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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끌시끌방/뉴스

김연경 사태, 그 뒤에 얽혀 있던 이해 관계들

 

예전에 읽었던 기사인데 지금에사 가져옵니다.
국제 배구 연맹에서 김연경의 손을 들어 준 결정이 났을 때 올라 온 기사입니다.

아래의 사실들을 관계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을텐데 판결이 난 그 때야 올리게 되었을 때는 그 또한 복잡한 뒷 사정이 있었겠죠.








국내 프로배구를 관장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제배구연맹(FIVB) 항소위원회가 지난달 31일 "흥국생명을 원 소속구단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흥국생명과 이적분쟁을 벌이던 김연경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로써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국내 FA(자유계약)제도는 유명무실해졌다. 김연경의 케이스는 앞으로 외국구단이 국내 로컬룰과 상관없이 국내 선수들을 스카우트해갈 수 있는 합법적인 근거로 이용될 수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 KOVO는 이러한 위험성이 누차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개선에 눈을 감고 있다가 이제서야 부산을 떨고 있다.

김연경 사태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원만하게 해결될 수 도 있었던 일이 이번 사태에 직간접으로 간여된 다양한 주체들이 저마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앞세워 접근하는 바람에 헝클어졌기 때문이다. 처음 공개되는 사실인데 당초 김연경은 단 1년만 해외에서 뛰게해달고 흥국생명에 요청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우승욕심에 김연경의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국내 복귀를 종용하기에 이른다. 이 문제가 더 꼬이기 시작한 건 구단과 김연경의 문제에 대한배구협회와 KOVO가 부적절하게 개입하면서부터다. 당시 국내 배구판은 매우 복잡했다. 프로배구는 박상설 KOVO 사무총장이 기금전용 문제로 궁지에 몰려 있었고,아마추어 배구는 대한배구협회 임태희 회장이 공석인 KOVO 총재 자리에 눈독을 들이며 물밑 작업을 시도하고 있었다.

흥국생명은 우선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주최인 협회에 낚싯밥을 던졌다. 흥국생명 권광영 단장은 당시 KOVO 총재 추대위원회에 속해있어 KOVO 총재에 눈독을 들이던 임 회장을 모시고 있던 협회로선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흥국생명은 KOVO의 약점도 파고들었다. 온갖 비리혐의로 궁지에 몰려 있던 박상설 총장에게도 추파를 던졌다. 박 총장에 대한 연임 지지를 약속하며 김연경의 해외진출건을 KOVO 이사회 차원에서 막아달라는 '딜'을 성사시켰다.

우스꽝스런 일도 생겼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던 협회 임태희 회장은 판을 더욱 어지럽게 했다. 전무이사는 대놓고 김연경의 ITC 발급 불가를 외치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인인 그는 대중을 의식해 SNS를 통해 김연경을 해외에 보내야 한다고 엇박자를 냈다. ITC 발급기관인 협회가 이렇게 우왕좌왕하는 마당에 문제는 더욱 꼬여갈 수밖에 없었다.

2년이라는 긴 세월에 김연경 개인이나 한국 배구는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다만 '하늘 그물은 성글어도 결코 빠트리는 법은 없다'는 교훈은 김연경 사태를 통해서도 그대로 입증된 것 같아 다행스럽다. 김연경 사태에서 사사로움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접근한 배구계 인사들이 하나같이 비슷한 운명에 처한 게 과연 우연일까. 협회 임태희 회장과 이춘표,박성민 부회장은 배구회관 건물매입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고,KOVO 박상설 전 사무총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법정구속된 상태다. '하늘 그물'은 엉성한 듯 보이지만 늘 정의의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이 고맙기 그지 없다.

체육1부차장 jhkoh@sportsseoul.com



[고진현의 파이널세트]김연경 사태와 하늘 그물- 기사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