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김우빈과 촬영한다고 하니 다들 난리더라고요. 도대체 여자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건가요? A. 작가님이 마법을 쓰신 것 같아요. 덕분에 상속자들 촬영을 끝내고 더 바빠졌어요. 드라마 촬영할 땐 하루에 스케줄이 많으면 두
개인데 지금은 네다섯 개 정도 되요.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잠은 좀 자거든요. 촬영할 땐 아예 못
자는데 지금은 하루 평균 대여섯 시간은 자요.
Q. 들어올 때 보니 올 블랙 차림이더군요. 봄 하면 떠오르는 플라워 패턴이나 화사한 색감의 옷도 좋아해요? A.
싫어하진 않아요. 저에게 잘 맞는 옷을 좋아해요. 굳이 브랜드 때문에 입진 않아요. 평소엔 오늘 같은 블랙 옷을 제일 많이
입는데, 아무래도 스타일리스트 형 영향이 크죠. 쇼핑을 같이 하니까. 뭘 사기 전에 일단 형한테 물어봐요. 왜냐면 몸이 커서 협찬
받는 옷사이즈가 작을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주로 많이 구입해 입는데 이왕이면 일할 때 입을 수 있는 옷 위주로 사게
되더라고요. 스타일리스트 형은 제가 운동하는 걸 싫어해요. 옷 안 맞는다고.(웃음)
Q. 이번 화보 콘셉트가 꽃 피는 봄 마성의 김우빈이거든요. 마성의 김우빈, 어때요? A. 좋네요. 꼭 그렇게 되어야겠어요.(웃음)
Q. 이미 김우빈의 마법에 빠진 여자들이 많은걸요. 2011년 화이트크리스마스로 데뷔한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잖아요. 처음부터 '난 잘될 거야'라고 생각했나요? A.
늘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스무 살 때 <시크릿> 이란 책을 읽었는데 내용을 보면 의심하지 않기, 좋은 생각만
하기 등 기적을 일으키도록 하는 여러 방법이 나오잖아요. 어릴 때부터 제 나름대로 그런 방법들을 실천하고 있었더라고요.
Q. 사실 시대를 잘 만난 얼굴이라 할 수 있는데, 하하. A.
그게 1번이에요. 소속사 사장님도 저 처음 보자마자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저 또한 특이한 걸 좋아하는 시대가 올 때까지 내공을
쌓고, 나중에 기회가 왔을 때 '김우빈이라는 아이가 있습니다'하고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빨리 좋아하고
응원해주시니까 정말 감사하긴 한데, 한편으로는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 채찍질도 하고 있어요.
Q. 채찍질이라 하면 어떤 건가요? A. 조금이라도 게을러지면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여유가 좀 생기면 일부러 다른 걸 찾아서 하기도 하고, 저를 위한 투자라고 할까요. 더욱 나아질 수 있도록 늘 저한테 도움이되는 시간들을 보내려고 해요.
Q.
굉장한 노력파네요. 안 그래도 김우빈을 검색하다가 예전에 우빈 씨가 고등학교 때 올린 대학교 문의 글들을 발견했어요.(전주
전일고 1학년 때부터 대구 대경대 모델과 홈페이지에 문의하는 열혈 학생이었다. 이후 누리꾼에게 이 글들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기도) A. 에헤. 모델을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시엔 절실했고, 모델이란 꿈만 보고 달려왔거든요. 또 그런 게 있어요.
패션쇼장에 가 보면 정말 비율 좋은 분들, 타고난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보며 난 타고나지 못한 부분을 노력으로 커버해야
한다는 걸 일찍 깨달았죠. 티가 났을지 안 났을지 모르지만 데뷔할 때부터 쇼마다 조금이라도 워킹을 다르게 하려 했고, 포즈 연습도
많이 했어요.
Q. 아까 보니 진짜 매 컷 똑같은 동작을 취하는 게 없어 놀랐어요. A. 포토그래퍼 실장님이 도와줘서 더 그렇게 보였을 거예요. 하하.
Q. 인터뷰할 때마다 지금 하려는 질문이 지겹겠지만, 아무래도 학교2013과 배우 이종석이 있었기에 지금의 김우빈이 있다고 생각해요. A. 아, 종석이~. 종석이 이야기하면 신나요. 종석이가 오히려 내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던데 고맙죠. 또 한 번의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이 돌아왔군요.
Q. 그럼 해볼까요? 김우빈에게 이종석이란? 참고로 12월호 표지모델이 이종석 씨였는데, 그때 우빈 씨에 대해 못된 연기를 참 잘한다. 친구로서 부럽기도 하다고 했어요. A.
칭찬인가? 종석이는 늘 고마운 친구예요. 학교2013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게됐는데 만약 그 작품에 종석이가 없었으면 저는 제가
가진 것보다 더 못했을 거예요. 종석이가 없었던 현장의 박흥수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종석이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거든요. 원래
친구 사이다 보니 편하기도 했고요. 전 종석이 덕분에 지금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기자님들이 종종 종석이와 저
사이를 라이벌로 많이 써주시는데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너무나 미안해요. 종석이는 나한테 늘 선배죠. 모델일도 연기도 저보다
훨씬 일찍 시작했고요. 라이벌이란 표현보단 저는 그냥 친구라는 말이 좋아요. 감사한 친구예요.
Q. 마음도 통하고, 일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이런 친구 사귀기 힘든데 부럽네요. A. 그죠. 이런 친구는 찾기 힘들 텐데 일하면서 더 많이 친해졌어요. 서로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죠. 서로 또 비슷한 점도 많고 다른 점도 많고 그래서 잘 맞는 것 같아요.
Q. 이종석씨가 했던 칭찬에 대해 저 역시 동감이에요. 영화 친구2를 봤는데 진짜 김우빈 밖에 안 보이더라고요. 또래 배우 중 와일드한 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해내는 배우예요. A. 훌륭한 감독님 지도 아래 숟가락만 얹었을 뿐입니다.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라 제가 보고만 있어도 리액션이 저절로 나오는 거죠.
Q. 연쇄 살인마 캐릭터도 잘할 것 같아요. A.
살인마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보여드리고 싶죠. 다만 그런 연기는 워낙 어렵기 때문에 지금 당장이 아닌, 좀
더 다양한 연기를 보여드리다가 내공이 많이 쌓이고 준비가 더 됐을 때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그러면 그동안 어떤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A.
워낙 제가 반항아란 느낌이 강하잖아요. 반항아 연기를 많이 했고. 물론 안 그런 작품도 있었지만 조기 종영을 했죠. 헤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많아요. 저는 나름대로 다 다르게 표현하긴 했어도 보는 분 입장에선
전체적으로 비슷하고 사랑을 받은 작품들도 다 반항아 캐릭터로 나오는 작품이니까요.
Q. 같은 반항아여도 상속자들 속 영도는 달콤했어요. A. 김은숙 작가님이 영도 캐릭터를 참 잘 써주셨죠. 약한 모습 안에 순수함도 있잖아요. '초딩'이라 불리기도 하고…. 무한 감사드려요. 은혜를 꼭 잊지 않을 거예요.
Q. 영도를 보내는 게 아쉽긴 하지만 이제 곧 새 작품 기술자들이 크랭크인한다죠? 카메오로 출연했던 차형사를 제외하고 두 번째 출연 영화 만에 출연 배우 리스트에서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됐어요. A.
그러니까요. 참 감사하죠. 오늘 영화 대박나게 해달라는 고사를 지내고 왔어요. 사실 촬영을 시작한 건 아니라 크게 와 닿는 건
없었는데 다들 한자리에 모이고 보니 무척이나 많이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영화는 3월 초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Q. 잘되어야 할 텐데요. 아무래도 주인공이니까. A. 일단 최대한 노력할 건데요. 안 될 수도 있죠. 뭐, 하하.
Q. 배우 김우빈이 아닌, 김현중은 어떤 사람이에요? 자신을 표현하는 키워드 세 개를 꼽는다면? A.
어, 뭐가 있을까요? (한참 뜸 들이는 그에게 매니저가 '카리스마 어때?'라고 말하자 '아니야'라며) 모델, 배우, 공룡으로
할게요. 공룡은 닮았다고 많이 말씀해주시는데 제가 봐도 많이 닮았어요.(웃음) 덕분에 감독님들도 좋아해주시고요. 워낙 꽃미남이
많잖아요. 그런데 전 조금 특이하게 생겼고 그런 부분에서 상남자 느낌이 나니까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Q. 맞아요. 남자 느낌이 나는 20대 배우는 특히 드물죠. A. 많긴 많은데, 잘 모르겠어요. 위험한 질문인 것 같아요. 하하.
Q. 요즘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뭐예요? 전에 독자들에게 <사.랑하.라, 어.제보.다 조.금 더>와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를 추천해줬잖아요. A. 요즘은 책을 영 못 읽어요. 기술자들 대본을 가장 많이 봤죠.
Q. 공부를 열심히 하나 봐요. A. 공부해야죠. 가진 게 없으니까 더욱 노력해야죠.
Q. 어, 이거 망언인데, 가진 게 없다니요. 심지어 남자한테 애교도 있던데요. A.
촬영장에 오면 즐거우니까요. 즐거우니까 그런 모습들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그런데 '전 애교가 많아요'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막상
방송에서 시키면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고요. 말로 하고 이런 건 못하겠어요. 보니까 저는 포옹 같은 스킨십을 좋아하는
거더라고요. 결론은 저는 애교가 없는 걸로. 스킨십을 좋아하는 걸로.
Q. 사람과의 스킨십을 좋아한다는 말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란 건데 실제로 그래요? A.
네. 정이 많아요. 사람도 좋아하고 술자리도 좋아해요.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잖아요. 술을 잘 마시진 못하지만 좋아하는
편이에요. 원래 소주 한 병 반 정도 마셨는데 오랜 시간 술을 못 먹다보니 주량이 거기서 더 줄었어요. 요즘은 정말 술 마실
기회가 별로 없어요.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일만 엄청 하고 흘러가는 청춘이 좀 안타까운데요? A. 계속
스케줄이 이어지는 상황이 1년 넘게 반복되다 보니 어쩔 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 다음 날 스케줄이 없으면 날을
잡고 술을 마시죠. 하루빈다고 하면 늘 모이는 친구들이 있어요. 아침까지 마시죠. 그런데 정말 그런지도 꽤 됐네요.
Q. 안 놀고 싶어요? A. 놀고 싶죠. 술도 아침까지 좀 마시고 싶고. 그런데 지금 주어진 일이, 넘치게 주시는 사랑이 감사하니까. 정말 감사해요.
Q. 사랑받는다는 건 행복한 일이죠. 우빈 씨는 부모님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을 것 같아요. A.
네, 그런 것 같아요. 많은 다른 가족이 화목하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 우리 가족은 좀 더 화목해요. 잘 모여요. 대화도 많고요.
단체 채팅방도 있어요. 매일 채팅방에서 한두 마디씩은 나눠요. 부모님이 워낙 열려 있는 분들이세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때도 선뜻 허락하고 응원해주셨어요. 제가 장남이고, 지방에서 자랐고, 주변에 이런 계통 일을 아는
분도 없어 허락하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게다가 그 당시엔 제가 굉장히 내성적이었거든요. 담임선생님도 제가 모델하고 싶다니까
비웃을 정도였는걸요. 그런데도 절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지금 제가 이 인터뷰도 하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Q. 지금 정말 좋아하시겠네요. 우리 아들이 김우빈이라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으시겠어요. A. 전혀요. 제가 방송에서 부모님 이야기하면 되게 싫어하세요. 묵묵히 응원해주시는 편이에요.
Q. 전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할 줄도 안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멋진 아버지가 될 자질이 충분하네요. A.
그러고 싶어요. 아직은 미래에 대해 상상을 많이 안 해봤는데 내 아이에게 매는 꼭 들 거예요. 친구처럼 좋게 지내고 싶지만,
그래도 매는 필요해요. 저도 매 맞아본 적 있어요. 어머니가 소녀같은 분이신데 혼낼 땐 또 엄격하셨거든요. 아직도 기억나는 게
어릴 때 스티커장에다가 상점, 벌점 스티커를 붙여주셨어요. 상점 스티커가 열 개 모이면 선물을 받고, 벌점 스티커 다섯 개가
모이면 그날은 매 맞는 날이었죠. 사랑의 매로 열 대인가 맞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교육방법인 것 같아요. 저도 나중에
그렇게 하고 싶어요.
Q. 지금 이야기 중 또 한 가지 놀란 게 사랑의 매가 따로 있었다는 부분이에요. A. 매는 꼭 준비해둬야 해요.(웃음) 문방구에 가면 사랑의 매라고 팔아요.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저희 집에 있는 건 굉장히 얇고 맞으면 아픈 거였어요.
Q. 하하, 그렇게 자라 지금의 인기 스타가 되었군요. 며칠 뒤 홍콩을 시작으로 아시아 5개국 팬 미팅 투어를 떠나죠?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기분은 어떤 건가요 A.
참 놀라운 일이죠. 정말 감사할 따름이고. 말이 잘 안 통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제 마음을 전해드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 중이에요. 가령 영화 볼 때 자막으로 보면 그 마음이 덜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외국어 공부도 조금씩 하고 있어요.
Q. 우빈 씨가 지닌 꿈 중에 한류 스타도 있어요? A.
그런 꿈을 안 꾼다면 거짓말이겠죠. 되고 싶어요. 그런데 한류 스타란 정의가 딱히 없잖아요. 막연하게 많은 선배님들이 걸어가셨던
길, 갈고 닦아놓은 길을 천천히 한 걸음씩 따라 가보려고요. 제가 그 길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Q. 돌고
돌아 또 노력으로 끝이 나네요. 우빈 씨는 참 겸손한 것 같아요. 친구 2 개봉 당시 무대 인사마다 '김우빈이라는 친구가 있다는 것
기억해달라'고 인사를 하더군요. 이제는 이 인사를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김우빈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A. 굉장히 많이 있어요.(웃음) 온 국민이 아는 그날까지 열심히 달려갈 생각입니다.
Q. 지난 한 해 인터뷰 참 많이 했죠?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질문 하나 셀프로 해주세요. A.
아, 어렵다. 일상적인 질문을 해도 되나요? 이거 끝나고 피팅이 있어요. 피팅 끝나고 운동 갈 거냐고 저한테 물어보고 싶어요.
지금 심각하게 고민 중이에요. 웬만하면 잠을 줄여서 운동 가는데 오늘은 너무 많은 일을 해서요. 이렇게 질문하면 조금 더 갈
마음이 생기겠죠?
Q. 운동을 꼭 가길 바라며 마무리 지을까요? 그런데 목소리가 참 나긋나긋하네요. A. 저
되게 조용하죠? 화면에 보이는 그런 모습이 다가 아닙니다.(웃음) 오히려 재미없게 살고 있어요. 얼마 전에 감독님하고 대화를
나누다가 느꼈어요. 감독님은 좋아하는 게 엄청 많은데 전 한두 개밖에 없더라고요. 인생을 좀 더 즐기며 재미있게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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