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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아딸라의 칼럼

대중과 팬, 그리고 팬의 핵 - 스타의 탄생과 진행에 따른 구성도 변화 분석

 

 

 

 

 

 

 

 

모든 집합의 경계선은 명확하지 않다.

각각의 구성원들은 바깥 부분으로 갔다가 다시 들어왔다가 소수 이동하기도 한다.

 

 

# 팬의 핵 (팬 코어)

 

열혈 팬층이다. 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바깥으로 전파된다. 이들이 뜨거울수록 오렌지 색 팬층도 더 뜨거워진다.

 

열정의 특징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 팬코어는 대체적으로 스타가 대중문화적 이슈를 일으킬 때 대부분 생성된다.

작품이 계속될수록 이 팬코어에 새로 유입되는 숫자는 처음보다 적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절대 숫자는 적어진다.

 

이민호의 경우를 예로 들면 -

 

꽃남같은 아이돌적인 돌풍을 일으켰을 때 팬코어가 500 정도 생성되었다고 치자.

이후 개취 때 기존 500 에서 200이 줄어 300이 되었고 새로 유입된 팬코어는 100 정도이다. 전체숫자는 400이다.

또 시헌을 하고 나면 팬코어는 200 정도가 되고 새로 유입된 팬코어는 50 정도이다.

 

그리하여 새로 들어오는 팬코어가 생김에도 전체 팬코어 숫자는 250 정도로 처음보다는 줄어드는 것이다.

 

 

# 일반팬

 

중간층인 이 팬은 대중으로 빠지는 일도 많다. 다시 재유입되기도 한다.

하지만 팬코어로 들어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

팬코어는 그만큼 독한(!) 층이다.

 

 

 

# 호감도의 대중

 

저렇게 어떤 큰 계기로 인기의 돌풍을 가져 오지 못하고 대기만성형으로 인정받는 경우,

팬코어 없이 대중 호감도만 올라간다.

 

고만고만한 외모에 괜찮은 연기력 정도를 가진 배우의 경우, tv에 얼굴을 자주 비춰서 인지도도 올라가 있지만

의외로 팬코어는 형성되지 않은 일이 많다.

길에 다니면 알아 보는 사람도 많고 어르신들의 호감도도 높지만 스타성이 높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팬코어가 생기는 데는 별의 빅뱅만큼이나 강력한 계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건 대체로 가수가 아닌 배우의 경우에 한정된 얘기이다.)

 

 

이민호의 경우도 시간이 지나 인정받게 될수록 호감도의 대중 의 저변이 확대되어 질 것이다.

시헌 이후 이 호감대중이 대폭 늘어났다. 남자팬들과 어린이팬들이 그 중 대표적인 예이다.

 

 

남자팬들과 어린이팬들이 팬미팅을 따라 다니지는 않는다.

이민호, 거 참 볼수록 괜찮네 - 하던 중년의 남성팬들이 팬미팅을 참석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팬레터를 적지도 않을 것이고, 선물을 준비해서 건네지도 않을 것이다.

 

대중과 열혈팬의 차이는 일단 눈에 보이는 걸로는 이런 게 있다.

 

내가 가수 이승환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팬코어에 속하지는 않는다.

배용준도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난 팬코어는 아니다.

 

이승환 콘서트도 가끔 간다. 부산이나 울산 공연을 가 보면 중간 좌석으로 6줄 정도가 바로 이 팬코어들이 앉아 있다.

큰 소리와 환호로 조직화된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들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나는 그저 주변인일 뿐이다.

호감을 가진 대중.

 

배용준에 대해 호감을 내가 가졌다고 할지라도 팬까페에 내가 가입을 하지도 않을 것이고

팬사이트를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글을 남기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이미 그들은 그들 나름의  정서적인 유대가 형성되었을 것이고 특유의 팬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그것을 살피고 융화하는 수고를 할만큼의 팬심은 내게 없기 때문이다.

 

 

이민호가 작품을 계속하면서 엄청난 성공을 이룬다고 할 때,

 전체 집합 U에서 호감도를 지닌 대중의 저변도가 넓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팬코어는 그리 쉽게 커지지 않는다.

 

팬미팅을 한 해, 두 해 계속할수록  신청 숫자가 늘 확률은 매우 적다.

한번 실물이나 볼까? 라고 호기심에 오는 신규 팬이 있을 수는 있지만,

기존 팬코어에서 매년 연속으로 오는 숫자는 적어 질 것이다.

 

시티헌터가 이토록 성공적이었는데 팬미팅 대관홀 크기가 왜 더 커지지 않았는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시티헌터로 늘어난 건 대중과 평단의 인정이다.

 

그 대중과 평단의 인정에 기뻐하는 것은 팬과 팬코어이다.

대중들이 그것을 제 일처럼 기뻐하지는 않는다.

 

 

- 기사들마다 다 칭찬하고 있어~!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서 칭찬하는 얘기를 들었어, 너무 기뻐~!!

 

이러지는 않는다. 바로 그들이 동네 아줌마와 같은 층인 '대중' 이기 때문이다.

주체가 아닌 객체이다. 주변인이다.

이승환 콘서트에서 열광하는 팬코어를 바라보는 나처럼 -

 

이민호는 기존의 팬코어를 식구 개념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민호가 얼마만큼 어제 팬미팅에 참석한 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한 존재들이다.

 

시티헌터 열혈 시청자와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팬코어들 중에 누수되는 부분없이 오랜 시간 다 안고 가고 싶은 것이 나만의 바램이 아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