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와 '명량' 을 둘 다 보고 왔습니다.
명량, 재미있었구요, 군도도 재미있었습니다.
영화 드라마 작법에서 플롯 구성이랑 대본, 연출, 캐릭터 구현등 전반적으로 봐서 군도 - 쪽에 전 손을 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명량이 별로였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명량은 -
대본과 배우 쪽 보다는 감독의 연출 능력과 촬영 스텝들의 비중이 더 강조된 영화같더군요. 전투씬에서 감독과 촬영 감독, 그리고 의상, 소품, 특수 효과 등등 모든 노하우와 열정이 응축되어 있었습니다. 전체 틀을 한 쪽으로 치우친 데 대해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와 의도가 있었겠죠.
이순신의 캐릭터는 - 최민식이 아니면 힘들었을 겁니다. 왜냐면 -
어떤 특정 상황에서 대사라든가 번득이는 지략을 드러나게 확 내뱉는 캐릭터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 순신의 카리스마와 성격 표현은 - 오로지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오랜 세월 쌓아 온 배우로서의 연혁과 개인이 쌓아 온 카리스마 그 자체로써 만들어 내는 거였다고 보여집니다.
그냥 그 화면 거기에 딱 꽂아 두기만 해도 이순신의 무게감이 저절로 확 생겨나게 하는 배우라는 거죠.
그 외에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 구현도 많이 없었고 대사 마저도 버라이어티하지 않았죠. 오로지 전투 장면의 재현에 올인한 -
우직하고 굵직했는데 아기자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보기 전에도 '이건 꼭 봐야 해 ' 라고 생각하고는 보러 갔었구요. 잘 봤다고 생각합니다.
'명량'이라는 영화가 잘 되고 있는 이유는 '보러 가고 싶은' 욕구를 크게 불러 일으키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즉, 관객 흡입 요소가 강력하다는 거죠. 그리고 보고 나온 후의 평가들이 좋은 이유는 '본인이 이 영화에서 원했던 바를 잘 충족했기 때문'입니다.
별로라는 분들은 다른 걸 기대했다가 그걸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보러 가고 싶게 만드는 영화' 라든가 '감동을 받은 영화', '보고 나서 만족하는 영화' 라는 것이 꼭 작품성이 높은 영화와 동일 선상에 놓이는 건 아닙니다. 관객수만큼 작품성이 비례해서 커지는 것도 아니구요. 전 이왕이면 재미있고 또 작품성도 높은 영화를 더 좋아하긴 합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고 좋아하는 영화라면 그 영화가 이 세상에 만들어져 나온 효용성은 화끈하게 한 거죠. 그럼 또 그 영화는 다른 의미로 '좋은 영화', '훌륭한 영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로 인해 행복해 한다는데 박수쳐야죠.
전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이 대사를 예고편에서 들을 때마다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투씬만 봐도 얼마나 역동적으로 잘 찍었습니까? 촬영 기술이랑 편집 등 영화 제작 전반의 모든 역량들이 그간 얼마나 발전했는지 놀랐습니다.
군도는 - 영화 드라마 작법에 딱 맞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큰 클라이막스 대미 부분에 가기 전에 자잘한 플롯들이 촘촘하게 얽혀 있었구요, 사이 사이 위트와 긴장, 얽히고, 반전 - 다층적인 레이어가 겹쳐져 있었죠.
물론, 조금 더 꽉 찬 느낌을 주려면 각각의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극적으로 풀렸어야 될 겁니다. '도둑들'을 지향하는 이 영화가 '도둑들'에 비해 부족한 점은 '도둑들'은 스토리로 풀기 전에 이미 스타 자신들이 원래부터 가진 강한 개성들로 영화를 채워 줬다는 점입니다. 군도들에서는 부족한 스타성을 각각의 고유 개성과 스토리로 꽉 채워넣었으면 화려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군도 속 악역, 강동원
그리고, 악역을 맡았었던 조윤, 강동원 말입니다.
보통 영화에서 악역이 확실하게 무게감을 얹어 줘야 우리 편이 무찌를 명분도 생기고 마지막에 무찌르면서 카타르시스도 더 커지고 그렇죠. 그래서 악역은 나름의 연출과 표현으로 카리스마를 부여하게 되는데요, 군도의 조윤 (강동원) 은 일반적인 악역의 느낌과는 좀 달랐죠.
이 세상 사람같지 않더라고요. 혼자 구름 위에 사는 신선같은 분위기랄까 -
짐승같은 외양의 군도들이랑 대비가 되기도 했고 차갑고 비정한 조윤의 캐릭터가 그 외모 위에 얹혀지면서 더 손에 닿기 힘든 저 먼 곳의 무언가가 되었습니다.
군도들의 시선에서 볼 때 조윤이 사실 그러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리고, 배우 강동원. 그 호리호리한 몸에 어떻게 그런 속도감있는 액션이 나오는지 -
그리고 좋았던 건 강동원처럼 예쁘게 생긴 남자배우가 악독한 표정을 짓거나 분노하는 표정을 짓거나 강한 표현을 얼굴로 만들다 보면 원래의 멋진 느낌이 확 죽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강동원은 그렇지가 않잖아요.
표정 연기를 제대로 하면서도 특유의 날카롭고 섬세한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가요.
참 독보적이죠. 아, 물론 대사 전달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함이 느껴져서 아쉬웠습니다.
무서운 노력파로 알고 있는데 왜 완벽하게 교정이 안 되는 건지 안타깝네요.
군도가 '도둑들'과 같은 장르의 영화라고 볼 때 강동원이 맡은 역할은 악역이면서도 전지현이 맡았던 비주얼 담당이었습니다. 꼭 외모로 한정되는 비주얼이 아니라 액션에서 표현할 수 있는 역동적이면서도 화려한 화면을 구현하는 비주얼 담당 말입니다.
전지현이 그랬지 않습니까? 외모 비주얼이자 로프에 매달려 건물 외벽에 매달려 있는 쭉 뻗은 몸매 등이 모두 통합적인 비주얼 담당이었습니다. 줄타고 좌르륵 좌르륵 내려 오는 씬도 화면 상 큰 스케일로 포물선을 그리며 내려 오지 않습니까? 이것도 화면 미학상 볼 때 정지되어 있는 건물과 대비되어 움직임(모션)을 주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직선 구성의 도시 정경에 곡선의 큰 아치가 그려 지는 것이 튀면서도 아름다움을 같이 주고 있었어요.거기다가 매달려 있는 전지현의 라인이 화룡점정.
익숙치 않은 악역의 이미지라 조금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 전 좋았습니다 - ㅎ
아... 그리고 그 엘라스틴 씬 말이죠. 여자들도 그런 헤어가 어울리는 사람은 극소수인데 어떻게 그렇게 잘 어울리는 걸까요? 얼굴형과 얼굴 크기, 그리고 기럭지가 그런 헤어를 받쳐 주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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