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당 3만5000원 무서운 키워드 이야기 네이버의 검색 키워드 광고는 경매 방식 탓에 가격이 계속 높아져서 업체가 수익 대부분을 광고비로 쓰게 된다. 콘텐츠보다 광고를, 타 사이트 원본보다 네이버 복제본을 먼저 보여주는 전략 때문에 다양성이 죽는다 | 김인성 (한양대 교수·컴퓨터공학과) 포털은 키워드 광고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올린다. 포털 1위인 NHN(네이버)은 2012년 수익 2조3893억원 중에서 50% 이상인 1조2065억원을 키워드 광고에서 거두어들였다. 키워드 광고 수익은 해마다 증가하는 반면 네이버의 한 축인 게임 분야의 수익은 6084억원밖에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해마다 수익이 줄어드는 형편이다. 포털에서 ‘꽃배달’을 검색하면 결과 화면에 광고 15개가 가장 먼저 나타난다. 물론 여기에 배치되기 위해서는 돈이 들며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가장 먼저 배치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최고 인기 검색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이쁜이 수술’ 결과 화면에 우선 배치되기 위해서는 클릭당 3만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사용자가 ‘ADHD’를 검색한 후 광고에 나타난 병원을 클릭하는 순간 포털은 해당 병원이 광고비로 미리 입금해놓은 돈에서 3만5000원을 가져간다. 검색한 사람이 해당 병원에 상담을 요청하거나 환자를 데리고 가는지는 상관없다. 누군가 클릭만 하면 3만5000원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정 클릭 현상도 심각하다. 부정 클릭은 고스란히 포털의 수익이 된다. 비싼 키워드를 구입해야 하는 업체들은 직원들을 동원해 일부러 경쟁 업체 광고를 클릭하는 일도 있다. 50명의 직원이 아침마다 경쟁 업체 광고를 10번씩만 클릭하면 상대 업체는 순식간에 1750만원이 빠져나간다. 포털은 이런 부정 클릭을 막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부정 클릭 방지 서비스 업체에 서비스를 의뢰해야 한다. 부정 클릭을 막아주는 업체를 찾는 방법은? 포털에 ‘부정 클릭’이라고 쳐보면 된다. 키워드 광고는 경매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가격이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키워드 광고는 대개 중소기업이 사용하는데 이들이 집행하는 광고비는 대부분 소액이라 효율적인 광고비 지출이 어렵다. 한 달에 5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를 키워드 광고비로 사용하더라도 주먹구구식으로 키워드를 구입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광고 효과를 얻지 못한다. 더구나 경쟁심리가 발동하게 되면 무조건 최고 높은 가격에 입찰하게 되는 까닭에 순식간에 광고비를 다 쓰는 경우도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키워드 광고의 효과를 높여줄 수 있는 곳이 온라인 홍보 마케팅 업체다. 이들은 여러 포털을 망라해 가장 효과가 큰 키워드와 시간대를 파악한 후 적은 비용으로 효과 있는 키워드 광고 플랜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홍보 마케팅 업체들을 되도록 배제하는 전략을 취하는데, 이런 업체들은 광고비를 네이버 이외에도 집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이버의 온라인 광고 영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NBP(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는 광고주가 홍보 마케팅 업체를 거치지 않을 경우 5% 할인이라는 미끼를 사용한다. 이것도 모자라 홍보 마케팅 자회사인 NSM(네이버 서치 마케팅)을 만들어 아예 홍보 마케팅 수익도 싹쓸이하려고 시도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규모 광고주들이 홍보 마케팅 업체를 배제하고 가격만 높은 키워드를 직접 구매하느라 바쁘다. 모든 광고비를 네이버에만 퍼주고 있는 것이다. -싼 키워드 발굴해도 금방 가격 급등 이처럼 홍보 마케팅 업체는 포털에 견제당하고 광고주들에게 천대받으면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이들의 생존전략은 가격 대비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비록 포털의 검색 점유율과 비슷한 비율로 광고를 할 수밖에 없지만 적은 비용으로 광고면을 살 수 있는 비인기 포털도 적극 활용한다. 만약 100만원의 광고비를 집행한다면 네이버에 70만~80만원, 다음에 15만원 그리고 다른 포털과 광고업체에 5만원 정도를 배분한다. 그 외 사용자들의 행동 특성을 파악해 광고 가격이 비싼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보다는 광고 단가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효과가 좋은 저녁 11시 이후부터 새벽까지를 노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그중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키워드 발굴이다. 현재 ‘꽃배달’ 키워드 가격이 클릭당 4000원이 넘는 것은 모든 꽃배달 업체가 이 키워드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꽃배달을 원할 때 ‘화환’이나 ‘난초’와 같은 단어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도 꽃배달 업자가 이 사실을 모른다면 ‘화환’이라는 키워드 가격이 저렴한 상태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홍보 마케팅 업체는 이렇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키워드를 발굴해 싼 가격에 구입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쇼핑몰 구축 업체가 선호하는 ‘쇼핑몰 제작’이라는 키워드는 클릭당 8900원이었지만, 대형 쇼핑몰 안에 작은 온라인 점포를 짓는 ‘몰인몰’이라는 키워드는 고작 7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몰인몰에 관심이 많은 업체가 이 키워드로 검색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홍보 마케팅 업체가 싼 가격에 키워드를 구매해 재미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곧 알려지게 되어 경쟁이 붙는 바람에 1년이 채 되지 않아 1000원이 넘게 되었다. 몇 개월 만에 1400%가 넘는 키워드 가격 인플레가 발생한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알려지지 않은 키워드는 사라지고 키워드 가격은 점차 광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비슷해지게 된다. 여기에 더해 검색 결과 상위에 올라야 브랜드 인지도가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업체들이 마케팅 비용까지 쏟아 붓기 때문에 결국 키워드 경매가는 예상 수익과 홍보 마케팅 비용까지 합한 가격이 된다. 더욱이 검색 광고는 곧바로 문의가 들어오는 등 효과가 즉각적이라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중소기업들은 비용 대비 수익을 제대로 따지지 못한 채 눈앞의 광고 효과에 현혹되어 광고비를 끊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무조건 1위에 올라가 있어야 한다는 경쟁 심리까지 발동해 경매가는 지나치게 올라가게 된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광고를 포기하는 업체가 생겨도 또 다른 업체가 경쟁에 가담하기 때문에 한번 올라간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의 전체 광고비가 줄었는데도 포털의 키워드 광고 수익이 늘어나는 이유는 광고단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수많은 중소기업이 포털에 키워드 광고비로 대부분의 수익을 갖다 바치고 있다. 키워드 경매 가격은 철저하게 포털 검색 점유율에 따른다.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 80% 이상이 네이버에서 시작해서 네이버에서 인터넷을 끝낸다. 네이버의 첫 화면에 올라와 있는 기사와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고, 카페나 블로그를 방문하며, 검색도 네이버를 이용하지만 그 결과도 대부분 네이버 안에 있는 정보 일색이다. 네이버는 사용자들을 포털 내부에 가두기 위해 검색 프로세스를 악용한다. 검색 결과에는 네이버 내부 자료가 외부 자료보다 먼저 나오고 원본보다 나중에 만들어진 복제본이 먼저 배치된다. 동일한 콘텐츠일 경우 네이버 내부에 있는 것, 시간적으로 나중인 것이 검색에서 우대받는다는 것을 깨달은 사용자들은 네이버 외부의 자료를 불법으로 복제해 네이버 내부에 쌓는다. 네이버는 복제 여부에 상관하지 않고 이것들을 먼저 보여주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자료가 네이버 내부로 불법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네이버 외부 사이트가 적자에 시달리는 동안 남의 콘텐츠를 쌓아놓고 방문자를 늘린 후 광고로 돈을 버는 불법 복제자만 살찌고 있다. -네이버 때문에 젊은이들 창업 꺼려 키워드 광고 수익률 극대화에 몰두하는 포털 때문에 한국 인터넷이 병들고 있다. 콘텐츠 창작자들은 검색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포털 검색 결과에 광고가 우선 배치됨으로써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이트들도 광고 수익을 얻지 못한다. 재벌의 불공정 행위로 인해 건실한 중소기업이 기술을 빼앗기고 망해버리는 산업 현장의 악습이 인터넷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이는 갑만 살아남고 을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건설업계의 하도급 구조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포털이 한국 인터넷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검색이 콘텐츠 창작자들을 살리는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원본을 우선하는 공정한 검색을 강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원본과 동일한 복제 콘텐츠가 포털 내부에 있다는 이유로 또는 시간적으로 나중이라는 이유로 검색에서 이 복제본을 먼저 보여주는 구조를 개선할 수단이 강구되어야 한다. 저작권법을 활용해 원본구제위원회를 만듦으로써 원본 창작자들의 권익을 찾아줄 통로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콘텐츠 창작자들이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검색 결과에서 광고보다 콘텐츠 원본이 먼저 나오게 해야 한다. 현재는 ‘김치’를 검색했을 경우 김치와 관련된 15개의 광고가 나오기 때문에 김치를 구입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김치에 관한 콘텐츠를 보기 전에 이미 다 빠져나가 버린다. 이를 개선해 ‘김치’에 관한 콘텐츠가 있는 사이트가 검색에서 먼저 나오게 함으로써 광고를 보지 않은 사용자들이 그 사이트로 넘어가게 해야 한다. 콘텐츠가 있는 사이트의 광고 클릭률을 높여야 콘텐츠 위주의 사이트가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털은 콘텐츠 사이트의 광고면을 관리함으로써 이들과 상생할 수 있다. 검색의 혜택을 받는 사이트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해 더 많은 사이트가 번성할 것이다. 사실 한계에 다다른 포털이 수익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이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포털이 광고 수익 극대화에 매달려 외부 사이트를 고사시키고 있어서 실력 있는 젊은이들이 인터넷 창업을 꺼린다. 만약 포털이 검색 공정성을 확립해 외부 사이트들과 상생하게 된다면 젊은 친구들이 인터넷에 주저 없이 뛰어들게 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에 보였던 인터넷 창업 열기와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뛰어난 아이디어의 출현이 재현되는 것이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포털의 공정성에 목을 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7024 |
뭐가 문제인지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풀어 놓은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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