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8월, 아인슈타인은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에게 편지를 보낸다.
우라늄 연쇄 반응을 이용하면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폭탄으로 만들면 웬만한 도시(都市) 하나는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면서, 나치 독일이 이러한 폭탄을 먼저 개발할 염려가 있으니 미국 정부 차원에서 빠른 대처를 요구한다는내용이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해 국가 차원에서 원자폭탄 개발에 나서게 되는데, 이것이 잘 알려진 맨해튼 프로젝트다.
그 후 4년여 동안 지속된 이 프로젝트에는 모두 수만 명이 동원되었으며 지금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20조원이 투입되었다.
물론 과제를 이끈 사람들은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오펜하이머, 보어, 파인만 그리고 페르미 등 이제는 모두 전설로 남은 과학자들이다.
페르미 오펜하이머, 보어 파인만 |
1945년 7월 16일 새벽, 개발된 원자폭탄에 대한 최종 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1만m 넘게 올라가는 버섯 형태 불꽃을 보면서 이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모든 이들은 기쁨과 더불어 그 놀랄 만한 위력에 착잡한 마음을 갖는다.
개발에 참가했던 오펜하이머는 그날 기분을
"나는 스스로 죽음의 신(神)이 되는 것 같았다.
세계를 멸망시키는 죽음의 신이 바로 나 자신이 아닌가?"라고 표현했다.
최종 시험의 현장 책임자였던 사람은 좀 더 직접적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이제 우리 모두는 정말 개만도 못한 놈들이 되었다!"
그들의 인간적인 고뇌가 느껴진다.
사실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많은 과학기술자들은 원자폭탄이 완성되기 전에 전쟁이 끝나기를 간절히 기도했고 실제로 독일은 1945년 5월에 이미 항복했다.
시험 폭발을 본 과학기술자들은 일본에 원폭 개발을 알리고 이를 무인도에 떨구어 그 파괴력을 시위하는 것으로 그치자고 제안했으나
이는 군부(軍部)에 의해 거부되었다.
그 해 8월 6일 아침 8시 15분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서 투하된 원자폭탄 이름은 `Little boy`였는데 이 `작은 소년`은 엄청난 괴력(怪力)을 발휘하며 역사를 바꾸었다.
폭탄이 떨어진 바로 그 순간에 죽은 사람만도 6만6000명, 다친 사람은 6만9000명에 달했다.
폭탄이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반지름 1㎞ 이내 모든 것은 그야말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반경 2㎞ 이내에서 탈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타버렸다.
반경 3㎞ 이내에 있던 모든 것은 다 날아갔다.
그날 B-29폭격기 부조종사였던 루이스는 폭탄이 터지는 순간 스스로 너무 놀라 다음과 같이 소리 지른 것이 녹음되어 남아 있다.
"오 하느님! 도대체 우리가 무슨 일을 한 것인가요?" 이로써 일본은 항복을 선언했으며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는다.
그러면 2차 대전의 다른 당사자인 독일은 원폭 개발에 어떤 자세였을까?
만약 히틀러가 루스벨트처럼 원폭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면 이를 먼저 소유한 나라는 과연 어디일까?
원폭 개발에 대한 히틀러 의견은 당시 그의 각료 회의록에 그대로 남아 있다.
원폭 개발을 주장한 사람은 통신부 장관이었는데, 이에 대해 히틀러는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이 상황에 어찌해서 당신은 핵폭탄 같은 시간 걸리는 일을 자꾸 거론해서 나를 못살게 구는가!"
라고 짜증을 내면서 이에 대한 연구 제안을 묵살했다.
아울러 양심적인 독일 과학기술자들은 나치에 대한 협력을 거부했다.
"히틀러에게 핵폭탄을 만들어 주느니 차라리 자살하는 편이 낫다. "
전쟁 초기 어느 날 오토 한 교수가 동료들에게 한 말이다.
오토 한은 우라늄 핵분열을 가장 먼저 알아낸 사람이다.
(여기까지 2006년도 10월의 MK기사의 일부 부분 :김도연 서울대 공대학장 씀)
그 자신이 발견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나쁜 의지를 품은 사람에 의해 먼저 발견될 바에는 차라리 자신이 그것을 만드는 편이 나은 걸까?
천재 과학자들의 도덕적인 고뇌가 느껴지는 부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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