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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나는방/뮤직살롱

[오아시스] 베스트 싱글 10

(이번 편은 오아시스가 영국에서 정식으로 발표한 싱글 A-side에서 10곡을 추렸습니다. 그래서 편의상 '오아시스 싱글 Best 10' 라고 칭했습니다. 영국 외에서 발표한 싱글이나 싱글컷되지 않은 앨범 수록곡, 싱글 B-side곡들의 Best 10 노래들은 다음 편에서 다루겠습니다.)




- Don't look back in anger (1996년, Morning glory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 중학교 2학년, 친구집 스피커에서 나오던 이 노래의 도입부를 듣는 순간을 잊지 못한다. 처음엔 존 레논의 Imagine인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오아시스라고 하는 밴드의 노래였다. 첫 구절 'Sleep inside the eye of your mind' 부터 후렴이 끝날 때까지 그 팝적이면서 락적인 사운드와 멜로디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오아시스에 대해 모르는 사람에게 그들의 음악을 처음 소개해줄 수 있는 보편적인 노래다. 부작용은 오아시스 메인 보컬이 노엘의 목소리인줄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아무튼 Wonderwall과 함께 오아시스 시그내처 송이면서 멜로디과 파괴력 면에선 Wonderwall 보다 더 잘 만든 노래라고 생각한다. 비하인드 스토리로  후렴구 'So sally can wait'은 원래 'So Jim will fix it' 이었다고 한다. Jim'll fix it은 75년부터 약 20년 간 방영되었던 BBC 프로그램의 이름이다. 고쳐지지 않았다면 부르는 맛이 반감됐음이 자명하다.






- Wonderwall (1996년, Morning glory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 오아시스는 의외로 사랑 노래를 많이 만들지 않았다. 대부분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메시지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달콤한 사랑 노래가 있다. Wonderwall은 고백 음악이다. '오늘이야말로 네게 얘기할거야. 그 누구도 네게 느끼는 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거야. 네게 할 말이 많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내가 이 노래를 Best 10에 넣은 이유 중 가사가 8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에 난 이 노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Don't look back...에 비해서 멜로디가 약하고 너무 단순한 곡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때문에 한국 대중들에게도 Don't look back...보다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는 곡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겉으론, 즉 말투는 투박하지만 그 안에 여린 떨림을 전하는 Wonderwall의 느낌과 가사를 알게된 후 왜 이 노래가 명곡인가를 깨달았다. 참고로 Wonderwall은 오아시스가 신봉했던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이 만든 Wonderwall music이라는 OST에서 파생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한 곡 명성과 다르게 영국 차트에서 1위가 아닌 2위를 차지했었다.






- Who feels love? (2000년, Familiar to millions (라이브 버전) /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 1997년 Be here now 앨범의 혹평 이후 노엘은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4집 타이틀 곡인 Go let it out은 깔끔한 밴드곡이었지만 두 번째 싱글 Who feels love는 오아시스식 몽환적 디스토션 사운드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게 된다. 허나 원곡은 다소 느린 BPM과 보컬 리암의 목소리가 너무 약하게 녹음되어 그다지 호평을 받지 못했다. 반면 2000년 Wembley 스타디움 공연 버전은 성큼성큼 리듬을 전진하는 밴드 특유의 속도감과 디스토션 사운드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리암의 보컬이 최상급 컨디션을 보이며 멋진 음악으로 완성되었다. 멜로디보다도  기타 연주, 그리고 한 번씩 툭툭 올라오는 베이스와 드럼의 타격감을 위주로 감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Stop crying your heart out (2002년, Heathen Chemistry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 노엘의 애달프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곡이다. 오아시스 최악의 암흑기라고 불리는 5집 수록곡이지만 이 노래를 비롯해서 싱글컷된 노래들은 모두 뛰어난 퀄리트를 갖고 있었다. 또한 두 개의 영국 싱글 차트 1위곡을 배출하기도 했으며 이 노래가 그 중 한 곡이다. 단조로운 피아노 소리로 시작하여 'Hold up'이라고 약하게 지르는 리암의 목소리는 감정이 없는듯 하지만 청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리암의 보컬은 사실 노래마다 큰 차이가 없는 걸로 유명하다. 하지만 약간의 톤 조절만으로 곡과 어울리는 보컬을 가진 것이 또 리암이기에 이런 발라드 노래도 썩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나비 효과'의 엔딩곡으로 널리 알려졌었고 오아시스의 몇 안되는 감성적 노래이기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후에 영국 가수 레오나 루이스가 리메이크하여 좋은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 The shock of the lightning (2008년, Dig out your soul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 마지막이 돼버린 오아시스 앨범의 타이틀곡. 그야말로 질주, 그 자체인 노래다. 단순한 리프에 일정한 리듬을 가졌지만 그 자체가 락앤롤이란 게 여실히 느껴진다. 곡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후반부 직전 드럼 솔로다. 링고 스타의 아들 잭 스타키가 구현한 솔로인데 비틀즈의 곡 'The end'에서의 링고 스타 드럼 솔로 부분이 연상되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멜로디가 어떤 한 방이 있는 곡이 아니기에 데뷔 앨범을 제외하고 오아시스 역대 타이틀곡 성적 중에서는 가장 낮은 3위를 기록하게 됐다. 허나 팬들이나 평론가들은 오아시스가 여전히 살아있고 좋은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 곡에 호평을 보냈다. 진심으로 다시 뭉친 그들의 새로운 음악을 듣고 싶다.






- Stand by me (1997년, Be here now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 Morning glory로 간신히 얻게 된 미국에서의 명성을 단 한 방에 잃게 만든 앨범 Be here now 의 싱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가사는 '우리 인생 어떻게 될지 몰라. 내 곁에 있어줘'라는 일반적인 사랑 얘길 담고 있지만 멜로디와 편곡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Be here now 앨범 특징이 '사운드 블록버스터' 였기에 이 곡에서도 그들이 잘 쓰지 않는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듬뿍 담겨있다. 물론 Whatever가 현악기들 몇 개를 사용했다지만 이 곡은 오케스트라 전체를 사용한 셈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Be here now의 수록곡 대부분이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기에 이 곡도 6분 가까운 곡이 되었다. 후렴구 반복을 줄이고 1분 정도만 곡 마무리를 앞당겼다면 훨씬 더 좋은 곡이 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2000년 이후 한 번도 라이브로 부르지 않았다는 거다.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회자되는 노래라는 점에 비해 라이브로 플레잉된 횟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 The Hindu times (2002년, Heathen chemistry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 처음엔 제목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음악에서는 인도 음악 같은 기타 리프가 나와서 인도에 관한 내용인가 생각했다. 나중에서야 안 사실은 노엘이 한 자선 행사에서 본 티셔츠에 The Hindu times가 적혀서 제목으로 했다고 한다. 역시나 이런 쪽에선 단순한 사람이다. 실제로 저 제목은 인도의 한 신문사 이름이다. 알쏭달쏭한 제목과 달리 가사와 음악은 상남자의 락앤롤이다. '신은 너의 락앤롤에 네 영혼을 불어넣어줬다'는 내용이 후렴구를 담당하고 있고 리듬은 처음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고 오아시스식 얼터너티브 락을 보여준다. 또한 2000년부터 시작된 사이키델릭한 느낌도 아직 남아있는 싱글이다. 이 노래는 역시 차트 1위를 기록했고 위에 언급한 Stop crying... 등등 4개의 싱글이 모두 3위 안에 드는 히트를 기록했지만 싱글컷 되지 않은 앨범 수록곡들이 모두 수준 미달이었다. 그런 급격한 온도의 차이 때문에 그들은 많은 혹평을 견뎌야했다.






- Best 3. Let there be love (2005년, Don't believe the truth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 비틀즈에게 A day in the life가 있다면 오아시스에겐 Let there be love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조가 거의 흡사하다. 처음엔 리암의 다소 거치지만 나름의 위로가 느껴지는 파트로 시작했다가 중반부는 노엘의 따뜻하고 감성적인 파트, 그리고 점점 피치가 올라가는 사운드를 취하다가 중반부 종료, 후반부에 다시 리암 파트로 곡 마무리한다. 리암 파트에서는 삶에 대한 불평 속에서 어떻게든 위안 거리를 찾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노엘 파트에서는 그런 '중생'을 따스히 안아주며 잠언을 전하는 가사로 채워져있다. 이 노래는 그들이 부활했다고 평가받는 6집의 세 번째 싱글 컷이다. 그 전에 싱글컷 된 Lyla와 The importance of being idle이 더 메가 히트를 기록했지만 내게 더 위무의 손으로 다가와줬던 노래는 Let there be love 였다. 안타까운 점은 단 한 번도 라이브로 이 곡을 부르지 않아서 라이브 영상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 Best 2. Live forever (1994년, Definitely maybe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 2009년 내한 공연에서 부른 Live forever는 여러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당시 투어 셋리스트에서는 Live forever가 빠져있었다. 하지만 공연 전 한국 호텔에 있던 노엘에게 직접 한국팬들이 '꼭 Live forever를 해달라'고 요청을 했고 예정에 없던 Live forever가 공연 당시 울리게 됐다. 특히 노엘이 혼자 Live forever를 부른 경우는 그 이전까지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었기에 많은 팬들이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올린 영상에는 관중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만 기타 솔로 부분에서 한국 특유의 '솔로 떼창'이 굉장했고, 그걸 본 노엘이 아빠 미소를 짓는 것 또한 팬들끼리 길게 회자됐다. 오아시스 해체 후 내한한 노엘 갤러거 공연 중에 팬들이 'Live forever 해달라'며 팬들끼리 노랠 불렀지만 노엘은 "전에 왔을 때 너네들이 요청해서 해줬잖아, 이번엔 안 돼" 라며 장난스러운 멘트를 주고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나 해외 팬 투표에서 오아시스 최고의 노래 1위로 매번 선정되고 또한 오아시스를 정의하는 노래이다. 명실상부한 오아시스 최고의 노래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 Best 1. Whatever (1994년, 싱글로만 발매 / 작사 작곡 노엘 갤러거 닐 인스)



: 현악기와 밴드의 조화가 가장 잘 어울어진 노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신있게 꼽을 하나의 노래, Whatever다. 그만큼 멜로디, 밴드 연주, 현악 편곡, 메시지, 그리고 자유를 갈망하는 리암의 목소리까지 완벽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준다. 이 노래는 앨범 수록곡이 아닌 싱글로만 발매되었고 해체 후 발표한 싱글 모음집 앨범에 삽입되기 전까지는 오직 싱글 내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이 곡의 길이는 6분 21초다. 또한 후주가 3분 가까이 된다. 그럼에도 이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고 지금까지도 영혼을 울리는 노래가 되는 까닭은 여러 부분에서 완벽에 가까운 소리가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3분 가량 되는 후주는 처음엔 현악기와 밴드의 합주 사운드로 이뤄져있고 점진적으로 악기가 하나씩 빠지는 방식을 취한다. 그러면서도 바이올린 솔로가 간헐적으로 나와 전혀 지루하지 않은 후주가 되었다. '난 무엇을 선택하든지 자유로워. 그게 좋든 안 좋든 그건 상관없어' 라고 외치는 당시 20대 오아시스의 청춘 어린 패기를 만날 수 있는 곡이다. 라이브로 플레이할 때는 후주 부분에서 비틀즈의 Octopus's garden과 데이빗 보위의 All the young dudes 를 겹쳐서 부르기도 한다. 참고로 이 곡은 Neil Innes의 곡과 첫 부분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공동 작곡 크레딧 판결을 받았다.





자리가 없어서 못넣은 오아시스 싱글 A-side 곡들
: Lyla, Supersonic, Some might say, Shakermaker,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Cigarettes & Alcohol, Go let it out, Songbird, Little by little, Falling down, I'm outta time, Lord don't slow me down, Roll with it, All around the world



다음 편은 오아시스의 싱글 A-side곡 외의 음악 Best 10 입니다.



- 이상 게천 뮤직 승자님의 초이스와 코멘트들 모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