얼백이라면 웬간한 건 다 들어갈 법한데 왜 저 에트로 가방을 또 매고 

있는 걸까? 가만 보니 멋스럽게 틀어 올린 머리에 붙어 있는 핀이 또 에트로 핀이었다. 아마도 

저 여자분은 에트로를 참 사랑하나 보다 생각했다. 저 가방을 꼭 매고 가고 싶었나보다. 

하긴 갈색 스트랩이 어깨에서 가슴을 가로질러 내려 오는데 그 색상과 가죽의 질감이 의상에 포인트가 되는 듯도 했다. 

수하물을 부치느라 줄을 설 때부터 그 여자분은 계속 내 바로 앞에 서 있었는데 자연스레 눈길이 

그 캐주얼 가방으로 갔다. 아주 비싼 건 아닌 듯 한데 색감이나 마무리가 참 깔끔하다 싶었다. 

가죽으로 테두리를 두른 것이 주 재료는 패브릭이지만 고급스런 느낌이 더해져 있었다. 카키색에 붉은 갈색의 대비가 멋스러웠다. 

한국으로 돌아 와 그것과 비슷한 색상의 가방을 찾아 봤지만 찾지 못했고 이후 그 가방은 잊혀졌다.

그런데~!!!

이 빌링햄 가방을 고르고 또 고르고 찾고 찾다가 일주일 이상이 더 지난 어느 날 - 

바로 이 가방이 그 때 봤던 그 가방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항~! 그 여자분이 두 개의 가방을 

들고 있었던 이유를 그 때서야 알게 된 것이다. 내가 골라 보니 카메라 가방이 큰 건 나로서는 실용성이 떨어진다. 그

러니 에브리데이 쓸 수 있는 카메라 가방은 스몰 사이즈로 하고 그 가방 옆 켠에 넣기에 넘칠 만큼의 소지품을 들고 

나가야 할 때는 자그마한 파우치백을 하나 더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여행을 간다고 하더라도 딱 그 조합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가방의 사이즈와 무게


무게가 0.7 kg 이니 아주 깃털같지는 않지만, 들어 보니 크게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위에서 내려다 본 폭은 이 정도이다. 그리고, 카메라가 뚱뚱해서 조금 벌어진다 하더라도 수용이 되는 디자인이다.




이건 어깨 패드인 sp40. 
리얼 가죽으로 되어 있다. 제품에 포함되어진 게 아니고 옵션이다. 꽤 가격이 나간다. 4만원이 넘는다. 

이 제품의 본래 용도는 쿠션감을 위한 것이다. 무거운 카메라를 넣고 들더라도 어깨에 압박감을 줄여 준단다. 

써 보니 느껴지는 단점이라고 하면, 이 제품 자체가 둔탁하고 무거워 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게 딱히 아주 무거운 건 아닌데 이걸 장착하니 어깨에 둘러 맬 때 가방이 더 무거운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온다고 할까, 뭐 그런 ;;

내가 이걸 산 건, 온리 디자인때문에 - 이게 더해지니 가방이 조금 더 완성된 마무리로 느껴진다는 이유로 -
이걸 오래 써서 낡아지면 더 멋스러워질 것 같다.

자, 이제 가장 궁금한 내부 사이즈 - 
과연 어떻게 카메라와 렌즈들이 배치가 될까?
이걸 알아 내려고 아마 웹페이지를 2백 페이지 넘게 검색해 봤을 것이다. 큰 건 싫다고 스몰을 샀는데

 제대로 물건들이 들어 가지 않는다면 반품해야 하지 않겠나? 크고 못생긴 (!) 프로로 다시 

선택을 해야 되겠지... 검색해 보니 어떤 이는 조금 큰 렌즈 장착시에는 절대 들어 가지 않는다는 

글도 있고 여자라면 스몰 사이즈가 제격이라는 글도 있었다.




칸막이 찍찍이가 4개가 들어 있다. 길고 도톰한 칸막이 천이 2개, 얇고 짧은 칸막이 천이 또 2개.

일단 긴 걸로 칸막이를 하고 스트로보를 넣어 보았다. 그리고 그 옆에 17-50 렌즈에 후드를 끼운 채로 카메라를 세워 넣어 본다.




가방 옆에 세워 두니 딱 맞는 높이다.




넣어 보니 딱 맞다. 스트로보를 워낙 구석으로 땡겨 넣어서인지 그 옆으로 끈과 

핸드 스트랩을 밀어 넣을 여유 공간도 충분히 확보되었다.




그러고 나서 뚜껑을 닫아 보았는데 전혀 불룩 튀어나오거나 보기 싫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른 장착법 하나.




스트로보와 카메라를 가로 층으로 두 층 나누어 넣기.

도톰한 걸로 스트로보 위에 칸막이를 만들었다.
어차피 카메라를 먼저 꺼내 사용하다가 스트로보 사용할 일이 생길 테니 아래에 두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가로로 카메라를 둔다. 마치 이층침대처럼 - 윗 칸에 카메라가 얹혀지는 것이다.
렌즈 앞 쪽으로 여유 공간이 많이 남는다. 20cm 이상. 이런 식으로 넣는다면 조금 더 긴 렌즈를 장착해도 

충분히 들어 갈 듯 싶다. 위 쪽으로도 뚜껑까지의 공간에 여유가 많이 생겼다.

칸막이를 다른 걸로 할 수도 있다.




얇고 짧은 칸막이는 위 사진처럼 한 쪽에만 저렇게 찍찍이가 두 개 붙어 있다.




위 사진처럼 한 쪽으로만 찍찍이를 붙여 두면 찍찍이가 없는 다른 쪽으로 들춰 올리기 쉬워 진다.
스트로보를 꺼낼 때는 이게 더 간편할 것이다. 양쪽이 다 붙어 있다면 

스트로보는 터널 속에서 꺼내 듯이 뚫린 다른 한 쪽으로 손을 넣어 꺼내야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작은 쿠션 칸막이는 큰 것에 비해 얇기 때문에 

가방 내부가 조금 더 여유로워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만약 스트로보를 안 들고 나간다면 카메라를 세워서 넣고 그 옆에 

이 미니 칸막이를 붙여 두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팬케익 렌즈를 넣고 그 위를 또 하나의 

미니 칸막이로 덮어 두어도 되고, 형식상 카메라 옆의 칸을 질러 주고는 개인 물품들을 

넣어 둔다고 하면 시각상, 심리상 가방 안 공간이 넓게 느껴지지 않을까 한다.




가방의 실제 색상은 위 사진과 가장 가깝다. 위 사진은 팬케익 40mm 로 찍은 것이다. 

간만에 팬케익 렌즈를 장착하고 카메라를 들어 보니~!! 이럴 수가~!! 너무 가볍고 너무 핸디블하다. 

이 렌즈가 표준 줌 렌즈와 화각이 겹쳐서 팔아 버릴까 생각했는데 안되겠다. 들고 있어야겠다. 

정말로 가볍게 찍고 싶은 나들이 때는 이걸 들고 나가야겠다.




● 마지막 사진은 카메라의 밝기 조정을 0점 조정한 채로 찍은 것이고

나머지 사진들 중 일부는 실수로 ;; 2 레벨 가량 밝게 해 놓고서 찍었다.

이후 사진 보정 시에 조금 어둡게 했다.  아무래도, 보정으로 조정을 하다보니

원래의 색감과는 조금 멀게 나와 버렸다. 그리고, 카메라를 찍어야 되는

씬에서는 소니 사이버샷으로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