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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빈(WooBin)/김우빈 TV

[김우빈] 다큐프라임, 나레이션 .s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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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우린 교실에서 친구를 만난다.

함께 웃고 떠들지만 때론 불안하고도 두려운 그 이름, 친구.

아무렇지 않은 척 서로 감추고 있지만 우린 알고 있다. 서로를 믿지 않는다는 걸.

차라리 혼자가 편할 때 난 친구들 사이의 작은 섬이 된다.

  

서울 시내 여섯 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쉬는 시간, 점심시간 노는 풍경들을 담았다. 우리들이 찍은 우리들의 이야기.

쉬는 시간. 여자 아이들은 무한 변신을 한다. 심지어 즉석 성형도 서슴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이 처음 친구를 사귀는 곳. 바로 어린이 집이다.

쌍둥이 자매 나영이와 인영이.

생후 10개월부터 어린이 집을 같이 다닌 남자아이 니체와 특히 친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모자를 친구도 좋아 할 거라 생각하고 씌워주는 마음. 친구를 향한 배려다.

친구가 나가자 놀라운 속도로 달려가는 아이. 같이 놀고 싶은 거다.

급기야 친구 한명을 덥석 잡아 문가로 끌고 간다. 혼자보단 둘이 문을 여는데 유리할거라 생각 한 거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

그동안 친한 친구들끼리 앉아 지내다 선생님이 골고루 친해지도록 자리를 바꿨다.

짝을 바꾼다는 건 아이들 최대 관심사. 모두가 잔뜩 긴장했다.

한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친하지 않은 아이랑 짝이 되어서다.

희비가 엇갈리고 어른들 로또 당첨만큼이나 가슴 떨리는 시간.

수학보다 영어보다 훨씬 더 두렵고 힘든 일. 낯선 친구와 새롭게 사귀는 것이다.

지금 이 아이에게는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급기야 몇몇 여자아이들은 수업시간에 교실을 나가 화장실로 가버렸다.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아이들에겐 너무나 절박한 상황.

다른 친구들은 서로 다 친해 보이고 나만 외롭게 느껴지는 게 교실이란 곳이다.

이 상황에 가장 당황한건 담임선생님.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아이들은 멘붕 상태. 아무 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나라 아이들 지적능력은 세계 2. 하지만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35위로 OECD국가 중 가장 낮다.

   

초등학교 6학년 교실.

친구를 선택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함께 나눴다.

평소 친구들의 속마음이 궁금했던 아이들. 다들 관심을 갖고 수업에 참여했다.

마음속으론 진실성을 원하면서도 사실 친구를 고를 땐 훨씬 현실적이다.

우리가 친구를 고를 때 우선시 하는 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어른들은 묻는다. 학교 폭력이 왜 일어나는 것 같냐고.

사람들은 누가 뛰어 내리거나 크게 다친 다음에야 관심을 갖지만 사실 그 시작은 뒷담화였다.

누군가에 대한 뒷담화가 시작되는 순간 나머지 아이들은 절친이 된다.

모두가 싫어할 정도로 나대는 그 아이가 문제. 뒷담화를 당하는 아이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 아이들도 처음 어울릴 땐 12명이었다.

그런데 하나 둘 떨구다 보니 7명이 되었고 최근에 1명을 더 떨궜다.

우리도 알고 있다. 처음엔 달콤하지만 뒷담화는 하면 할수록 모두가 상처받는다는 걸.

하지만 피할 수 없다.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하기에.

다음엔 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오늘도 하루를 힘겹게 버틴다.

  

앞에서는 함께 웃고 떠들지만 사실 믿을 수 없다. 언제 나를 떨굴지 모르는 친구들.

교실은 숨 막히는 전쟁터다. 은밀히 주고받는 친구들의 시선. 그 속에 담긴 뜻을 뭘까?

친한 친구가 날 배신했을 때 그리고 나에 대한 뒷담화를 할 때 온 세상이 무너져 내리고 내 마음 속엔 분노와 절망만 가득 찬다.

같이 놀던 친구들에게 버림받으면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다. 왕따가 되는 건 시간문제. 절대로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는 거다.

  

어른들은 그냥 잊으라고, 다른 친구랑 놀면 된다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친구들의 뒷담은 절대 잊혀 지지 않는다.

자꾸만 귓가에 맴돌며 나의 모든 신경을 갉아먹는다.

  

친구에 대한 우리의 고민을 엄마, 아빠는 얼마나 이해할까?

친구라는 주제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눠봤다.

부모님과 멀어질수록 우리는 친구와 더 가까워진다.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친구한테 더 집착한다.

그리고 때론 일탈의 유혹을 느낀다.

마음 속 불안과 분노를 한방에 터트리는 일탈, 우리 나이엔 누구나 순식간에 저지를 수 있다.

그런데 이런저런 사건사고로 학교를 떠나고 때론 집도 떠난 친구들이 즐겨 찾는 곳이 있다.

일주일에 두 번 맛있는 식사를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곳.

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우리들의 고민들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줘서 좋다.

이 모임은 경찰인 이상인 아저씨와 지역사회 몇몇 후원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한번 사고 친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다시 사고를 치지 않을까 고민하다 만드셨다고 한다.

 

그 때 핸드폰 절도로 붙잡혔다가 방금 구치소에서 나온 친구가 들어왔다.

이럴 때 일수록 절실한 건 따뜻하게 안아주는 누군가의 품.

윤태순 아줌마는 늘 엄마처럼 친구들을 품어주신다.

차가운 구치소 방바닥에서 몇 일 지내며 친구는 엄마가 아닌 아줌마에게 편지를 썼다.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고 믿고 기다려 줄 사람, 그런 사람이 그리웠던 거다.

이 모임 후 재범률이 80%에서 20%로 낮아졌다.

사고를 치려고 할 때마다 아줌마나 아저씨가 따뜻한 문자를 보내니 아무래도 사고를 덜 치게 된다.

 

비누하나 만들 때 마다 500. 이제 수고해서 돈 버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우리들에게 친구란 어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힘을 지니고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 친구들의 긍정적인 또래압력으로 아이들의 삶을 바꾸고 세상을 치유하는 운동에 대한 책이 출간되었다.

티나가 가장 주목한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999년 시작된 러브라이프운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10대들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에이즈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걸 모두 잘 알고 있었다. 문젠 그걸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시키고 받아들이지 않는 다는 것.

러브라이프는 변화되어 새 삶을 찾은 10대들의 인생이야기를 전한다.

10대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자신의 달라진 삶을 이야기하자 기적이 일어났다.

그 어떤 어른의 멋진 강연으로도 달라지지 않던 아이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아침 7시 이른 시각에 경찰복을 입은 친구들이 어디론가 향한다.

학생들로 이루어진 명예경찰. 15년째 내려오고 있는 전통이다.

반은 모범생 반은 문제학생. 그리고 이 안에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다.

갑자기 펼쳐지는 추격전. 누굴 잡으려는 걸까.

명예경찰 친구들은 학생들이 어디에서 담배 피는지 심지어 어디에 담배를 숨겨놓고 다니는지도 훤히 안다. 한 때 일진이었던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텔주차장? 이런 곳까지 명예경찰들이 순찰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명예경찰들이 위험지역을 순찰하는 덕에 주변 6개 학교 학생들이 등하교를 안전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보면 모두 착실하고 얌전해 보이지만 사실 처음에 올 땐 제법 일진의 포스가 느껴지는 아이들도 많았다.

아이들에게 이런 변화를 불러 일으킨건 바로 친구들.

처음에 문제학생들은 사고를 수습하러 모범생들은 봉사점수를 따러 이곳에 들어온다.

그리고 서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는다.

  

우리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할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주저앉은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내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친구는 또 하나의 가족이니까.

 


타이핑은 김우빈 갤의 크르릉 님의 것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좋은 프로그램에 나레이션 했네요.


나레이션 쪽은 그다지 경험이 많지 않은지 썩 노련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참 잘 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