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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말걸기 ◀◀/● 아딸라의 수다

[이야기] 남고의 전교회장 선거 - 그 이야기들.

< 이하 모두 가명입니다 >

 

 

민준이라는 남학생이 있습니다.

 

 

고 2 입니다. 현재 전교 부회장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전교회장은 3학년, 그리고 3학년 부회장, 2학년 부회장, 이렇게 셋이서 학교의 임원진을 맡고 있습니다.

사실 3학년 전교회장은 그다지 실무를 맡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2학년 전교부회장이 실무를 다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도 3학년되어서 전교회장에 선출될 가능성이 아주 크므로 그 때를 생각하며 힘든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즈음의 고등학교 전교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실제적으로도 참 많이 도움이 됩니다. 특별가산점이 붙기 때문에 대학 진학에 많은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공부에 조금 불리한 점이 있기는 해도 통솔력이 있고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 학생들은 이 전교회장이라는 일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2학년 전교 부회장 선출에 나섰을 때 민준이가 가장 높은 득표수를 얻었고 민준이 친구인 명진이가 그 다음 차점을 얻었습니다. 둘은 참 친한 친구입니다. 고3으로 올라가면서 다시 전교회장 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선거는 2명이서 팀을 짜서 나간다고 했습니다. 명진이는 친한 친구인 민준이가 자기랑 팀을 짜자고 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민준이는 다른 친구와 팀을 짜서 나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명진이의 친구들이 부추겼습니다. 너도 저번 선거 때 민준이 못지 않게 표가 많았잖아. 너도 한번 나가봐 - 명진이는 고민하다가 나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자기랑 또 다른 단짝친구인 희철이한테 같이 나가자고 했습니다. 희철이는 아주 인기가 많은 친구입니다. 공부는 그다지 잘하지 못했지만 남자답고 의리있고 친구들사이에 멋진 놈으로 통하는 놈입니다. 희철이랑 같이 나간다면 어쩌면 승산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나가겠다고 얘기를 한 며칠이 지난 뒤, 민준이가 희철이를 따로 만났습니다.

 

난 이번 선거에 꼭 회장으로 당선이 되고 싶어.... 근데 아무래도 네가 명진이랑 나간다면 내가 당선될 확률이 낮아질 것 같아. 너, 나 한번만 도와주면 안되겠냐?? 너, 그냥 안 나가면 안돼??

 

희철이는 고민하다가 이것을 명진이에게 얘기하고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명진이는 배신감에 싸였습니다. 이틀동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친구에게 상처받은 것입니다...

 

명진이의 엄마는 그것을 보고 걱정했습니다. 어찌된 일이냐고 물으니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실을 얘기했습니다. 명진의 엄마가 민준이의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냥 정정당당히 나가서 결과를 기다려야 되는 것이 옳지 않나요??

 

민준의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이라 했습니다. 선거에 나간다는 사실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얘기를 전해 들은 사람들은 아무도 그 이야기를 믿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회장 선거에 출마할 때는 부모님의 동의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장은 학생 본인 뿐만 아니라 그 부모의 써포트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각종 학교 행사등에 있어서 부모들의 조력이 필요한 부분을 진두 지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금전적인 부분에서 또 쓸 일이 많기도 하기 때문에 부모의 동의가 필요한 일입니다.

 

민준과 명진이의 얘기가 소문이 퍼졌습니다. 친구들은 민준이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투표일이 되었습니다.

 

명진이는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희수라는 친구와 그의 친구인 수영이가 출마했습니다. 희수도 멋진 놈이라고 통하는 애입니다. 수영이는 아주 재미있는 놈입니다.

 

앞에 나서서 개그 콘서트에 나올만한 위트를 보여주며 선거의 변을 했습니다.

 

선거 결과는 - 30여표의 차이로 희수가 전교회장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당연히 전교 부회장인 민준이가 당선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일각에선 명진이에게 가려고 했던 표가 반발심으로 희수에게 갔다고 보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 깊은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추측할 뿐입니다.

 

희수는 전교회장이 되었습니다.

 

희수엄마는 학교일에 1학년 때부터 적극적이었던 분입니다. 민준이 엄마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희수의 당선을 축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민준이가 명진이를 따로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앞의 일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자기의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것 같다며 사과를 받아 달라고 했습니다.

명진이는 그 얘기를 듣고는 몇 날 며칠 잠을 못 자가며 힘들었던 일들을 순식간에 잊어버렸습니다.

 

엄마에게 얘기했습니다. 내가 너무 심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민준이를 이해할 수 있어요. 걔는 역시 내 친구가 맞아요..

 

 

그러나, 선거가 있은 바로 그 다음날, 누군가가 교육청에 선거 과정이 올바르지 않았으니 다시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투서가 올라왔고, 이것이 지역 뉴스 시간에 방송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작은 정치판인가요???

 

민준이의 입장이 이해가 되나요?? 아직 어린 학생이니 - 눈 앞의 욕심으로 그렇게 판단했던 것을 이해할 수 있나요??

 

이해한다는 사람과 본인의 이익관계에 따라 친구를 버렸다가 다시 당겼다가 하는 것은 역시나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의견이 팽팽 -

 

여러분은 어떤 생각인가요??

 

그냥 재미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